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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보젠코리아 '자진 상폐' 카드 먹힐까 '정보유출 관리' 지분 14.54% 공개매수, 소액주주 설득 과제

이윤재 기자공개 2017-04-11 08:41:06

이 기사는 2017년 04월 10일 10:3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미국 알보젠이 한국법인 알보젠코리아에 대해 '자진 상장폐지' 카드를 꺼냈다. 비상장법인으로 전환해 효율적인 의사결정 구조를 만들겠다는 방침이다. 하지만 그동안 자진 상장폐지를 선언한 기업들이 지분율 확보에 어려움을 겪어온 점을 생각하면 알보젠코리아 상장폐지 과정도 순탄치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알보젠코리아는 자진 상장폐지를 위해 보통주 172만 4130주(14.54%)를 공개매수한다고 10일 공시했다. 공개매수 물량을 모두 소화한다고 가정할 경우 필요 자금은 500억 원이다.

유가증권시장 상장 규정에 따르면 자발적 상장폐지를 위해서는 최대주주 등이 지분율 95%를 초과 보유해야 한다. 알보젠코리아 대주주인 알보젠코리아홀딩스는 2016년 12월 기준 지분율이 82.47%이다. 공개매수가 성공하면 지분율은 97.01%로 늘어나 자진 상장폐지 요건을 갖추게 된다.

알보젠코리아는 그동안 소유구조 변화가 심했던 제약사다. 2012년 미국 알보젠은 한국법인인 알보젠코리아홀딩스(옛 알보젠코리아)를 통해 근화제약 지분을 최대주주였던 장홍선 회장 등으로부터 사들였다. 장 회장은 근화제약 매각 이후 극동유화 경영에 전념하고 있다.

2년 뒤 알보젠은 근화제약을 내세워 한화케미칼 자회사인 드림파마 인수전에 뛰어들었다. 근화제약은 드림파마 제약부문을 인적분할해 설립된 신설법인 지분 전량을 1913억 원에 사들였다. 이후 근화제약과 드림파마는 합병을 단행하고, 사명을 현재의 알보젠코리아로 바꿨다. 기존 알보젠코리아는 사명을 알보젠코리아홀딩스로 변경했다.

지배구조 개편이 마무리된 만큼 다음 수순으로 정보 유출 관리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정보 공개에 민감한 외국회사는 상장 자회사의 주기적인 공시 의무에 상당한 부담을 느낀다. 더구나 배당 등을 통해 이익을 향유하는데 있어서 상장사보다 비상장사 형태가 용이하다.

알보젠코리아가 자진 상장폐지에 성공할 지 낙관하기 이르다. 이미 알보젠코리아보다 앞서 상장폐지를 추진했던 곳들도 지분 매집에 실패해 계획을 접거나 보류했다. SK E&S의 계열사 부산도시가스, 한국타이어그룹 계열사 아트라스BX, 도레이케미칼 등이 모두 자진 상장폐지에 나섰으나 실패했다.

이 가운데 도레이케미칼은 알보젠코리아와 상황이 비슷하다. 도레이케미칼의 전신은 웅진케미칼이다. 웅진그룹 사태가 촉발되면서 매물로 나온 웅진케미칼을 일본계 기업인 도레이첨단소재가 사들였다. 도레이첨단소재도 의사결정 효율화 등을 내세워 상장 폐지를 추진했다. 도레이케미칼 주주들을 상대로 두 차례나 공개매수를 단행해 지분율을 90%까지 올렸지만 일부 소액주주들이 참여하지 않으면서 계류됐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최근 몇 년 새 많은 곳들이 자진 상장폐지를 추진했지만 대부분 원하는 결과는 얻지 못했다"며 "소액주주와 회사 측의 셈법이 달라 간극을 줄이는 게 쉽지 않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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