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17년 04월 21일 16:1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김상택 서울보증보험 전무가 지난 19일 서울보증보험의 일시대표이사로 선임됐다. 대표이사 직무대행에서 한시적이긴 하지만 상법상에서 인정하는 대표이사 감투를 쓰게 됐다. 모두 서울보증보험 대표이사 공백사태 장기화 과정에서 일어난 일이다.

지난달 6일 서울보증보험 대표이사였던 최종구 전 사장은 임기 2년을 남기고 수출입은행장으로 자리를 옮겼다. 최 전 사장의 갑작스러운 퇴임으로 대표이사 공백 사태를 맞이한 서울보증보험은 이사회 규정에 따라 직무대행 1순위인 김상택 전무를 대표이사 직무대행으로 선임했다.

대표이사 직무대행은 말 그대로 대표이사의 직무를 대행하는 자리다. 직무 대행 범위는 통상의 관리업무 등으로 제한되며, 그 범위를 벗어나는 사안은 이사회 부의를 통해 이뤄진다.

업무 면에서는 대표이사나 대표이사 직무대행이나 크게 다르지 않다. 하지만 엄밀하게 따지면 상법상 대표이사와 직무대행은 차이가 있다. 상법상 대표이사는 등기부상에 등재되며, 등기부상에서 빠질 때는 후임 대표이사가 선임돼야 한다.

실제로 등기부상 대표이사 교체 제약으로 인해 최종구 전 사장은 수출입은행장 선임 이후에도 서울보증보험 등기부상 대표이사로 등재돼 있었다. 수출입은행이나 서울보증보험 모두 이례적인 일로, 실무자들은 이중으로 등기부상 대표이사 등재가 문제가 없는지를 알아봤을 정도다. 법률적으로 문제가 없다는 결론이 내려졌다.

법률적 문제가 없다고 해도 언제까지 최종구 수출입은행장이 서울보증보험의 등기부상 대표이사로 남아있을 수도 없는 일. 결국 서울보증보험은 서울중앙지방법원에 대표이사 직무대행인 김상택 전무를 일시대표이사로 선임할 수 있도록 해달라고 신청했다.

일반적인 방법으로 대표이사 선임이 불가능한 경우 상법 제386조 제2항에서는 '법원은 이사, 감사 기타의 이해관계인의 청구에 의하여 일시 이사의 직무를 행할 자를 선임할 수 있다'고 명시하고 있다.

서울중앙지방법원은 지난 19일 서울보증보험의 신청을 받아들여 김상택 전무를 일시대표이사로 선임할 수 있다고 결정했다. 법원의 결정에 서울보증보험은 김 전무를 지난 19일부터 후임 대표이사 임기개시 전일까지란 한시적인 임기로 일시대표이사로 선임했다.

법원이 선임한 일시대표이사는 대표이사 직무대행이 아닌 엄연한 대표이사이다. 직무대행과 달리 대표이사가 가지는 모든 권리·의무를 갖는다. 또 등기부상 대표이사로 등재된다.

결국 서울보증보험이 등기부 변경 신청에 나서면 서울보증보험 등기부상에 김상택 전무가 대표이사로 등재된다. 김 전무 입장에서는 차기 대표이사 선출 작업 지연으로 등기부상으로 대표이사 감투를 쓰게 됐다.

한편 김상택 일시대표이사(전무)는 1962년 생으로, 경주고와 경희대 법학과를 나왔다. 서울보증보험에서 기획부장, 기획담당, 중장기발전전략 TF 담당, 강서지역본부장, 구상부문장 등을 역임하면서 내부에서는 기획통으로 불리고 있다.

그는 지난 2014년 12월 전무로 승진하면서 내부에서 많은 관심을 받았다. 당시 그의 전무 승진 인사는 서울보증보험의 민간 출신 대표이사였던 김옥찬 전 사장이 취임 이후 단행된 첫 임원인사였기 때문이다. 지난해 12월 2년의 임기만료가 도래한 김 전무는 김옥찬 전 사장의 후임인 최종구 전 사장 시절 1년 임기(2016.12~2017.12)로 연임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