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터어소시에잇 "삼표시멘트 저평가 판단" EV/EBITDA 6배로 저평가…삼표 차입금 부담에 배당성향 증가 가능성
윤동희 기자공개 2017-05-08 13:38:16
이 기사는 2017년 04월 28일 17:1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루터어소시에잇코리아(이하 루터어소시에잇)가 삼표시멘트의 2대주주 지분을 인수한다. 지분가치가 너무 낮게 형성돼 있고 배당률이 높아질 가능성도 커, 소수지분 투자자에게도 투자금 회수 기회가 크게 열려있다는 판단에 따른 결정이다.삼표시멘트는 지난 21일 공시를 통해 유한회사 케이머스원이 동양인터내셔널이 보유하고 있던 지분 19.09%를 인수하는 조건부 계약을 맺었다고 밝혔다. 케이머스원은 루터어소시에잇이 설립한 유한회사다.
법원은 '스토킹 호스 비드(Stalking Horse Bid)' 방식을 도입해 루터어소시에잇과 수의계약을 맺고 공개입찰을 받았다. 스토킹 호스 비드 성격상 입찰자가 없거나 제안금액이 수의계약 가격보다 낮으면 수의계약 당사자를 최종 인수자로 낙점하게 된다.
법원은 지난 27일까지 입찰을 받았으나 유효한 입찰자가 없어 루터어소시에잇을 삼표시멘트 2대 주주 지분 인수자로 결정했다. 잔금납입 등 거래 종료 시점은 내달 18일로 루터어소시에잇은 그 이전에 자금 조달을 모두 마쳐야 한다. 전체 거래금액은 800억 원에 조금 못 미치는 가격이다.
루터어소시에잇은 2014년 결성한 알에스지 사모투자펀드(PEF)를 사용할 예정이다. 약정 총액은 1335억 원이다. 지분(에쿼티)투자와 대출(론) 투자는 대략 5:5의 비율로 구조를 준비하고 있다. 루터어소시에잇은 알에스지PEF에서 나가는 에쿼티 투자 400억 원 외의 론 400억 원은 공동투자자와 컨소시엄 형태로 마련하거나 상대방의 사정이 여의치 않을 경우 전액 인수금융으로 충당하는 법을 놓고 고민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루터어소시에잇이 삼표시멘트 지분 인수를 결정하게 된 계기는 현재 시장에서 보는 회사의 기업가치가 너무 낮게 평가 돼있다는 데서 출발했다. 이 투자회사는 1년 전에도 삼표시멘트 투자를 검토하는 등 회사가치의 성장가능성을 높게 봐 왔다.
루터어소시엣이 산정한 거래금액은 현재(28일 기준) 시장에서 거래되는 가격과 비슷하다. 800억 원을 이번에 인수한 주식수 2049만 9284주로 나누면 주당인수가는 3900원 정도가 된다. 현재 삼표시멘트의 시가총액은 4058억 원으로, 주당인수가 3900원으로 계산한 회사의 지분가치 4190억 원과 큰 차이가 없다. 지난해 말 회사의 순차입금은 대략 4251억 원이라 시장이나 루터어소시에잇이 판단한 삼표시멘트의 기업가치(EV)는 8400억 원 정도라고 볼 수 있다.
삼표시멘트는 회생절차에 들어갔지만 여전히 우수한 현금창출력을 자랑하고 있다. 지난해 말 회사의 상각전영업이익(EBITDA)은 1318억 원으로 2015년에는 1205억 원, 2014년에는 1380억 원을 기록했다. 회사의 어려운 상황에도 불구하고 꾸준히 1300억 원 수준의 현금을 만들어 내고 있다는 얘기다. 삼표시멘트의 EV를 EBITDA로 나누면 6.4배가 나온다.
최근 현대시멘트 거래에서 쓰인 EV/EBITDA배수는 11배였다. 그보다 이전에 일어난 거래인 동양시멘트는 15배, 쌍용양회는 9배, 한라시멘트는 7.12배였다. 해당 거래는 경영권거래였기 때문에 이번 소수지분 투자의 경우와 직접적인 비교는 어렵지만 EBITDA 수준과 현 EV를 감안한다면 삼표시멘트의 기업가치는 저평가 돼 있다는 점은 확실하다. 회사가 회생채무를 우선적으로 갚게 돼 있기 때문에 3년 뒤에는 부채비율 현격하게 감소해 주주 이익이 더 극대화될 거란 예상이다.
삼표가 동양시멘트(현 삼표시멘트)를 2015년 인수할 때 차입을 4000억 원 정도 일으켰던 점도 좋은 투자기회로 평가 받는다. 삼표는 당시 인수대금 8300억 원 중 2000억 원은 삼표의 자산을 담보로 한 대출로, 2000억 원은 산업은행 주선으로 시중 은행들의 인수 금융으로 충당했다.
삼표가 자체자금으로 차입금을 갚아나가는 부분도 있지만 삼표시멘트의 현금창출력에 기반해 배당률을 높여 차입금 상환 재원을 마련할 가능성이 높다는 게 업계 시각이다. 이 경우 루터어소시에잇과 같은 소수지분 투자자라고 하더라도 높은 비율로 배당을 받을 수 있다는 얘기다.
업계 관계자는 "어느 종류의 거래든 저평가된 주식을 낮은 가격에 살 수 있다면 향후 매각 시 협상력이 높아지는 것은 사실"이라며 "루터어소시에잇이 인수한 삼표시멘트 지분은 현재 이사선임권이 없지만 관련법상 10%이상의 주식이 있다면 경영참여를 할 수 있게 돼있기 때문에 단순한 소수지분보다 가치가 더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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