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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보어드바이저, 비대면 일임업 허용 갑론을박 [로보어드바이저 진단]③활성화 과제 '수두룩'…테스트베드 실효성 높여야

이충희 기자/ 서정은 기자공개 2017-05-22 09:54:11

이 기사는 2017년 05월 18일 16:4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로보어드바이저가 시장에 완전히 안착하기 위해서는 몇가지 풀어야 할 과제들이 남아있다. 가장 큰 걸림돌로 꼽히는 비대면 일임업 허용을 포함해 로보어드바이저에 대한 오해와 불신도 극복해야 할 대상이다. 로보어드바이저 산업의 선두주자인 미국에서는 문턱을 낮추는 대신 투자자 보호를 강화하며 시장을 키웠다.

알고리즘에 대한 검증도 필수적이다. 시장에서는 로보어드바이저 업체들이 대형 하락장을 경험하지 못했다는 이유로 알고리즘에 대한 의구심을 보이고 있다. 테스트베드의 실효성을 높여 로보어드바이저를 안착시켜야 한다는 판단이다.

◇미국, 당국 등록 절차 거쳐 온라인 일임 가능

미국은 로보어드바이저 산업의 선두주자로 불린다. 미국에서 로보어드바이저는 온라인으로 투자상품에 가입하고 투자자별로 맞춤 자산관리를 받는 것으로 통용된다. 지난해 IBK경제연구소가 발간한 '로보어드바이저에 관한 오해와 진실'에 따르면 미국 자산관리 시장에서 로보어드바이저 시장 점유율은 2015년 0.5%에서 2020년에 5.6%로 상승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미국의 경우 로보어드바이저가 안착시키기 위해 두 가지 전략을 선택했다. 진입문턱을 낮추고 시장의 활성화를 꾀하는 한편, 투자자 보호를 강화하기 위한 조치를 내놓고 있다. 미국에서는 증권거래위원회(US SECURITIES EXCHANGE COMMISSION·SEC)에 자문사 등록 절차만 거치면 누구나 온라인을 활용한 사업을 영위할 수 있다.

로보어드바이저 진입을 용이하게 한 대신 투자자 보호에는 적극적으로 나섰다. 2015년 3월 SEC는 '투자자경보(Investor alert)'를 발표해 투자자들의 주의를 요구했다. 아울러 로보어드바이저에 대한 가이던스 업데이트(Guidance Update)를 정기적으로 안내하고 있다.

SEC가 지난 2월 발표한 가이던스에는 최근의 로보어드바이저가 구현하고 있는 비즈니스 모델에 대한 구체적인 설명이 담겨있다. 투자자들이 가이던스를 통해 가장 적합한 로보어드바이저 회사를 선택할 수 있도록 유도하기 위해서다. 미국 금융당국은 이처럼 산업 활성화를 유도해왔다. 이 덕에 온라인 자문사로 등록한 회사는 지난해 기준 130개에 이르렀다.

◇신뢰 저하 자초한 업체들

국내 로보어드바이저 산업을 보면 미국 사례와 정 반대의 모습을 보이고 있다. 국내에서는 로보어드바이저가 퀀트 혹은 복잡한 연산을 활용하거나, IT 기술을 활용하는 시스템 트레이딩으로 인식되는 경향이 있다. 서비스의 본질에 대한 오해가 생기기 때문에 로보어드바이저 성장이 제한되고 있다는 설명이다.

비대면 일임업 허용 사례도 마찬가지다. 로보어드바이저 업체들이 지난해 초부터 알파고 열풍에 편승해 과도한 마케팅에 열을 올리면서 신뢰 저하를 자초했다는 지적이다. 한 로보어드바이저 자문사 대표는 "서비스의 본질에 대한 오해가 있기 때문에 당국이 투자자 보호에 과민하게 반응하고 비대면 일임 허용도 부정적으로 보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 다른 증권사 관계자는 "로보어드바이저를 활용하면 인간 펀드매니저보다 훨씬 나은 성과를 낼 수 있다는 식으로 홍보 마케팅을 많이 했다"면서 "문제는 하락장을 겪어보지 못한 상황에서 로보어드바이저의 알고리즘의 안정성을 어떻게 믿을 수 있냐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국내 로보어드바이저 업체들이 제대로 된 검증을 받지 못했다는 것에 대한 우려도 나온다. 금융당국은 이달 말 2차 테스트베드를 통해 검증을 시도하고 있다. 하지만 1차 테스트베드에서 제대로 검증이 이뤄지지 못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로보어드바이저 업체 관계자는 "1차 테스트베드에서는 수십개 업체들의 보안성 역량을 일일이 검증하지 못했다는 게 대체적 평가"라며 "검증기관이 보안성을 제대로 심사하지 못했음에도 해킹 등에 취약하다는 이유를 들어 비대면 일임업을 허용하지 않는 것은 앞뒤가 맞지 않는 일"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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