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름 가리고 수수료율 높이고…현대百의 상생 '정면승부' 백화점부문 매출증가율 둔화 성장동력 절실…아울렛 명칭 포기
노아름 기자공개 2017-05-26 08:00:55
이 기사는 2017년 05월 25일 15:0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현대백화점이 서울 송파구에 아울렛을 선보이며 이름을 가리고 임차수수료율도 증액하는 승부수를 띄웠다. 소비심리 저하로 백화점이 정체기에 빠지자 아울렛 프리미엄을 포기하고 고정비 부담 또한 감수한 것으로 풀이된다.현대백화점은 서울 송파구 문정동에 위치한 가든파이브 라이프동에 '현대시티몰 가든파이브점'을 26일 오픈한다고 밝혔다. 명칭은 당초 계획했던 '현대시티아울렛' 대신 '현대시티몰'로 최종 확정했다. '현대시티몰 가든파이브점'은 라이프동 리빙관(지하 1층~4층)과 테크노관(지하 1층~5층)에 영업면적 4만 8863㎡(약 1만 4781평) 규모로 들어선다.
가든파이브는 오세훈 전 서울시장의 야심작으로 꼽힌다. '죽은 상권'으로 일컬어지는 서울 동남부 상권을 되살리기 위해 서울시와 SH공사, 그리고 청계천 기반 상인들이 머리를 맞댔다. 하지만 추후 이랜드그룹이 합류해 NC백화점을 입점시켰음에도 가든파이브는 실적 개선을 이루지 못했다.
2009년 SH공사와 중소상인이 공동으로 설립한 ㈜가든파이브라이프는 매출이 90억 원 대에 머물러 있다. 수년간 영업적자를 기록하고 있다. 수익성이 검증되지 않았을 뿐만아니라 이해가 복잡하게 얽혀있었던 만큼 현대백화점은 현대시티몰 오픈에 많은 시간을 들였다. '현대시티몰 가든파이브점'은 2015년 현대백화점이 가든파이브 입점을 결정한 이후 3년 만에 내놓은 결과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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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통업계에서는 현대백화점이 승부수를 띄웠다고 평가한다. 명칭 변경, 수수료율 인상 등 파격적인 카드를 제시해 협상 속도를 높였기 때문이다.
현대백화점은 약 1km 떨어진 문정동 로데오 상인과의 상생을 위해 당초 계획했던 명칭인 '현대시티아울렛'을 '현대시티몰'로 변경했다고 밝혔다. 아울렛을 전면에 내세워 집객력을 높이기보다는 도심형 쇼핑공간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이에 중소기업청은 '현대시티몰 가든파이브점'을 "소상공인과 아울렛이 상생하는 모범사례"로 평가했다.
이외에 현대백화점은 매출액이 늘어나는만큼 임차구역 소유자(가든파이브라이프)에 추가로 임차수수료를 지급하겠다고 밝혔다.
현대백화점이 가든파이브라이프와 합의한 초기 임차수수료율은 4%대다. 현대백화점은 매출이 일정액 증가할 때마다 가든파이브라이프에 특정%포인트만큼 증액한 임차료를 지급하기로 했다. 현대백화점은 오픈 1년차에 매출 2200억 원을 달성한 뒤 이듬해 2500억 원, 3년차에 3000억 원의 매출을 올리겠다고 공언했다. 현대백화점이 3년치 매출 목표를 달성하면 임차수수료율은 4% 초반대로 올라설 것으로 예측된다.
가든파이브라이프가 금융감독원에 제출한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라이프관에서 거둬들인 매출은 전년대비 1.4% 증가한 94억 원이다. 이 중 임대료 수입은 전체 매출액 중 약 3%를 차지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공실이 늘어난 탓에 전년대비 10% 감소한 2억 5000여 만원의 임대료 수입을 기록했다. 현대백화점의 매출이 늘면 상인의 수입 또한 증가하게 된다.
현대백화점이 임차수수료 지출 부담을 감수하고 아울렛 명칭까지 포기한 이유는 신성장동력이 절실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현대백화점은 지난 1분기 백화점 부문에서 전년 동기대비 8% 증가한 매출 4952억 원의 매출을 거둬들였다. 전년 동기와 비교해 역성장하지는 않았지만 매출액증가율은 둔화됐다. 지난해 1분기에는 전년 동기대비 15.9% 증가한 매출 4586억 원을 기록했다. 이에 따라 매출액증가율은 7.9%포인트 감소했다.
박동운 현대백화점 사장은 25일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유통업 자체가 침체기이기 때문에 무리한 진출보다는 가능하면 내실을 기하는 방식으로 생존에 대한 고민을 하고 있다"며 "2~3년 전 백화점 콘텐츠사업담당을 새로 만드는 등 그룹 내 창의적 역량을 모아 침체기를 극복할 수 있는 방식을 찾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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