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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중 협력관계 취약…정부·협회 차원 플랫폼 구축 필요" [China Conference]이문형 숭실대학교 글로벌통상학과 교수

최필우 기자공개 2017-05-26 14:38:47

이 기사는 2017년 05월 26일 14:0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한국과 중국이 협력보다 경쟁 구도에 놓여있는 상황이다. 양국 기업들이 상호 보완할 수 있는 지점이 존재하는 만큼 연결고리를 갖추기 위한 정부와 협회 차원의 노력이 필요하다."

26일 서울 중구 밀레니엄 서울힐튼호텔 그랜드볼룸에서 열린 '2017 더벨 차이나컨퍼런스'에서 이문형 숭실대학교 글로벌통상학과 교수(사진)는 이같이 밝혔다.

이문형교수
26일 중구 밀레니엄 서울힐튼에서 열린 '2017 더벨 차이나 컨퍼런스'에서 이문형 숭실대학교 글로벌통상학과 교수가 '차세대 기술혁명(4차 산업혁명) 속 한중경제협력 기회와 돌파구' 토론을 하고 있다.

이 교수는 특히 한국의 부품소재기업과 중국의 조립기업 간 협업이 잘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한국이 부품소재 산업에 경쟁력이 있는 만큼 중국 기업들과의 협업을 통해 한 단계 더 발전해야 한다는 것이다.

아울러 최근 화두가 되고 있는 4차 산업혁명 관련 산업에서도 양국 기업들의 협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미국과 독일 같은 선진국은 아시아 제조업 국가의 추격을 따돌리기 위해 4차 산업혁명 관련 산업을 선제적으로 발전시켰는데 이 격차를 따라잡기 위해서는 한국과 중국의 협업이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그는 "미국과 독일은 각각 인공지능(AI)과 스마트 제조업 분야에서 앞서나가고 있는데 한국과 중국은 4차 산업혁명 관련 산업에 대한 정보와 투자가 부족하다"며 "노동유연성, 기술수준, 교육시스템 등에서 선진국과 차이가 벌어지고 있어 한국과 중국이 협업하지 않으면 격차를 따라잡기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교수는 협업을 위한 방안으로 양국 정부와 관련 협회가 정보 공유 플랫폼을 구축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산업 현장에서 상대방에 대한 정보 부족으로 양국 기업들이 협력을 마다하는 경우가 많아 정보 공유를 통해 불확실성을 낮춰야 한다는 것이다.

그는 "서둘러 높은 수준의 협업을 추진하는 것보다 각종 제휴를 맺는 방식으로 협업 수준을 올려가는 게 바람직하다고 본다"며 "정부와 협회가 양국 기업들이 정보를 공유하고 제휴를 맺을 수 있는 플랫폼 구축을 위해 힘써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치와 경제를 분리하는 태도도 양국 기업들이 협업하는 데 필요한 요인으로 꼽혔다. 최근 사드 문제가 불거지면서 양국의 경제적 교류가 주춤했는데, 이와 같이 정치와 경제를 연결지으려는 태도는 기업들의 협업에 악재로 작용한다는 것이다.

그는 "과거 일본의 대 중국 투자 규모는 급격히 증가했으나 2012년 다오위다오 분쟁 이후 성장세가 급격히 꺾였다"며 "새로 출범한 한국 정부와 출범을 앞두고 있는 시진핑 2기 정부는 정경분리 원칙을 지키면서 공동의 이익을 위해 노력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발표 전문>

그 동안 산업 현장에서 느꼈던 것들을 말씀드리려 한다. 한국과 중국의 교역과 투자가 구조적인 문제로 인해 줄어들고 있다. 양국이 협력보다는 경쟁 구조에 놓여 있는 상황이다. 두 국가의 산업 발전 단계가 달라 상호 보완할 수 있는 지점이 있는데 실제로는 연결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

특히 한국이 우위를 갖고 있는 부품소재기업과 중국의 조립기업 간 연결고리가 취약한데 이를 연결할 방법을 모색해야 한다.

두 번째로는 최근 화두가 되고 있는 4차 산업혁명 분야에서 협력이 필요하다. 4차 산업혁명은 미국과 독일에서 먼저 화두가 됐다. 아시아 국가들이 제조업 분야에서 빠르게 추격하면서 미국과 독일이 새로운 방식을 시도한 것이다. 미국은 인공지능(AI) 분야에서, 독일은 스마트 제조업 분야에서 앞서 나가고 있다. 최근 발표된 자료를 보면 한국과 중국은 노동유연성, 기술수준, 교육시스템 등 다양한 기준에서 선진국과 차이를 보이고 있다. 한국과 중국이 협력해야 선진국을 따라잡는 게 가능할 것이다. 특히 리스크 매니지먼트에 대해 고려할 필요가 있다.

그렇다면 한국과 중국이 어떻게 협력할 것인가에 대한 문제를 고민해봐야 한다. 과거에는 우리가 중국 기업에 투자했던 사례가 많이 있지만, 최근 한국에 온 중국 기업들이 한국 기업과 잘 협력하고 있는 가를 보면 그렇지 않은 것 같다. 양국 기업들이 서로를 잘 모르는 데다 합병 이후에 대한 불확실성이 크기 때문에 협력을 마다하는 것으로 보인다.

한국과 중국의 기업들이 서둘러 협력하려 하기보다 천천히 관계를 만들어 가야 한다. 우선적으로 업무 제휴부터 추진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본다. 서로의 현장에서 상대 기업을 알아가고 적응해가는 방식을 취해야 한다.

다만 이런 협력을 시작하기에 앞서 중국 기업들과 정보를 공유할 수 있는 플랫폼이 부족한 게 현실이다. 정부와 협회가 양국 기업들이 정보를 공유할 수 있는 플랫폼을 구축할 필요가 있다.

일본의 대 중국 투자를 보면 지난 2011년 까지 빠르게 성장하다가 그 이후 급락했다. 2012년에 다오위다오 분쟁 사건이 발생하면서 양국 신뢰가 깨졌기 때문이다. 신뢰가 보장되지 않으면 기업이 상대국에 투자를 안하려고 한다. 한국의 대 중국 투자는 늘어나고 있는 추세지만 최근 사드 이슈가 불거지면서 불확실성이 증대했다. 한국 기업들은 정치 리스크에 대해 불안함을 가지고 있다.

한국의 새로운 정부가 출범했고 시진핑 정부 2기가 출범을 앞두고 있다. 새로운 정부 간에는 정경분리 원칙이 지켜져야 한다. 상호 차이를 인정하고 공동 이익을 위해 노력해야 한다. 정치와 경제를 연결지어서 중국과 일본의 전철을 밞아서는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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