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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호산업, '상표권' 종지부…어떤 결과 나올까 9일 이사회서 논의…'가·부·조건부' 따라 매각전 '급변'

김장환 기자공개 2017-06-09 14:45:13

이 기사는 2017년 06월 09일 11:5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금호아시아나그룹이 9일 금호산업 긴급 이사회를 개최하고 상표권 사용 문제에 종지부를 찍기로 했다. 이 자리에서 나올 결론에 따라 금호타이어 매각전의 흐름도 크게 달라질 수 있어 결과가 주목된다.

우선 금호산업 이사회에서 내놓을 수 있는 방안을 예상해보기는 크게 어렵지 않다. 채권단의 요구를 전면 수용하거나 또는 반대, 아니면 특정 조건을 붙이는 방안 등이다.

산업은행 요구는 금호타이어를 더블스타타이어(더블스타)로 매각 완료해도 금호 상표를 5년간 사용할 수 있게 하고, 이후 15년간 선택적 사용도 무조건 가능하게 해달라는 것이다. 여기에 정상적인 사용요율 적용도 원하고 있다. 연 매출액의 0.2%다.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은 그러나 보다 강한 조건을 원하고 있다. 사용요율을 크게 올려줄 것과 경영권 유지까지 원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박 회장 측은 앞서 공개적으로 "(중국 기업인 더블스타로 매각시) 브랜드 이미지 약화 때문에 상표 사용을 허용할 수 없다"면서도 "합리적 조건을 제시하면 생각해볼 수 있다"고 밝히기도 했다.

이를 볼 때 이번 이사회에서 상표권 사용을 불허한다는 결론이 나올 수도 있다. 업계 관계자는 "상표권 사용을 못하게 하면 연간 수십억 원대 수익을 포기한다는 얘기여서 배임 등 소지가 있다는 얘기도 있지만 브랜드 약화에 대한 논리를 앞세우면 이 같은 법적 문제에서도 충분히 벗어날 수 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상표권 사용을 불허하면 산업은행은 곧바로 다양한 후속 조치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일단 '매각 방해'를 이유로 박 회장의 우선매수권 파기가 이뤄질 전망이다. 산업은행은 박 회장에게 2010년 금호타이어 우선매수권을 부여하면서 다양한 해지 조건들을 약정에 덧붙여놨다. 이에 따르면 매각 방해는 우선매수권 해지 사유다.

산업은행은 아울러 박 회장의 경영권 박탈 역시 동시에 단행할 전망이다. 상표권 사용 불허는 곧 더블스타로 매각 실패를 의미한다. 박 회장이 상표권을 무기로 삼고 있는 것은 매각 실패로 금호타이어 재매각 절차가 진행되기를 바라기 때문이다. 이 경우 박 회장의 우선매수권도 되살아난다.

다만 대표이사직을 내려놓으면 박 회장의 우선매수권도 동시에 사라진다. 산업은행과 박 회장이 맺어둔 금호타이어 우선매수권 약정서에 따르면 '경영에서 배제될 경우' 이를 해지할 수 있도록 돼 있다. 산업은행 입장에서는 박 회장이 스스로 자리에서 물러나 우선매수권도 없애는 게 가장 합리적인 시나리오다.

만약 박 회장이 자진해서 대표이사직을 내려놓지 않으면 주주협의회 권한으로 금호타이어 실사에 나설 가능성도 거론된다. 산업은행은 금호타이어 중국 법인 등에 숨겨진 부실이 더욱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한국 본사와 중국 법인의 다양한 거래에도 의구심을 보이고 있다.

실사 결과 숨겨진 부실이 나온다면 이후 박 회장을 상대로 법적 조치에 나설 가능성도 있다. 박 회장 입장에서는 산업은행의 실사 가능성이 그만큼 부담이다. 따라서 박 회장과 금호산업이 채권단의 뜻을 거스르며 이번 이사회에서 상표권 사용을 불허할 수 있을 가능성은 많지 않을 것이란 관측도 있다.

상표권 사용을 허가하면 더블스타와 매각 협상도 급물살을 타게 된다. 더블스타는 최근 금호타이어 채권단에게 서둘러 상표권 문제 등을 해결해 줄 것을 촉구했다. 금호타이어를 인수하겠다는 의지가 그만큼 강한 것으로 전해져 상표권만 해결하면 매각이 실패로 돌아갈 가능성은 많지 않을 것으로 점쳐진다.

금호산업은 이날 오전까지 이사회를 마무리하고 산업은행에 최종 결과를 통보할 예정이다. 산업은행이 요구한 상표권 사용 여부 답변 시점을 9일 자정까지다. 금호아시아나그룹은 적어도 이날 3시까지는 이사회 결과를 공개적으로 발표하겠다는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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