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bell

전체기사

"스몰 세컨더리, VC 회수시장 활성화에 필수" [thebell interview]김영진 대한투자파트너스 대표 "NPA 유동화로 투자금 선순환 기여"

정강훈 기자공개 2017-06-22 07:45:56

이 기사는 2017년 06월 19일 08:0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벤처투자 시장에서 구주 투자, 즉 세컨더리 시장의 규모는 매년 빠르게 늘어나고 있다. 세컨더리는 기업공개(IPO)에 대한 의존도가 높은 벤처투자 시장에서 중간 회수를 돕는다는 정책적 목적에서 출범했다. 하지만 세컨더리 전문 펀드 역시 향후 IPO가 가능할 만한 우량 기업에 투자를 집중한다는 점에서 한계가 있다. 펀드 운용사들은 여전히 IPO 가능성이 낮은 기업의 지분을 처분하기가 쉽지 않은 상황이다.

신생 창업투자사인 대한투자파트너스는 이에 대해 '스몰 세컨더리(Small Secondary)'라는 새로운 대안을 제시했다. IPO 가능성이 낮은 중소기업의 구주를 다량 인수해 회수 시장에 활력을 불어넣겠다는 목표다. 지난해 회사 설립 후 마수걸이 펀드인 '대한스몰세컨더리투자조합1호'을 결성하고 본격적인 운용을 시작했다.

김영진 대표
대한투자파트너스의 김영진 대표(사진)는 머니투데이 더벨과의 인터뷰에서 "기존 세컨더리 시장 바깥에 있는 구주 유통시장을 두고 스몰 세컨더리라는 용어를 만들었다"며 "상장되지 않아 현금 유동화 방안이 없는 투자기업 지분, 즉 NPA(Not Performing Assets)를 인수해 현금 유동화로 수익을 창출한다는 전략"이라고 말했다.

벤처캐피탈 입장에서 IPO 전망이 보이지 않는 기업의 지분은 조합 청산 시에 골칫거리다. 대부분의 유한책임출자자(LP)들이 현물 배분을 꺼리는데다 세컨더리 펀드들도 가급적 우량 기업의 지분만 인수하고 싶어한다. 결국 운용사(GP)가 손해를 감수하고 본계정으로 해당 지분을 인수하는 경우가 많다. 만약 '스몰 세컨더리'를 통한 제3자 매각이 가능하다면 GP 입장에서는 펀드 청산이 한층 쉬워지게 된다.

◇ "M&A와 주주 행동주의가 엑시트의 관건"

NPA 투자의 관건은 결국 회수(엑시트) 방법이다. 인수·합병(M&A)이 많지 않은 국내 벤처투자 시장의 특성상 IPO 가능성이 낮은 업체에 대한 투자는 회수 가능성 측면에서 리스크가 크다. 이는 일반 세컨더리 펀드가 비우량 자산에 대한 투자를 꺼리는 이유기도 하다.

김 대표는 "스몰 세컨더리 투자의 핵심은 M&A 활성화와 주주 행동주의(Activist)"라며 "중소형의 지분으로도 행사할 수 있는 상법상의 권리가 많고, 특히 중소기업들은 주주가 영향을 줄 수 있는 부분이 크다"고 밝혔다.

대한투자파트너스는 적극적인 주주 권리 행사를 통해 투자금을 회수할 계획이다. 신주인수권부사채(BW) 등 주식, 채권의 발행조건과 상법상 주주에게 보장되는 권리들을 활용해 M&A, 바이백(Buy Back), 3자 매각 등을 추진한다는 전략이다.

그는 "투자하기 전에 해당 기업의 구체적인 엑시트 모델을 수립하고 투자하며 이미 몇 건의 투자 회수를 마치기도 했다"며 "특히 중소형 M&A 활성화로 회수 시장에 역동성을 불어넣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 강남 고액 자산가들, 스몰 세컨더리 시장에 주목

김영진 대표는 메릴린치, JP모간 등 외국계 증권사와 NH투자증권, SK증권 등에서 다년간 근무한 증권업계 출신이다. 국내 증권사에서는 주로 IB 및 트레이딩 업무를 총괄했다. 증권계 입문 전에는 현대그룹에서 벤처투자를 한 경험도 있다. 김 대표는 벤처투자 심사역 시절부터 NPA 시장에 주목하고 꿈을 키워왔다.

김 대표는 "중소기업 100곳에 투자해도 10곳 정도만 상장이 가능하고 나머지 90곳은 어떻게 회수해야 될지 애매했다"며 "미국에는 이런 자산에 전문적으로 투자하는 시장이 있다는 것을 알게되고 스몰 세컨더리를 구상했다"고 말했다..

대한투자파트너스는 첫 펀드의 출자를 하나금융투자 강남WM센터로부터 받았다. 벤처투자시장에서 트랙레코드도 없는 신생 운용사였고, 투자모델도 검증되지 않았지만 LP들의 반응은 긍정적이었다.

김 대표는 "신생 창투사가 민간 LP를 설득하기가 어렵기 때문에 처음엔 나도 크게 기대하지 않았다"며 "그런데 기업을 일구거나 기업에 투자를 해본 고액자산가들은 스몰 세컨더리의 취지와 가능성에 공감했다"고 말했다.

2014년 한국투자파트너스가 한국투자증권으로부터 신탁 자금을 조달한 이래 신탁 자금들의 벤처투자 시장 참여는 점차 활성화되고 있다. IMM인베스트먼트, 미래에셋벤처투자 등도 잇따라 신탁형 벤처펀드를 출범했다. 하지만 신생 벤처캐피탈이 신탁 자금을 유치한 것은 업계에서 대한투자파트너스가 최초다.

◇ "공공기관, NPA 매각 통한 현금 유동화 필요"

대한투자파트너스는 벤처투자조합 외에도 금융기관 및 공공기관들이 보유한 자산에 투자를 검토하고 있다. 벤처조합보다 더 많은 투자대상이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김 대표는 기관들이 부실자산에 묶여 있는 공적자금을 회수하는 것이 투자 생태계에서 꼭 필요하다고 보고 있다.

김영진 대표는 "공공기관에서 투자를 하고 끝나는 것이 아니라 투자금을 회수해서 재투자하는 선순환 구조가 필요하다"며 "국가 경제 차원에서도 자금의 효율적 공급과 분배에 꼭 필요한 역할이라고 생각해 도전하게 됐다"고 말했다.

대한투자파트너스는 지금까지 새로운 투자 모델을 만들어가는 일에 집중했다. 스몰 세컨더리 펀드는 업체당 평균 투자금액이 일반 벤처펀드보다 작아 펀드 당 포트폴리오 숫자도 훨씬 많다. 그만큼 투자심사역들의 일이 많을 수밖에 없다. 김 대표는 지난해 회사를 설립한 후 하루도 쉬지 못하고 내부 시스템을 만드는 일에 매진했다.

김 대표는 "스몰 세컨더리라는 새로운 시장을 개척하고 모델을 만드는 것에 큰 보람을 느끼고 있다"며 "스몰 세컨더리 시장이 커져 경쟁자들이 생기더라도 업계 상위권을 유지하며 꾸준한 수익을 내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주)더벨 주소서울시 종로구 청계천로 41 영풍빌딩 5층, 6층대표/발행인성화용 편집인이진우 등록번호서울아00483
등록년월일2007.12.27 / 제호 : 더벨(thebell) 발행년월일2007.12.30청소년보호관리책임자김용관
문의TEL : 02-724-4100 / FAX : 02-724-4109서비스 문의 및 PC 초기화TEL : 02-724-4102기술 및 장애문의TEL : 02-724-4159

더벨의 모든 기사(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으며, 무단 전재 및 복사와 배포 등을 금지합니다.

copyright ⓒ thebell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