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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은행 잔여지분, 과점주주에 문 열릴까 당국 전향적 매각방안 저울질, '리더십 공백' 실현 가능성 의문

정용환 기자공개 2017-06-26 08:43:00

이 기사는 2017년 06월 22일 15:0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금융당국이 정부의 우리은행 잔여 지분 매각 방안 중 과점주주들을 상대로 하는 우선 매각도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는 과점주주들의 지위를 공고히 하면서 잔여 지분까지 매각할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으로 여겨진다. 다만 여러 현실적인 제약을 생각하면 실현 가능성이 불투명하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22일 "우리은행 잔여 지분을 시장에서 소화하기에 그 양이 너무 많기 때문에 기존 과점주주들에게 일부를 우선적으로 매각하는 것을 유효한 방안으로 생각하고 있다"며 "과점주주들이 이 같은 의향이 있다고 하면 현실적으로 나 이상적으로 가장 좋은 방안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우리은행 과점주주들에게 정부 잔여 지분을 일부 우선 매각하는 방안이 유력하다거나 확정된 것은 아니다. 현재로선 그 어떤 방안도 확정적이라고 말할 수 없다. 앞선 금융당국 관계자는 "유효한 얘기인 것은 맞으나 아직 확정적이진 않다"며 "이를 추진하기엔 여러 문제들이 있다"고 설명했다.

금융당국이 이 같은 방안을 확정하지 못하는 가장 큰 이유는 리더십 공백이다. 구체적인 매각 분량, 방법 등은 최종결재자인 차기 금융위원장이 정해져야 현실적으로 논의될 수 있다. 의사결정기구인 금융위원회 공적자금관리위원회는 현재 차기 금융위원장 인선을 기다리는 중이다.

리더십 공백 외에도 현실적인 문제들이 남아있다. 먼저 수의계약 문제다. 정부가 과점주주라는 특정인을 대상으로 우리은행 지분을 매각하게 된다면 이는 곧 수의계약이 된다. 정부 입장에선 공정성을 확보하기 위해서라도 시장 공고를 통한 경쟁입찰이나 블록세일 방식을 취하는 게 합리적이다.

복잡한 초과 보유 승인 절차도 걸림돌이다. 우리은행 과점주주들 중 한국투자증권을 제외한 6곳의 과점주주들은 우리은행 지분을 4% 이상 보유하게 될 때 은행법 제 16조에 따라 금융위원회의 승인을 받아야 한다. 지난해 6%의 지분을 취득하면서 금융위원회로부터 한 차례 초과 보유 승인을 받은 IMM PE도 예외는 아니다. 승인 절차에는 한 달여의 기간이 소요된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한국투자증권을 제외하고 모든 과점주주들이 추가로 우리은행 지분을 취득하게 될 때 금융위로부터 초과 보유 승인을 받아야 한다"며 "IMM PE도 작년에 6% 한도에 대해서만 승인을 받은 것이기 때문에 은행법에 따라 새로운 승인을 받아야 하는 등 절차가 복잡하다"고 말했다.

하지만 과점주주들에 대한 우리은행 지분 매각 가능성은 언제나 열려있는 상황이다. 과점주주들이 직접 경쟁입찰에 참여해 지분을 낙찰 받은 뒤 한 달여에 걸쳐 초과 보유 승인을 받아내면 된다. 또 다른 금융당국 관계자는 "공적자금관리위원회가 입찰 내지 블록세일을 할 때 과점주주들이 공정하게 참여해서 높은 가격을 써내면 지분을 가져갈 수는 있다"고 말했다.

과점주주들 역시 우리은행에 대한 추가 투자 의지가 있다. 이미 과점주주들은 우리은행에 투자해 대거 평가차익을 보고 있다. 7개월 전 평균 주당 1만 1763원에 우리은행 주식을 사들인 과점주주들이 우리은행 주가가 1만 7000원을 상회하는 현 시점에서 확보한 평가수익률은 이미 44.5%에 달한다.

한 과점주주 관계자는 "정부가 잔여지분을 매각하면서 과점주주들에게 우리은행 지분을 추가로 취득할 기회를 준다면 이를 긍정적으로 검토할 것"이라며 "정부 방침이 어떻게 결정되는지 들은 게 없기 때문에 아직은 지켜만 보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정부의 우리은행 잔여 지분 매각 시점은 오는 9월이 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대규모 투자에 대한 의사결정을 내리는 시간을 고려한다면 여름휴가 이후 9월께가 가장 현실적이라는 평가다. 잔여 지분 매각에는 경영권을 포함시키지 않는다는 중론에 따라 이번 거래에는 긴 시간이 걸리지 않을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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