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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 D&D에 대한 엉뚱한 시선 [thebell note]

고설봉 기자공개 2017-06-26 08:13:23

이 기사는 2017년 06월 23일 10:5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하루 사이 SK D&D가 금값이 됐다. 지난 21일 최창원 부회장 중심의 지주회사인 SK케미칼홀딩스 설립 계획이 발표되면서다. SK D&D는 SK케미칼 계열사 중 최 부회장의 지분율이 가장 높은 곳이다. 향후 지배구조 재편에서 그의 든든한 우군이 될 회사로 부각됐다.

SK D&D는 조금 특별한 부동산 디벨로퍼로 인식된다. 다른 디벨로퍼들이 주택사업에만 매몰돼 있을 때 수익형부동산 개발에 뛰어들었다. 상업지역 재개발부터, 노후된 빌딩의 리모델링까지 다양한 사업에서 두각을 나타냈다. 오피스와 호텔, 리테일을 넘나들며 자기영역을 구축했다. 지난해를 기준으로 연간 운영하는 개발사업의 규모는 약 2조 원에 육박한다.

최근에는 상가 임대 및 운영에도 진출해 수익모델을 추가했다. 또 태양광과 풍력 발전소 운영, 대규모 풍력발전소 EPC 사업에 참여하는 등 사업범위를 확대하고 있다. 부동산에 기반해 신재생에너지 분야로 보폭을 확대하고 있다. 개발 및 운영사로서의 역량을 강화해 다양한 수익구조를 확보하기 위해서다. 이처럼 SK D&D는 확실한 자기영역을 구축하며 성장해 왔고, 앞으로의 발전 방향도 명확하다.

그러나 SK케미칼홀딩스 설립 계획이 발표된 이후 IB업계 등 일각에서의 SK D&D에 대한 관심은 엉뚱한 곳으로 쏠리고 있다. '최 부회장이 SK D&D 지분을 매각할까, 안할까'에만 매몰돼 있다. '최 부회장이 지분을 매각한다면 SK케미칼홀딩스 지분을 사들이기 위해서'라고 전망한다. '지분 매각을 안 한다면 수익성이 좋고, 배당성향이 높기 때문'이라고 설명한다.

어찌보면 SK D&D는 개인 최대주주로서 최 부회장이 전략적으로 이용할 수 있는 회사이다. 또 고배당 정책을 고수하며 그의 캐시카우(현금창고) 역할을 하고 있는 것도 맞다. 그러나 간과하지 말아야 할 것은 무턱대고 고배당 정책을 펼 수 있지 않다는 점이다. 지배구조 재편을 위한 지분 매각도 그 기업이 시장에서 가치를 인정받고, 영속할 수 있는 회사로 인식되어야 가능하다.

기업의 전략이 변경되고 최대주주가 놓인 상황은 수시로 변한다. 권력이 뒤바뀌고 지배구조에도 변혁이 일어날 수 있다. 이런 과정에서 어찌보면 작은 한 계열사는 소모품에 불과할 수도 있다. 그럼에도 SK D&D를 바라보는 시각이 너무 일방적이지는 않았으면 한다. SK D&D는 자기영역을 잘 구축해 온 회사이다. 최대주주의 지배구조 재편에서 사용될 단순한 '재료'가 아닌 건실한 사업주체로 봐 주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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