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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케미칼 지주전환, SK건설 누구 품으로 공정거래법 자회사 지분 충족 과제, '한 지붕 두 주인' 정리 수순

이상균 기자공개 2017-06-23 08:02:17

이 기사는 2017년 06월 22일 13:4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SK케미칼이 최창원 부회장 중심의 지주회사로 재편되면서 이제 관심은 SK건설에 쏠린다. SK건설은 최태원 회장이 지배력을 행사하는 SK㈜가 최대주주이지만 사실상 SK케미칼 몫으로 분류되는 모호한 상태를 이어왔다. 하지만 SK케미칼이 지주회사 전환을 추진하면서 SK㈜와 SK케미칼 중 한 곳이 SK건설 지분을 정리해야 하는 상황에 처했다.

◇SK케미칼, SK건설 지분 40% 매입에 3300억 소요

SK케미칼은 2009년 6월 보유 중인 SK건설 지분 40%를 SK㈜에 넘겼다. 시설투자 자금을 마련하기 위해서다. SK㈜가 최대주주로 올라서면서 SK케미칼 지분율은 15.38%로 줄어들었다. 8년이 지난 올해 3월 기준 SK건설 최대주주는 SK㈜(44.48%), 2대 주주는 SK케미칼(28.25%)로 각각 유지되고 있다. SK건설은 SK케미칼이 2대 주주로 내려앉았지만 여전히 최창원 부회장이 경영권을 행사하는 곳으로 여겨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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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케미칼이 지주사 설립을 공언하면서 SK건설을 놓고 유지돼온 SK㈜와 SK케미칼 동거는 이제 기한이 만료된 것으로 전망된다. 공정거래법은 지주사는 상장 자회사의 20%, 비상장 자회사의 40% 지분을 보유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SK케미칼의 지주사 설립이 연내 끝난다고 가정할 경우 이 같은 지분 정리는 2020년 1월까지 완료해야 한다.

우선 SK케미칼이 비상장사인 SK건설을 계열사로 편입하는 경우 지분율을 40%까지 높여야 한다. 단순 계산으로는 현재보다 지분 11.75%포인트를 더 사들어야 하지만 이게 전부가 아니다. 8년 전 재무적투자자(FI) 역할을 했던 SK㈜ 지분 약 40%를 매입해야 한다. SK㈜ 입장에서는 비상장사인 SK건설 경영권을 행사하지 못한다면 굳이 40% 이상의 지분을 가지고 있을 필요가 없다. 공정거래법도 지주회사는 다른 계열사 지분을 5% 이상 보유하지 못하도록 제한하고 있다.

비상장사인 SK건설의 주당 가격을 정확히 산정하기는 쉽지 않다. 다만 최근 장외시장에서 거래되는 주당 가격은 2만 4000원 수준이다. 올해 3월까지 1만 6000원에 머물던 주가가 최근 3개월 만에 50% 이상 상승했다. 이를 SK건설의 전체 발행 주식 수(3529만 7293주)의 40%인 1411만 8917주에 2만 4000원을 곱할 경우 3388억 원이란 계산이 나온다. SK케미칼이 SK건설을 계열사로 편입시키기 위한 소요 자금이다. 최 부회장 입장에서도 SK건설은 꽤나 매력적인 회사다. 최 부회장이 지분 24%를 보유한 부동산 개발사인 SK D&D와의 시너지 효과를 노릴 수 있기 때문이다.

◇SK케미칼 귀속, 신용도 하락 등 후폭풍

반면 시장에서는 SK케미칼이 SK건설을 계열사로 편입할 가능성이 낮다고 보고 있다. 우선 SK건설이 SK케미칼 계열로 편입될 경우 신용등급이 하락할 가능성이 높다. SK건설이 가장 최근인 지난 4월 발행한 채권의 신용등급은 A-로 2년물 금리는 4.794%, 3년물 금리는 5.408%를 기록했다. SK건설의 최대주주가 SK㈜이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금리가 낮게 형성됐다.

SK㈜의 신용등급은 AA+로 SK케미칼이 A에 머무르는 것과 차이가 크다. 3년 만기 민평 금리를 기준으로 할 경우 AA+는 2.02%, A0는 3.06%로 1%포인트 이상 격차가 벌어진다. IB업계 관계자는 "SK건설이 SK케미칼 소속으로 편입되는 순간 신용등급이 하락하면서 프로젝트 파이낸싱(PF) 조달 금리도 1%포인트 이상 올라갈 것"이라며 "조달 금리 상승은 SK건설에게 재무 부담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PF 조달 금리의 상승은 SK건설의 국내외 사업 참여도 위축시킬 수 있다.

SK건설 입장에서도 신용등급 하락은 치명타가 될 수 있다. SK건설은 올해 3월 기준 부채총계가 3조 8012억 원, 자본총계가 1조 3622억 원으로 부채비율 279%를 기록했다. 적정 수준(200%)을 초과하는 비율이다. 유동성 확보를 위해 올해 1900억 원 규모의 채권도 발행했다. SK건설을 비롯한 국내 건설사들이 주택경기 호황을 등에 업고 최근 실적이 호조를 보였지만 향후 전망이 밝지 않다는 점도 걸림돌이다.

IB업계 관계자는 "채권시장에서는 SK건설이 SK케미칼 계열로 들어갈 경우 후폭풍이 상당할 것"이라며 "조달금리 인상은 물론 자금 조달 창구가 아예 막힐 수도 있다"고 예상했다.

SK건설이 SK㈜ 계열로 남을 경우 SK케미칼은 SK건설 지분 5%를 제외한 나머지 지분 23% 이상을 매각해야 한다. 매각대금은 약 2000억 원 규모로 추정된다.

앞선 관계자는 "SK건설의 거취가 이번에 확실히 결정이 날 것"이라며 "SK케미칼 입장에서는 SK건설 지분 매각 자금을 그룹 전체 지배력을 강화시키는 데 사용하는 것이 더 효율적"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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