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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현주 회장, 이해진 전 의장 '백기사' 되다 [미래대우-네이버 주식스왑]우호 지분 확보, 경영권 불안 희석…"동종업계간 거래 위험성 고려"

민경문 기자공개 2017-06-29 15:44:46

이 기사는 2017년 06월 28일 10:5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네이버와 미래에셋이 '혈맹'으로 뭉쳤다. 자사주 스왑은 전략적 제휴 차원을 넘어서 지배구조의 변화를 의미한다. 미래에셋대우가 확보한 네이버 지분은 1.71%에 불과하지만 4%대에 불과한 이해진 전 의장의 지분율을 고려하면 무시하지 못할 '우군'임에 틀림 없다. 경영권 안정에 대한 창업주의 의지를 제대로 보여준 거래였다는 해석이다.

외형상 지분 스왑은 금융과 IT의 결합이라는 데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네이버는 미래에셋대우의 금융 콘텐츠와 막강한 해외 네트워크를 활용해 AI 등의 기술과 금융 콘텐츠가 합쳐진 새로운 글로벌 비즈니스를 선보이겠다는 각오다. 장기적인 관점에서 접근한 사업 전략인 만큼 어떤 실익을 거둘 지 불투명하다는 업계 의견도 나온다.

다만 이해진 전 의장 입장에서 한 가지는 확실해 보인다. 박현주 회장이 이끄는 미래에셋대우가 네이버 지분 1.71%를 확보한 '백기사'가 됐다는 것. 네이버의 최대주주는 국민연금으로 10.7%(올해 3월 말 기준) 정도다. 그 동안 이 의장은 4.6%에 불과한 지분율로 시총 28조 원이 넘는 네이버를 이끌어 왔던 셈이다.

이 전 의장의 네이버 지분율은 코스닥 상장 전인 2000년 12월 12.13%였다. 하지만 상장 직후인 2003년 12월 7.76%로 떨어졌다. 이 과정에서 새롬기술과 분쟁을 해결하기 위해 이 전 의장의 개인 주식 1%를 내놓기도 했다. 지난해 부터 특수관계인을 포함한 이 전 의장 지분이 5%밑으로 낮아진 상태였다.

경영권에 대한 불안감은 이 전 의장을 '꼬리표'처럼 따라다녔다. 라인 상장을 준비하면서 구글이나 페이스북처럼 창업자에게 의결권을 많이 주는 차등의결권제를 도입하려고 한 것도 이와 무관치 않았다. 신중호 라인 대표 등과 함께 보유중인 라인 지분을 팔아 네이버 주식을 매입하는 방안도 고려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박현주 미래에셋 회장은 이 전 의장과 상황이 다르다. 박 회장은 그룹의 지주사격이 다름없는 미래에셋캐피탈의 지분 34.32%를 확보한 최대주주다. 미래에셋캐피탈이 미래에셋대우 지분(18.47%)을 보유하는 안정적인 지배 구조다. 박 회장은 개인 돈 한 푼 안들이고 대우증권(현 미래에셋대우)을 인수해 주목을 받았다.

이 전 의장은 동종업계 내에서의 지분 스왑의 위험성을 지켜봐 왔다. 앞서 넥슨과 엔씨소프트가 1년 간의 불편한 동거를 끝내고 '남남'을 선언한 점이 대표적인 사례다. 넷마블게임즈와 엔씨소프트의 주식 스왑도 시너지보다는 라이벌 관계가 주목받고 있다. 미래에셋대우와의 이종(異種)간 거래는 최선의 카드였던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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