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17년 07월 05일 14:1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고용노동부가 퇴직연금 사업자들을 직접 평가한다. 정부가 나서 금융회사들의 사업 역량을 평가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근로자들이 양질의 사업자를 선택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하겠다는 목표다.

5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노동부는 최근 퇴직연금 사업자 44곳에 '퇴직연금 사업자 성과 및 역량 평가 실시'에 대한 공문을 보냈다. 퇴직연금 사업자들을 노동부가 직접 평가해 투자자들에게 필요한 정보를 제공하겠다는 목표다.

특히 오는 26일부터 개인형퇴직연금(IRP) 가입자격이 대폭 확대되면서 퇴직연금 사업자에 대한 검증이 더욱 철저하게 이뤄질 필요가 있다고 판단했다.

노동부는 확정급여형(DB)·확정기여형(DC)·IRP 각 제도의 역량을 △적립금 운용 △제도 운영 △서비스 등 3가지 영역으로 구분해 평가한다.

이들 영역별 평가는 계량 및 비계량 평가로 구성된다. 계량평가는 40%, 비계량평가는 60% 비중으로 반영한다. IRP를 제외하고 DB와 DC 제도에 한해 고객만족도 조사도 진행한다. 이는 평가영역에 10% 비중으로 반영할 계획이다.

계량평가는 사업자들이 직접 제출한 서면자료를 바탕으로 진행한다. 적립금 운용역량은 제공 상품 유형수·원리금보장상품 수익률·원리금비보장상품 수익률로 평가한다. 제도 운영역량 평가는 사업성장률·재정검증인력·재무건전성 비율을 통해 진행한다. 서비스 역량의 계량평가는 자산관리컨설틴인력, 수수료율 등으로 한다. 이 중 일부 항목은 퇴직연금 사업자 간 상대평가도 병행할 방침이다.

비계량평가는 퇴직연금 사업자들을 직접 대면조사 해 진행한다. 프레젠테이션, 인터뷰 등을 통해 적정한 상품 선정체계를 갖고 있는지, 수수료율이 합리적인지 등을 따져볼 계획이다. 고객만족도 조사는 DB·DC 제도에 가입한 사업장의 퇴직연금 담당자를 대상으로 유선 전화로 조사한다.

퇴직연금 사업자 평가는 노동부 지휘 하에 (사)한국퇴직연금개발원, 근로복지공단 근로복지연구원이 진행한다.

노동부는 퇴직연금 사업자들의 반발 등을 고려해 일단 신청자에 한해서만 평가할 방침이다. 투자자들이 노동부 평가지표에 신뢰를 보이고 활용도가 늘어나면 자연스레 참여하는 사업자들이 확대될 것이라고 보고 있다.

한 증권사 퇴직연금 부서 관계자는 "노동부가 시작하는 사업자 역량 평가에 신청할지 말지 고민하고 있다"며 "노동부가 직접 주관하는 것이기 때문에 울며 겨자먹기 식으로 대부분 참여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