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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창민 대우건설 대표 사임설 근원지 'D등급' 산은과 맺은 MOU에 '해임사유'로 기재…양측 '불협화음' 확대

김장환 기자공개 2017-07-11 09:58:55

이 기사는 2017년 07월 10일 14:3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박창민 대우건설 대표이사(사장)의 사임설이 최근 들어 지속해 나온 배경은 산업은행과 맺어둔 양해각서(MOU) 때문이란 관측이 나오고 있다. 양측이 맺어둔 MOU에는 'D등급'을 받으면 대표이사직을 해임할 수 있다는 조항이 포함된 것으로 전해지기 때문이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박 사장은 지난해 8월 대우건설 대표이사직을 맡으면서 산업은행과 MOU를 맺었다. 박영식 전 사장 부임 때부터 산업은행이 요구하기 시작한 MOU로 대표이사 취임 후 전반적인 경영개선 조항을 실현하지 못했을 때 가능한 조치 등이 여기에 담겨 있다.

박 사장과 산업은행이 맺어둔 MOU에는 기본적으로 외부 인사 영입과 조직 개편 등 전반을 최대주주(산업은행)와 미리 협약해야 한다는 내용이 담긴 것으로 전해진다. 영업실적과 목표 주가 달성을 못할 경우에 경영능력평가 등급을 최하위(D)로 부여할 수 있다는 내용 역시 명문화돼 있다.

산업은행 경영능력평가는 출자사의 매출과 수익, 수주 실적, 재무건전성, 주가 등 다양한 잣대를 평가해 실시된다. 등급은 A~D까지 나뉜다. D등급을 받게 되면 임직원의 성과급 등이 지불되지 않고 강제적인 인력 감축도 실현할 수 있다. 대표이사 해임도 가능하다.

대우건설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 역시 산업은행이 실시한 경영능력평가에서 D등급을 받았다. 지난해 매출액은 전년보다 크게 늘었지만 4672억 원대 영업손실과 7549억 원대 순손실을 냈다. 2015년 말 260.3%였던 부채비율이 381.7%까지 솟아 올랐다. 주요 재무건전성 지표가 모두 약화됐다. 주가 역시 제자리걸음을 했다.

대우건설이 이처럼 2년 연속 D등급을 받게 되자 업계에서는 산업은행과 박 대표이사가 맺어둔 MOU에 따라 그의 사임이 이뤄질 것이란 관측이 나온 것으로 보인다. 실제 산업은행이 올해 4월 대우건설 경영능력평가 등급을 부여한 직후부터 업계에서는 박 대표이사의 자진 사임설이 흘러나오기 시작했다. 정권 교체와 맞물려 이 같은 소문은 더욱 확산됐다.

정작 박 대표이사가 지난해 8월 부임한 후 불과 넉달밖에 되지 않아 마무리된 한 해 실적 등을 토대로 이뤄진 경영평가였던 만큼, 산업은행이 박 대표이사에게 해당 MOU 조항을 근거로 책임을 물었을 가능성은 현저하게 떨어진다는 평가다. 더구나 올해 8월부터 본격적인 매각전을 시작할 계획이어서 자신들이 앉힌 대표이사를 굳이 서둘러 물러나게 할 가능성도 크지 않다.

금융권 관계자는 "경영진의 교체는 '반드시'가 아니라 '선택'할 수 있는 조건이고, 또 연속으로 D등급을 받을 경우인데 이걸 박 사장에 대한 실현 조건과 연결 짓기 어려운 면이 있다"고 말했다. 산업은행 관계자도 "(박 대표이사 사임설은) 사실이 아니다"고 밝혔다.

대우건설 내부 사정에 정통한 관계자는 "과거 대표이사 선임 과정에 잡음이 정권 교체와 맞물려 불거지면서 (박 대표이사의) 사임설이 지속해 불거진 것으로 보인다"며 "내부에서 이에 동조해 물밑에서 목소리를 내고 있는 쪽도 있어 잡음이 더욱 확대된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산업은행이 매각을 추진하는 과정에 대우건설과 불협화음은 더욱 거세질 것으로 전망된다. 산업은행은 맥킨지가 곧 내놓을 경영진단 최종보고서를 토대로 대우건설에서 고강도 구조조정 등을 단행할 계획이다. 대우건설은 연구 용역을 실시하며 이에 대응하기 위한 방안을 찾아 나섰다.

아울러 대우건설 임직원은 산업은행이 경영능력평가에 2년 연속으로 D등급을 준 것으로 두고 법정 소송 절차를 밟고 있다. 이들은 2015년 적어도 C등급 이상을 받을 수 있는 조건들을 갖췄지만 산업은행이 정성평가로 이를 D등급으로 낮췄다며 반발하고 있다. 소송에서 패소하면 회사가 지불해야 할 돈이 상당 수준일 것으로 보여 산업은행의 매각 절차에도 부담을 안길 수 있는 요인으로 거론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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