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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강한기업]텔레칩스, 팹리스 시장 최적화 된 '변신의 귀재'①피처폰→자동차→셋톱박스…먹거리 찾아 새영역 개척 '거듭'

정용환 기자공개 2017-07-31 10:00:00

[편집자주]

알려진 수많은 국내 강소기업, 그중에서도 '더' 강한기업은 어떤 기업일까. '더 강한기업'으로 성장한 기업의 성장 스토리, 재무구조, 지배구조를 분석하는 자리를 마련했다. '성공'을 꿈꾸는 수 많은 중소·중견기업에 귀감이 될 만한 정보를 제공하자는 취지다. '더 강한기업'이 되기 위해 거쳐야 할 관문과 그들의 극복 노하우도 함께 들어봤다.

이 기사는 2017년 07월 17일 10:0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텔레칩스는 팹리스(Fabless) 시장에서 소문난 변신의 귀재다. 시시각각 변하는 반도체 수요의 흐름 속에서도 사세를 키워나갈 수 있었던 비결은 바로 여기에 있다. 주력 아이템에서부터 영업무대까지 텔레칩스가 선택한 변신의 영역에는 제약이 없다.

텔레칩스는 팹리스 업체로 분류된다. 팹리스는 반도체의 설계·생산·판매 등 3개 사업 단계에서 설계와 판매만 하는 회사를 말한다. 팹(Fab·공장)이 필요없다(Less)고 해서 팹리스다. 텔레칩스는 직접 설계한 반도체를 파운드리(Foundry·생산업체)에 맡겨 생산한 뒤 시장에 판다.

팹리스의 경쟁력은 곧 얼마나 효과적인 기술력을 동원해 반도체를 설계해낼 수 있는지에 달렸다. 그에 따라 반도체 시장의 요구를 수용할 수 있는 범위가 달라지기 때문이다. 텔레칩스의 기술력은 MP3와 피처폰에서부터 AVN(Audio Video Navigation)과 셋톱박스로 발전해온 제품군으로 증명된다.

◇MP3와 피처폰 시대 넘은 첫 번째 변신

1999년 설립된 텔레칩스는 사업 초기 주로 MP3용 반도체를 설계해 시장에 판매했다. 시간이 지나면서 반도체의 범위는 피처폰, PMP, 태블릿PC 등으로 넓어졌고 텔레칩스는 이를 바탕으로 10년 동안 연평균 30%에 달하는 성장률을 기록하기도 했다. 그야말로 승승장구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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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처폰 비즈니스가 본격화하던 2006년~2007년 당시 텔레칩스와 함께 경쟁구도를 형성했던 국내 팹리스는 코아로직이나 엠텍비젼 등이 있다. 이들은 한 때 2000억 원에 육박하는 매출을 올리며 성장가도를 달렸다. 그러나 갑자기 등장한 스마트폰이 이들의 발목을 잡았다. 엠텍비젼은 상장폐지됐고 코아로직은 법정관리에 들어갔다.

스마트폰의 등장은 텔레칩스에도 위기가 됐다. 그러나 텔레칩스는 이미 카오디오와 AVN 등에 확대 적용할 수 있는 반도체를 설계하는 데 주력하며 미래 먹거리를 발굴해둔 터였다. 경쟁사들이 고꾸라지던 2014년 전후 텔레칩스는 매출의 60%를 카오디오에서 벌어들이며 변신에 성공했다.

◇미리 발굴한 먹거리 '자동차 비즈니스'

2007년부터 현대·기아차 오디오 플랫폼 비즈니스를 시작한 텔레칩스는 현재 국내 카오디오 시장을 평정하면서 새로운 전성기를 열었다. 2010년부터 2014년까지 5년 간 720억 원~750억 원 대 박스권에 머물러있던 텔레칩스의 매출은 2015년부터 오르기 시작해 2016년 말 1000억 원을 넘어섰다.

텔레칩스가 양산차 AVN시장에 본격적으로 진입한 건 2015년부터다. 당시 이미 텔레칩스의 국내 카오디오시장 점유율은 90%를 넘어섰다. AVN은 오디오, 비디오, 네비게이션 등을 하나로 합친 차량용 통합 인포테인먼트시스템이다. 현재 국내 완성차 제조사에서 양산하는 차량에는 대부분 텔레칩스 반도체를 내장한 인포테인먼트시스템이 장착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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텔레칩스 관계자는 "자동차 비즈니스라는 게 어느날 갑자기 뚝 떨어진 게 아니다"라며 "2004년에 카오디오 칩을 처음으로 공급하기 시작했고 2007년 현대차 오디오 플랫폼에 처음 납품을 하고, 2015년 하반기 본격적으로 AVN 진입을 시작하는 등 단계적 준비과정을 거친 결과"라고 말했다.

◇준비된 셋톱박스…협업부터 양산까지 '일사천리'

자동차에서 확실한 캐시카우를 확보한 텔레칩스는 새로운 부문에서의 기회를 찾아 나섰다. 그러던 중 텔레칩스 눈에 들어온 건 셋톱박스 시장이었다. 마침 셋톱박스 부문 세계 시장점유율 2위(20% 가량)사인 ST마이크로(ST micro)가 사업 철수를 선언하며 약간의 공백이 생긴 상황이었다.

텔레칩스는 발빠른 시장 진입을 위해 지난해 미국 시그마디자인(Sigma Design)사와 제휴를 맺고 셋톱박스용 반도체 공동개발에 나섰다. 마침 서로 필요가 맞아떨어졌다. 텔레칩스는 셋톱박스용 반도체 설계를 마쳤음에도 프로그램 솔루션이 검증되지 않았다는 이유로 사업 기회를 얻지 못하던 중이었고 시그마디자인은 검증된 솔루션과 네트워크를 가졌음에도 적절한 반도체가 없어 고민이었다.

이들은 지난해 셋톱박스용 반도체(Alligator, SMP898X)를 공동 개발했으며 올해부터 북미 방송사업자를 상대로 해당 칩을 적용한 셋톱박스 공급에 나섰다. 최근에는 관심을 보이고 있는 국내 일부 사업자들과도 양산 전 PoC(Proof of Concept·선행과제)를 진행하고 있다. 또 다른 변신의 과실이다.

◇해외 사업 도전…영업부터 차근차근 준비

이제 텔레칩스의 눈은 해외로 향하고 있다. 국내 양산 차량을 통해 검증된 차량용 오디오 및 AVN 반도체, 최근 활성화하기 시작한 셋톱박스용 반도체 등을 가지고 해외에서 또 다른 사업 파트너를 찾기 위해서다. 2014년과 2015년 일본과 싱가폴에 사무소를 차린 텔레칩스는 지난해에만 미국과 상하이 두 곳에 현지법인을 설립했다.

셋톱박스는 물론 자동차 시장 모두에서 해외 시장 공략을 본격화 한다는 것이 텔레칩스의 전략이다. 북미 방송사업자향 셋톱박스 시장 진출과 글로벌 Top OEM인 현대·기아차에 대한 양산 공급을 통해 텔레칩스 제품의 성능과 사업성이 검증된 만큼 해외시장 개척을 통한 성장도 기대되고 있다.

텔레칩스 관계자는 "해외 쪽으로의 확장 가능성을 키워가는 것은 최근들어 회사에 생긴 중대한 변화 중 하나"라며 "이장규 대표가 전사적인 차원에서나 아이템적인 차원에서 굉장히 중점적으로 관심을 두는 사안"이라고 말했다. 이어 "세일즈부터 세팅하고 엔지니어를 세팅해나가는 식으로 신뢰를 쌓아나가는 과정이 필요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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