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 부품사?...우린 차량용 IT 기업" [IPO & CEO]이형환 모트렉스 대표이사
김시목 기자공개 2017-07-19 13:56:59
이 기사는 2017년 07월 17일 14:0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공모가가 높지 않았으면 합니다"밸류에이션에 욕심을 내기 일쑤인 상장 기업답지 않은 말을 던졌다. 동석했던 직원들까지 말릴 만큼 거듭 강조했다. 물론 높은 평가를 받고 싶은 마음도 없지 않았다. 하지만 직원들이 부담없는 싼값에 주식(우리사주분)을 사서 성장의 과실을 나누길 원하는 마음이 더욱 컸다. 모트렉스 설립 이후 15년 간의 연속된 결정과 판단 중심에는 모두 '직원=식구'란 철학이 있었다.
사업 철학은 온전히 회사 정체성으로 이어졌다. 급변하는 환경에 식솔 모두가 생존하기 위해 혁신을 거듭했다. 자동차 공조부품에서 네비게이션, 이젠 음성·동작인식 등이 가미된 IT 기술을 접목시켰다. 작은 자동차 부품사에서 시작해 15년 만에 매출 2000억 원을 넘어선 모트렉스는 3년 내 5000억 원 돌파를 자신하고 있다. 모트렉스 선장 이형환 대표이사(사진)를 만나봤다.
◇ 자동차부품사, 인포테이먼트로 영역 확장
모트렉스의 출발은 서울 성수동의 작은 사무실 내 모퉁이 공간이었다. 2001년 당시 직원은 두 명에 불과했다. 사업 초반 그가 다녔던 현대차 인맥과 네트워크로 안정적 성장을 일궈나갔다. 자동차 공조부품을 유통하는 일인 만큼 기존 인맥을 통하지 않고서는 사업이 번창할 수 없었다. 그렇게 모트렉스는 단시간에 공조부품 시장에서 소위 '알아주는' 유통사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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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년 뒤 모트렉스는 네비게이션으로 눈을 돌렸다. 유통을 넘어 생산까지 염두에 뒀다. 주변의 만류에도 네비게이션 사업을 밀어붙였다. 기술력을 쌓아가며 차량용 AVN(오디오, 비디오, 네비게이션) 시장에서 존재감을 알려가던 때 점차 '인포테인먼트(인포메이션+엔터테인먼트)'에 대한 수요가 생기기 시작했다. 네비게이션 사업은 결국 모트렉스의 IT 사업 밑거름이 됐다.
현재 모트렉스는 완벽한 엔포테인먼트(엔터테인먼트+인포메이션) 기업으로 진화했다. 자동차 부품이 아닌 IT(정보통신)로 정체성을 잡아가고 있다. 비디오, 오디오, 네비게이션을 생산해내는 것을 넘어 자율주행 등 스마트시대에 걸맞는 기술력으로 승부를 걸었다. 4차 산업혁명 시대에 대기업이 가지지 못한 신속함, 효율성이라면 충분히 가능할 것으로 자신했다.
이 대표이사는 "과거 현대기아차그룹 계열 혹은 관계사 아니냐는 오해를 받은 적이 많다"면서도 "직간접적 연결고리는 하나도 없고 온전히 우리 제품을 오히려 현대차그룹 계열사들과 경쟁해서 현대차에 판매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모트렉스의 매출을 일으키는 고객은 완성차업체가 절반, 나머지 절반은 해외 각지의 딜러(dealer)들이 차지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모트렉스는 해외 현지법인을 통해 총 70개 국가, 40여 개 차종에 상품을 판매하고 있다. 모델은 무려 112개에 달한다. 현재 해외현지 법인은 미국, 멕시코, 인도, 호주, 브라질, 중국, 터키 등이다. 싱가폴과 UAE 지역은 합작투자를 진행했다. 지난해 현대모비스의 텃밭으로 꼽히던 중국에서도 깃발을 꽂았다. 모트렉스가 일부 차종에 대한 납품 계약을 성사시킨 것이다.
그는 모트렉스 경쟁력의 핵심을 R&D로 꼽는다. 이미 전 직원(233명)의 30% 이상인 80명이 R&D 인력으로 꾸려져 있다. 공모자금의 상당액을 투입해 계속 인력 확대, 투자 확충 등을 진행할 예정이다. 과거와 같으면 규모를 앞세운 골리앗과의 경쟁을 상상조차 할 수 없었지만 4차 산업혁명 시대에 중소기업들만의 경쟁력과 생존력은 더 강해질 수 있다는 확신이 있었다.
그는 "중국은 기존 완성차 경쟁에서 미국, 유럽, 일본 등 선진국을 따라가지 못하면서 아예 접고 전기차쪽에 올인하고 있다"며 "대형 글로벌 완성차업체들이 변화에 빠르게 대처하지 못하는 사이 중국은 작은 기술 하나하나를 모두 접목시키면서 그들만의 영역을 확장시키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결국에 4차 산업혁명 시대는 기술 역량과 신속함이 관건"이라고 덧붙였다.
◇ PIO 사업 경쟁력 기반…매출 5000억 달성
모트렉스의 주요 매출원은 현대기아차에 탑재되는 차량용 AVN이다. 최근 음성·동작·영상 인식기술 등 4차 산업혁명에 걸맞는 다양한 기술과 역량들을 결집시킨 상품으로 라인업을 확장시키고 있다. AVN을 납품하는 방식은 OEM 방식이 가장 흔히 알려진 방식이다. 현대차 계열사인 현대모비스와 LG전자 역시 OEM 방식으로 현대차의 국내외 차량에 납품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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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 모트렉스는 'PIO(port Installed option)'이란 방식으로 자체 브랜드를 활용한다. 자동차 생산 초기부터 완성차업체의 주문으로 결정되는 OEM은 통상 3년 안팎이 걸린다. 자동차 선적 전 장착하는 옵션의 PIO 방식은 1년이면 장착까지 완료된다. 북미와 유럽 등의 시장에선 OEM이 대부분이지만 신흥국엔 모트렉스의 PIO 방식이 새로운 영역이 되고 있다.
특히 자율주행 등 급변하는 완성차 시장에 기술을 앞세운 모트렉스는 적임자라고 자부한다. 완성차 업체와 설계단계서부터 제품사양을 협의하는 등 신속한 협업 노하우가 장착됐다. 넓은 호환 범위로 추가 개발제품에 연계까지 가능하다. 빠른 개발과 생산 기간으로 시장의 요구사항과 변화하는 패러다임에 즉각적인 대처가 가능하단 점도 모트렉스만의 경쟁력이다.
그는 "아직까지 절대 다수의 고객은 현대기아차지만 글로벌 시장에서 벤츠, 아우디 등 PIO 방식에 대해 관심을 드러내고 있다"며 "그런 점에서 높은 진입장벽과 안정적 성장 잠재력을 가진 모트렉스의 성장성은 무궁무진하다"고 말했다. 이어 "해외에 나가 있는 모트렉스 법인들을 통해 지속적으로 고객처 다변화에 공을 들이고 있다"고 덧붙였다.
모트렉스는 이미 2022년까지 납품건이 모두 예정돼 있는 등 현 수준의 외형 창출엔 전혀 문제가 없다. 당장 오는 2020년 매출은 5000억 원 수준을 목표로 하고 있다. 현 추세라면 무리한 수준이 아닐 것으로 보고 있다. 순이익 역시 매출의 10% 가량인 500억 원 수준을 목표로 잡았다. 지속 성장의 요건은 PIO 사업 확장과 이를 위한 R&D 경쟁력 강화다.
모트렉스는 상장 주관사 미래에셋대우와 함께 국내외 IR에 집중하고 있다. 이달 20일부터 이틀간 기관투자자 대상 수요예측을 진행한다. 27일과 28일 청약을 실시한 뒤 내달 4일 상장을 완료한다는 계획이다. IPO 공모가 밴드는 3만 1200~3만 8300원, 공모 규모는 밴드 상단 기준 689억 원이다. 신주와 구주 비중은 각각 85%, 15% 가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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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요 이력
- 1986. 벌교상업고등학교 졸업
- 1986.01 현대자동차 입사
- 2001.03 현대자동차 퇴사
- 2001.10 모트렉스 설립
- 2004.11 천 만불 수출의 탑
- 2010.11 이천 만불 수출의 탑
- 2011.03 모범납세자 수상
- 2013.12 경영혁신형 중소기업
- 2016.05 중소기업 유공자 대통령 표창 수상
- 2016.12 무역의 날 1억불 수출탑 수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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