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용도 하향세 지속…조선·건설·민자발전에 집중 [2017 정기 신용평가]등급변동은 둔화…LG생건·SK루브 업황 극복에 상향
배지원 기자공개 2017-07-18 10:24:39
이 기사는 2017년 07월 17일 16:0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2017년 상반기 정기평가가 완료됐다. 올해도 등급이 하향된 업체의 수가 상향된 곳을 뛰어넘는 하향 기조가 지속됐다. 특히 조선·건설·민자발전 업체과 면세점·항공업체에 하향조정 사례가 집중됐다. 사업환경 악화에 직격탄을 맞은 이랜드그룹과 두산그룹 계열사도 등급이 줄 하향 조정됐다.신용평가사들은 보호무역주의 강화, 미국금리인상과 중국 환경 변화 등을 가장 큰 크레딧 이슈로 꼽았다. 업황과 별개로 개별 기업의 사업·재무구조가 개선되며 신용도가 상승된 기업도 눈에 띄었다. LG생활건강, 현대산업개발, SK루브리컨츠 등이 주인공이었다.
◇국내 신용평가3사 모두 등급 하향 기업이 상향 업체 수 상회
올해 상반기 정기평가 결과 국내 3곳의 신용평가사들은 모두 등급 하향·상향 조정 건수가 지난해 비해 줄어들었다. 글로벌 업황부진으로 인한 등급하향은 2015년에 정점에 달했다. 지난해 하향 건수가 급격하게 줄어든 데 이어 올해도 완화추가 지속됐다. 다만 하향조정업체 수는 여전히 상향 업체수보다 많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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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신용평가는 2017년 상반기에 총 429건의 장기신용등급 평가를 실시한 결과 등급이 상승한 업체는 5개, 하락한 업체는 10개로 나타났다. 지난해 상반기 등급상승 22개, 하락 24개가 발생한 것에 비해 등급 상향·하향업체가 모두 줄어든 모습이다.
한국기업평가도 등급이 하락한 기업이 15개사, 상승한 곳은 6곳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각각 하락 27개사, 상승 9개사를 기록한 데 비해 변동 폭이 줄어들었다.
NICE신용평가도 2013년 이후 지속된 하향 우위 추세가 이어졌다. 상반기 신용등급 평가 결과 신용등급이 상승한 회사는 7개, 하락한 회사는 총 16개로 나타났다. 2015년 이후 하향 기업수는 꾸준히 줄어들고 있다. 지난해 동기간 총 39개 기업의 등급이 하향된 데 비해 크게 줄었다. 신용평가사들은 수년간 하향조정이 비교적 충분히 이뤄졌다는 판단을 내놨다.
◇조선·건설·민자발전·면세 등 하향업체 다수
장기적인 불황에 시달리던 조선, 건설, 민자발전사·면세업체들은 올해 등급 강등의 화살을 피해가지 못했다.
지난 4월 인적분할 전에 실시된 정기평가에서 현대중공업 신용등급은 A-까지 떨어졌다. 대형 조선사들은 A급을 반납하고 BBB+급으로 내려앉기도 했다. 삼성중공업, 현대미포조선, 현대삼호중공업은 BBB+급으로 전락했다.
건설업체 중에서는 포스코건설, 대우건설 등 건설 업종의 신용등급 하락도 이어졌다. 반면 현대산업개발은 건설업체의 부진 속에서도 신용등급이 A에서 A+로 한노치 상향 조정됐다.
민자발전사에 대한 평가도 매서웠다. 에스파워는 AA-에서 A+로 한노치 강등됐다. 나래에너지서비스도 LNG발전소의 공급과잉 여파로 A+에서 A0등급으로 떨어졌다. 포천파워도 A0에서 A-로 한노치 강등됐다. 포천파워의 신용도와 연동된 대림에너지도 A-급에서 BBB+급으로 떨어졌다. 다만 한국신용평가는 이전 신용등급인 A-를 부여해 등급 스플릿이 발생한 상태다.
면세업계는 등급 강등까지는 이어지지 않았지만 더 큰 불안감에 떨게 됐다. 일제히 부정적 아웃룩(outlook)을 달았다. 대부분 면세업체들은 사드(THAAD) 보복으로 인한 면세사업 수익성 악화를 평가 근거로 지적받았다.
신세계(AA)를 제외한 호텔롯데(AA+), 호텔신라(AA), 한화갤러리아타임월드(A-)의 자기등급에 부정적 등급 전망을 달았다. 신세계는 이미 한 차례 등급강등이 이뤄져 '안정적' 전망을 달고 있다.
◇이랜드그룹 줄하향 조정…두산그룹 '부정적' 전망 유지
이랜드리테일은 당초 계획한 기업공개(IPO)가 내년 상반기로 연기되면서 재무구조 개선이 지연되고 있다는 평가를 받았다. 이랜드월드는 상반기 정기평가에서 BBB 등급을 반납하고 BBB- 등급을 부여받았다. 등급강등에도 여전히 '부정적' 아웃룩이 달려 있어 추가 등급 하락 가능성도 남아있다.
이랜드리테일은 기존 등급(BBB)을 유지했지만 이랜드파크는 BBB-에서 BB+로 한노치 떨어졌다. 등급전망 역시 '부정적'을 유지하고 있다.
두산그룹은 신용등급 변동은 없었지만 주요 계열사 등급에 붙어있는 '부정적' 전망을 제거하지 못했다. 두산, 두산중공업 등 그룹 신용등급에 근간이 되는 회사들이 턴어라운드하며 반등에 나섰지만 과중한 차입부담을 극복하기에는 역부족이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유효등급 기준 두산(A-)·두산인프라코어(BBB-)·두산건설(BB+)·두산엔진(BBB+) 등은 '부정적' 전망을 달고 있다. 한국신용평가는 두산인프라코어에 다른 신평사 대비 한 노치(notch) 낮은 BBB-급에 '부정적'을 부여했다가 이번 정기평가에서 '안정적'으로 전망을 조정했다.
◇업황 극복, 유효신용등급 상향 기업 '5곳'
올해 정기평가에서 하향 기조가 이어지는 가운데 업황과는 무관하게 개별기업의 재무구조 개선으로 신용등급이 오른 곳들도 눈에 띄었다. 상반기 중 유효신용등급이 상승한 곳은 총 다섯 곳이다.
LG생활건강은 지난 1분기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하면서 신용도 상승을 견인했다. 한국신용평가, NICE신용평가에 이어 한국기업평가도 AA+급을 부여했다. 사드 보복조치에 따라 아모레퍼시픽 등 다수 화장품 업체 매출이 역성장했지만 중국 뿐 아니라 베트남, 대만시장 확대, 럭셔리 화장품 매출 성장이 실적을 뒷받침했다.
SK루브리컨츠에 대한 신용평가 3사의 의견도 같았다. 신용등급이 AA-급에서 AA0급으로 상향됐다. 과거 국내외 증설투자가 투자효과로 가시화되면서 차입금을 상환해 재무지표가 개선됐다.
건설사들의 등급이 하향되는 가운데 현대산업개발은 유일하게 A+등급으로 한노치 상향됐다. 주택 분양물량이 늘어나 수익창출력이 지속되고 있어 재무구조를 개선시켰다. 이 밖에 포스코대우와 쌍용양회공업이 각각 AA-와 A-로 등급이 한 노치씩 유효등급이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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