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구 금융위원장 "모든 은행 영업 비슷해졌다" '전당포'식 대출 질책, BIS비율 개편·대출모집인 제도 손질 예고
안경주 기자공개 2017-07-26 19:17:56
이 기사는 2017년 07월 26일 13:4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최종구 금융위원장(사진)이 가계대출에만 집중하는 시중은행들의 영업형태를 비판했다. '손쉬운 영업'을 통해 금융소비자에게 리스크를 전가하면서 이익을 극대화한다는 이유에서다. 손쉬운 영업을 통해 은행의 순익을 확대하는 것이 아니라 영업을 다변화해 수익을 확대해야 한다는 지적이다.최 위원장은 26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취임 이후 첫 기자간담회를 열고 "과거 국민은행(가계대출 전담은행)처럼 모든 시중은행의 영업형태가 비슷해졌다"며 "이런 은행영업 형태를 두고 보는 것이 금융당국의 역할인가라는 의문이 들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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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 위원장은 구체적인 사례로 은행들의 영업형태를 꼬집었다. 과거 가계대출 위주로 영업했던 국민은행의 경우 기업대출 비중이 1999년 40.8%에서 지난해말 43.4%로 소폭 증가했다. 같은 기간 신한은행은 74.2%에서 47.9%로 줄었고 우리은행도 68.6%에서 44.3%로 축소됐다. 하나은행 역시 72.8%에서 45.0%로 줄었다.
반면 시중은행들은 기업대출을 줄인 대신 가계대출을 대폭 늘렸다. 국민은행의 가계대출 비중은 1999년 57.1%에서 지난해 말 56.0%로 감소했다. 그러나 신한은행은 같은 기간 23.9%에서 51.0%로, 우리은행은 28.2%에서 54.0%로, 하나은행은 25.2%에서 53.7%로 각각 증가했다.
최 위원장은 "주택담보대출 위주의 가계대출 영업형태를 볼 때마다 은행이라고 할 수 있는지, 심사기능이 제대로 작동하는 지 많은 분들이 문제를 지적한다"며 "집값이 변동돼도 다른 자산까지 받아내 손실을 만회할 수 있다는 생각에 상환능력에 대한 철저한 심사없이 가계대출에 자금이 과도하게 공급됐기 때문"이라고 진단했다. 이는 전당포식 영업과 별차이 없다는 것이다.
최 위원장은 "금융기관은 리스크를 부담하는 대가로 보상을 받아야 함에도 담보·보증 위주의 여신 비중이 여전히 높고 그간 많이 개선됐으나 연대보증 관행도 아직 존재한다"며 "개별은행 입장에서 주택담보대출 위주 영업이 단기수익성 측면에서 유리하지만 경제 전체적으로 잠재리스크를 증대시키는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최 위원장은 은행 영업형태 개선을 위해 국제결제은행(BIS)자기자본비율 산정시 반영되는 위험가중치를 개편하고 대출모집인 제도를 손질하겠다는 뜻을 내비쳤다.
그는 "BIS비율 산정시 반영되는 위험가중치의 경우 나라마다 적용하는 방식이 다른 만큼 그에 대한 검토에 들어갈 것"이라고 밝혔다. 이는 은행의 영업형태 개선을 위해 건전성 규제 잣대를 강화하겠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이에 BIS비율의 위험가중치를 전면 개편해 가계대출에 대해서는 보수적으로, 회사채와 기업대출 등에 대해서는 일부 완화하는 방향으로 개편될 가능성이 커졌다.
최 위원장은 또 "상환능력이 확실하지 않은 사람들에게 쉽게 돈을 빌려주고, 이들이 다시 고금리에 더 많은 돈을 빌리는 악순환의 배경에 대출모집인 활동이 있다고 본다"며 "대출모집인이 필요한지 살펴보고, 면밀히 규제할 수 있는 방안도 강구할 것"이라고 말했다.
은행의 영업형태 다변화를 통해 수익을 내야 한다는 점도 강조했다. 최 위원장은 "은행들이 돈을 많이 버는 것이 나쁜 것은 아니지만 수익의 원천이 온통 가계대출 분야에 있다"며 "영업을 다변화해 다양한 자금 운영이 이뤄질 수 있도록 해 수익을 확대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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