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bell

전체기사

케이뱅크 유증, NH투자증권 '백기사' 나서나 의결권 있는 보통주 4%만 배정 받아, 실권주 인수 가능성 '솔솔'

안경주 기자공개 2017-08-21 08:09:54

이 기사는 2017년 08월 18일 11:5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NH투자증권이 케이뱅크 유상증자 과정에서 발생하는 실권주를 상당수 인수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자본력이 취약한 중소 주주들이 추가 증자에 난색을 표하자 NH투자증권이 케이뱅크의 부담을 줄여주기 위해 '백기사'로 나서 숨통을 트여준다는 시나리오다.

NH투자증권이 이번 케이뱅크 유상증자에서 의결권이 있는 보통주 기준으로 신주발행 물량의 4%만 배정받은 것도 이 같은 포석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NH투자증권이 실권주를 인수할 경우 케이뱅크는 유상증자의 불확실성을 해소할 수 있게 된다.

18일 금융권에 따르면 케이뱅크는 지난 10일 이사회를 통해 1000억 원 규모의 제3자 배정 유상증자를 결정하고 주주들과 협의를 진행하고 있다. 발행 주식은 보통주 1600만 주, 무의결권 전환주 400만 주로 주주들이 케이뱅크 설립 당시 낸 초기자본금 비율에 따라 신주를 배정할 계획이다.

케이뱅크 관계자는 "주요 주주로서 책임감을 보이기 위해 무의결권 전환주는 KT, 우리은행, NH투자증권에만 배정했다"고 말했다.

통상 유상증자를 추진할 때 주주들은 의결권이 희석되지 않도록 한다. 이 때문에 의결권이 있는 지분율만큼 신주를 배정받는다. 그러나 이번 케이뱅크 유상증자 과정에서 정반대 행보를 보인 곳이 있다. NH투자증권이다.

현재 케이뱅크의 의결권(보통주) 기준 지분율은 우리은행이 10%로 가장 높고, GS리테일·한화생명·KG이니시스·다날이 각각 9.41%다. NH투자증권과 KT는 각각 8.59%와 8.0%를 보유하고 있다.

하지만 이번 유상증자에서 NH투자증권이 배정받은 보통주 비율은 4%(64만 주)에 불과하다. GS리테일 등이 배정받은 10%(160만 주)에 한참 미치지 못한다. 오히려 DGB캐피탈, 모바일리더 등 소액주주들과 비슷한 수준이다.

이는 NH투자증권의 케이뱅크 의결권비율이 낮아지는 결과를 낳을 수 있다. 실권주가 발생하지 않고 예정대로 유상증자가 마무리되면 NH투자증권의 의결권비율은 기존 8.59%에서 7.33%로 1.26%포인트 하락한다. 반면 KT와 우리은행을 제외한 나머지 주주들의 의결권비율은 소폭 상승하게 된다.

물론 향후 의결권으로 전환되는 무의결권 전환주를 포함하면 이번 유상증자에서 NH투자증권의 지분율은 10%로 기존과 동일하다. 하지만 은산분리 규제가 언제 완화될지 모른다는 점에서 쉽지 않은 결정이라는 게 업계의 공통된 의견이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NH투자증권이 의결권비율을 희석시키면서 유상증자에 참여할 정도로 자본력이 없는 기업이 아니라는 점에서 (이번 결정이) 의아하다"고 말했다.

케이뱅크 보통주비율

그렇다면 NH투자증권은 이번 유상증자에서 왜 보통주 4%만 배정받는 것에 만족한 것일까. 금융권 안팎에선 이번 유상증자 과정에서 투자재원이 부족한 일부 주주들을 중심으로 실권주가 발생할 수 있는 만큼 이를 대비하기 위한 것 아니냐는 관측이다.

현재 소액주주들은 적게는 5억 원부터 20억 원까지 투자재원을 마련해야 하는 상황이다. 이지웰페어·인포바인·민앤지 등이 각각 20억 원, 한국정보통신이 15억 원, 포스코ICT가 10억 원, 에잇퍼센트 5억 원 등이다.

하지만 중소기업과 스타트업 주주들의 자금 사정을 담보할 수 없다. 각 주주사가 배정받은 신주의 실제 인수 여부가 확정적이지 않다는 점에서 실권주가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는 의미다.

현재 NH투자증권는 케이뱅크의 보통주를 10%까지 보유할 수 있다. NH투자증권이 보통주를 포함해 의결권 지분을 10% 초과해 보유하려면 금융당국의 주주적합성 심사를 받아야 한다.

이를 감안하면 NH투자증권은 신주 156만 주를 추가로 인수할 수 있는 여력이 생긴다. 결국 자금력이 부족한 소액주주들이 유상증자에 참여하지 못해 실권주가 발생하더라도 케이뱅크는 예정된 자본확충을 마무리할 수 있는 것이다.

여기에 KT가 은산분리 규제에 적용되지 않는 수준에서 추가로 인수 가능한 보통주는 117만 주다. GS리테일, 한화생명 등도 최대 25만 주씩 추가로 인수할 수 있다.

금융권 일각에선 연말 또는 내년 초 예정된 1500억 원 규모의 추가 유상증자를 염두한 것이라는 관측도 내놓고 있다. 이번 유상증자에 소액주주들이 모두 참여를 하더라도 3~4개월 후 추가 유상증자에도 참여할 수 있을 것이란 보장이 없는 탓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일부 주주 이탈로 실권주가 발생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에서 최악의 경우를 감안해 신주를 배정한 것으로 보인다"며 "NH투자증권이 옛 현대증권의 지분을 인수해 인터넷전문은행 주주로 참여했다는 점에서 향후 어떤 역할을 할지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주)더벨 주소서울시 종로구 청계천로 41 영풍빌딩 5층, 6층대표/발행인성화용 편집인이진우 등록번호서울아00483
등록년월일2007.12.27 / 제호 : 더벨(thebell) 발행년월일2007.12.30청소년보호관리책임자김용관
문의TEL : 02-724-4100 / FAX : 02-724-4109서비스 문의 및 PC 초기화TEL : 02-724-4102기술 및 장애문의TEL : 02-724-4159

더벨의 모든 기사(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으며, 무단 전재 및 복사와 배포 등을 금지합니다.

copyright ⓒ thebell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