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보사 M&A시장에 나온 롯데손보 매력도는 수년째 순위 변동 정체...시장 포화, 소형사 성장 가능성 평가 절하
신수아 기자공개 2017-09-05 11:31:05
이 기사는 2017년 09월 04일 16:1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롯데손해보험이 잠재적 매물로 시장에 등장하며 세간의 이목을 끌고 있다. 롯데그룹의 지주사 체제 전환 이후 과제로 남게될 금융 계열사의 처리 문제가 수면으로 떠오르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국내 손해보험 업계는 현 시장 경쟁 상황과 과거 중소 손해보험사의 M&A 전례를 비추어 봤을때 롯데손해보험의 매각은 결코 쉽지 않다고 전망한다.롯데그룹은 오는 10월 롯데지주의 출범을 계획하고 있다. 이에 따라 그간 지주사 역할을 해 온 호텔롯데의 변화는 불가피할 전망이다. 특히 금산분리 원칙에 따라 현재 호텔롯데가 보유하고 있는 23.6%의 롯데손해보험과 롯데쇼핑이 최대주주로 있는 롯데카드 등의 지분은 '반드시' 처리해야 한다. 최초 2년내 처리하는게 원칙이지만, 상황에 따라 당국의 재가 아래 2년까지 연장을 될 수 있다.
이는 점차 가시화되는 모습이다. 실제 최근 모 금융그룹이 롯데손해보험 인수를 타진했다는 보도가 나오기도 했다. 신한금융그룹이 이를 강력히 부인하며 일단락되긴 했으나 롯데손해보험의 매각 셈법을 둘러싼 관심은 도리어 높아지고 있다.
하지만 롯데손해보험 매각의 흥행 가능성에 대해 관련 업계는 의구심을 표하고 있다. 중소 손보사에 대한 인수 메리트가 낮은데다 과거 MG손해보험(옛 그린손보)과 옛 제일화재와 신동아 화재의 합병 결과를 접한 국내 생보사의 '학습 효과' 때문이다.
앞서 MG손해보험은 그린손해보험의 자산과 부채를 이전받아 새롭게 출발했다. 당시 최대주주로 나선 새마을금고중앙회는 과거와는 다른 자산운용 포트폴리오를 구성해 MG손해보험를 퀀텀 점프 시키겠다는 청사진을 밝히기도 했다. 그러나 인수 이후 MG손해보험의 상황은 개선되지 않았다. 도리어 MG손해보험은 2013년 394억 원, 2014년 906억 원, 2015년 479억 원, 2016년 289억 원 등 4년 연속 적자를 기록하고 있다.
보험 업계 관계자는 "포화된 현재 손보업계 상황을 감안할 때 생명보험 업계의 파이 싸움은 사실상 정체된 상황"이라며 "소형 보험사를 인수해 시장 점유율을 점차 확대하겠다는 셈 법은 사실상 유효하지 않다는게 중론"이라고 설명했다. 최근까지도 새마을금고중앙회는 지속적인 자금 지원 가능성을 시사하며 자본 적정성 강화에 나서고 있으나 내부의 시각은 회의적인 것으로 전해진다.
실제 지난 4월 기준 손해보험 15개사의 원수보험료 기준 MG손해보험의 순위(3900억 원)는 10위권 밖으로 밀려난 12위를 기록 중이다. 이 순위는 수년째 변동이 없다. 또한 손해보험사의 전체 순위 역시 수년간 변동이 극히 적은 상황이다.
원수보험료를 기준으로 살펴봤을 때 롯데손해보험의 순위는 10위다. 총 보험료 규모는 7500억 원. 1위 삼성화재가 6조 1000억 원, 2위·3위 현대해상과 동부화재가 각각 4조 1000억 원 규모 이며, KB손해보험이 3조3000억 원 순이다. 1위와 격차는 8배 이상 벌어진다. 롯데손해보험의 입지 역시 MG손해보험과 큰 차이 없는 중소형사로 분류된다.
중소형 보험사에 대한 시장의 시각을 단편적으로 보여주는 사례가 있다. 국내 금융지주의 한 관계자는 "과거 중소형 외국계 생보사가 매물로 나왔을 당시에도 신한금융그룹은 유력 매수자로 거론됐다"며 "당시 내부적으로 소형사 인수를 통해 얻을 수 있는 시너지보다 (같은 가격이라면) 신한생명 유증을 통해 확보할 수 있는 메리트가 크다는 결론 아래 인수전에 참여하지 않기도 했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반면 국내 생보업계 순위 4위의 LIG생명보험(현 KB생명보험)이 매물로 나왔을 당시 시장의 반응은 달랐다"며 "현재도 동부화재(업계 3위) 정도의 매물이 나와야 시장의 관심을 끌 수 있을 것으로 점치는 시각이 우세하다"라고 덧붙였다. 중소형 생명보험사에 대한 국내 금융사의 평가가 보수적이라는 의미다.
이 같은 시각은 중소보험사간 합병이 대형사로 발돋움 하는데 큰 도움이 되지 못한다는 학습효과 때문이다. 또 다른 보험 업계 관계자는 "일반적으로 M&A는 1+1을 통해 2 이상의 결과를 얻기 위한 시도"라며 "그러나 손보업계의 오랜 경쟁 구조 때문에 소형사와 소형사의 합병(1+1)이 결과적으로 2가 되지 못한다"고 설명했다.
앞서 한화손해보험(옛 신동아화재)은 제일화재 인수 후 역효과에 시달렸다는 지적을 받기도 했다. 도리어 시장점유율이 하락하고 주력 상품인 장기손해보험이 힘을 받지 못하며 손해율도 개선되지 못했기 때문이다. 실제 한화손보는 지난 2009년 제일화재를 인수할 당시인 2009회계연도 말(2010년 3월) 두 회사의 점유율 합은 6.7%. 그러나 2014년 9월 한화손보의 점유율은 6.3%로 0.4%포인트 하락하기도 했다.
앞선 관계자는 "업계 순위 하위사에 대한 관심이 적어 소형사의 매물 가치가 평가 절하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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