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국제약, 탄탄한 재무구조...새는 돈이 없다 [중소형제약사 지각변동]②창업주 원칙 '무차입 경영'...벤처투자 등 자금운용 활발
이윤재 기자공개 2017-09-14 08:16:25
[편집자주]
2012년 일괄 약가인하 이후 제약업계 옥석이 가려지고 있다. 단단하던 상위제약사 카르텔이 붕괴되고, 중견 제약사들이 세를 불린다. 기회를 잡지 못한 중견사들은 끝없이 추락한다. 약가 인하 5년간 제약사들의 변화와 전략 등을 점검해 향후 제약업계 판도를 가늠해본다.
이 기사는 2017년 09월 08일 11:0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상위권 제약사로 발돋움 중인 동국제약이 재무구조를 탄탄하게 다지고 있다. 수년째 몸집을 불려오면서도 무리한 투자를 배제하는 기조를 유지한 덕분이다. 과감하게 시작한 사업다각화도 성과를 내면서 안정적 재무구조에 기여하고 있다.동국제약의 계열사 구조는 단출하다. 동국제약이 일반의약품(OTC), 전문의약품(ETC) 등을 모두 생산하고 있다. 지난 5월 조영제 사업부문을 물적분할해 자회사 동국생명과학을 설립했다. 사실상 동국제약이 그간 모든 사업을 벌여온 셈이다.
◇ 사실상 무차입 경영…창업주 경영기조 지켜
약가인하 광풍이 불던 2012년 동국제약의 자산총계는 1921억 원에 불과했다. 동국제약은 2013년 순이익 168억 원을 올린 뒤 이듬해 216억 원, 2015년에는 281억 원을 거뒀다. 지난해 순이익은 406억 원까지 늘어 5년간 평균성장률만해도 16.1%에 달한다.
꾸준히 이익을 벌어들이면서 자산은 급격히 불어났다. 올 6월말 연결기준 자산총계는 3393억 원이다. 부채총계가 873억 원인 걸 감안하면 부채비율은 34.67%로 집계된다. 국내 제약사들의 평균 부채비율이 60%대인걸 감안하면 상당히 우량한 수준이다.
총자산대비 차입금 비중을 따져보면 탄탄한 재무구조는 더욱 선명히 드러난다. 동국제약이 6월말 기준 금융기관으로부터 빌린 차입금은 55억 원이다. 하지만 금융기관예치금 등을 포함한 현금성자산이 942억 원에 달해 사실상 무차입 경영인 상태다. 차입금을 제외한 부채 대부분은 영업활동 중에 발생한 매입채무, 기타지급채무다.
외부 자금조달을 최소화하는 건 창업주인 권동일 회장부터 이어져온 경영기조다. 제약업계 관계자는 "동국제약 창업주는 항상 빚을 지지 말 것을 강조해왔다"며 "이러한 색깔이 오너 2세인 권기범 부회장 체제에서도 유지되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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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벤처투자 등 자금운용 수익 쏠쏠
곳간이 불어나는 만큼 자금운용도 활발한 양상이다. 그 중에서도 미래성장동력 확보의 일환으로 바이오 벤처투자를 적극 펼치고 있다. 올 6월말 기준 비질런트바이오사이언스, 한국티씨엠, 에이티지씨, 오토파지사이언스 등 다수의 바이오 벤처기업들 지분을 확보한 상태다.
벤처캐피탈인 마그나인베스트먼트에도 전환사채(CB) 30억 원어치를 보유 중이다. 향후 CB가 보통주로 전환시 주요 주주로 등극할 전망이다. 동국제약은 과거에도 바이넥스가 보유하던 위드창업투자의 2대 주주로 있었다.
펀드에 유한책임출자자(LP)로 참여해 쏠쏠한 성과를 냈다. 펀드 출자는 제약·바이오기업들이 적은 돈으로 우수한 파이프라인 확보가 가능하다는 점에서 많이 나서는 추세다.
동국제약은 지난 2015년 BNH인베스트먼트와 무림캐피탈이 설립한 '더블유에프바이오헬스케어투자조합'에 10억 원을 출자했다. 더블유에프바이오헬스케어투자조합은 보툴리눔톡신 제조업체인 휴젤의 구주를 인수하는 프로젝트펀드였다. 해당 펀드는 당초 5년간 유지할 예정이었지만 1년 만인 지난해 10월 청산하면서 내부수익률(IRR) 기준 115.72%를 올렸다. 동국제약은 1년 만에 20~30억 원대 수익을 거뒀다.
플루터스 에쿼티 파트너스와 현인베스트먼트가 운용 중인 '플루터스 트리니티 코스메틱 제1호 사모투자전문회사(PEF)'에 20억 원을 출자했다. 해당 펀드는 참존화장품에 투자한 상태다.
제약업계 관계자는 "신약 파이프라인 확보에 니즈가 큰 제약사들이 최근 펀드에 출자하는 투자 형태를 많이 보이고 있다"며 "비교적 적은 돈으로 많은 포트폴리오들을 만나볼 수 있는 게 장점"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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