흥아해운, '홍콩자본'이 대주주…KSP 입지 흔들리나 [격랑 헤치는 해운업계]③공적자금 지원 적절성 논란, 사측 "국적선사 역할 다해"
고설봉 기자공개 2017-09-15 08:29:48
[편집자주]
국내 최대의 국적선사인 한진해운이 법정관리에 들어간 지 1년. 격랑 속에서 표류해 온 해운업계가 혹독한 구조조정 등을 거치며 옛 영광을 위해 절치부심하고 있다. 국적 선사들을 중심으로 한국해운연합이 출범했다. 치킨게임을 중단하고 사라진 항로를 다시 개척하는 일이 당면과제로 떠올랐다. 격랑을 헤치고 있는 해운사들의 현주소와 앞으로 항로를 짚어본다.
이 기사는 2017년 09월 12일 16:4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흥아해운이 외국계 대주주 영향으로 한국해운연합(KSP) 내 입지가 흔들릴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KSP가 출범하고 정부 차원의 해운업 지원 대책이 논의되고 있는 가운데 외국계 자본이 경영권을 행사하는 흥아해운에 대한 지원의 적절성 논란이 일고 있다.흥아해운은 올 7월 정부와 해운업계가 나서 국적 선사들에 대한 지원과 협력 등을 강화하기 위해 설립한 KSP에 가입했다. 그러나 실질적으로 흥아해운에 대한 지배력을 행사하는 주체는 홍콩에 기반을 둔 투자회사다.
해운업계 관계자는 "KSP는 원양선사 육성과 인트라아시아 시장에서의 국내 선가 간 치킨게임 중단을 위해 출범했다"며 "이 연합에 정부 지원이 있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는 데 실질적으로 외국인이 대주주인 해운사를 포함시키는 것이 적절한 지 의문"이라고 주장했다.
흥아해운의 최대주주는 홍콩계 투자회사인 페어먼트파트너스(Fairmont Partners Ltd)이다. 홍콩에 기반을 둔 사업가 이내건 회장이 조세피난처인 영국령 버진아일랜드에 설립한 페이퍼컴퍼니다. 2004년 흥아해운이 법정관리에서 졸업할 때 지분을 사들이며 최대주주로 올라섰다.
현재 경영을 맡고 있는 이윤재 흥아해운 회장은 페어먼트파트너스와 특별관계를 맺고 경영 실권을 행사하고 있다. 더불어 일본 해운사인 야매인쉬핑(YamaneShipping)이 캠바라카이즌(KambaraKisen) 등과 일부 펀드들도 주주로 참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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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립과 상장 그리고 홍콩 자본의 인수
흥아해운은 1961년 12월 고 윤종근 회장이 설립했다. 한·일재래정기항로 취항을 시작으로 1972년 2월 도쿄사무소를 열었다. 1973년 11월 한·일 간 컨테이너 정기항로를 개설했다. 흥아해운은 1976년 6월 코스피 시장에 상장하며 날개를 달았다.
그러나 1980년 윤 회장이 별세하고 이후 회사를 이끌어 오던 윤 회장의 자녀 및 친인척들은 경영에 실패했다. 1985년부터 흥아해운은 법정관리를 받았다. 이후 힘겹게 버텨오던 흥아해운은 2004년 변곡점을 맞는다.
2003년 12월 기준 고 윤 회장의 자녀 및 친인척들로 구성된 윤효중 외 63명(이하 윤효중 씨 등)의 주주가 보유한 흥아해운 지분율은 36.59%였다. 그러나 1년 뒤인 2004년 12월 윤효중 씨 등의 보유 지분율은 13.12%로 줄어든다.
빈자리를 채운 게 외국계 투자자와 일본국적 선사였다. 페어먼트파트너스는 지분 13.07%로 단숨에 2대주주로 올라섰다. 뒤를 이어 우리사주조합이 12.64%, 일본국적 선사인 야매인쉬핑과 캠바라카이즌이 지분 각각 7.17%를 확보했다.
이후 윤효중 씨 등의 지분은 매년 줄어들다가 2006년 12월에는 5%이상 주주명부에서 완전히 사라졌다. 같은 기간 페어먼트파트너스는 지분 18.10%를 확보하며 최대주주로 올라선다. 야매인쉬핑과 캠바라카이즌이 지분 각각 7.17%로 2대주주로 올라섰다. 유럽 사이프러스계 투자회사 제버란트레이딩은 지분 6.67%를 확보하며 3대주주로 등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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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계 홍콩인 2세, 경영 수업 쌓아
흥아해운의 최대주주인 페어먼트파트너스는 이내건(NAEKUN LEE) 회장과 그의 부인 이홍자(HONGJA LEE) 씨가 지분 각각 50%씩을 출자해 설립했다. 현재 대표이사는 이 회장의 아들인 이준우(JUNWOO LEE)씨가 맡고 있다.
이 회장은 40여 년 전 국내 종합상사의 홍콩 주재원으로 나간 뒤 현지에 터를 잡은 교포이다. 무역업과 제조업 등 현지에서 사업을 일으켜 성공했다. 홍콩 한인경제인연합회 회장을 지내기도 했다. 30년 넘게 흥아해운 영업소를 운영하며 흥아해운과 관계를 다져왔다.
페어먼트파트너스는 보유 지분 19.08%와 이윤재 흥아해운 회장 지분 1.31%를 추가해 총 20.39%의 지분을 확보하고 있다. 이윤재 회장은 2005년 11월 4일 본인이 보유한 주식에 대한 변동보고의 의무를 페어먼트파트너스에게 위임하는 위임장을 금융감독원에 제출하며 특별관계자가 됐다.
현재 흥아해운 경영권은 이윤재 회장이 행사하고 있다. 내부에서는 '오너급 전문 경영인'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다. 그러나 최근 이내건 회장의 아들인 이준우 페어먼트파트너스 대표가 흥아해운에서 경영수업을 시작하며 차기 리더로 떠오르고 있다.
이 대표는 현재 흥아해운 해외 파이낸싱 담당 전무로 재직 등재돼 있다. 홍콩 대리점 사장도 겸직하고 있다. 금융 전문가로 알려진 이 대표는 한국과 홍콩을 오가며 선박 파이낸싱 등의 자문 역할을 주로 한다. 1970년생인 이 대표는 홍콩 국적자로 미국에서 고등학교와 대학교 및 대학원을 졸업했다.
흥아해운 관계자는 "이 회장은 원래 한국 분이고 흥아해운 대리점을 30년 넘게 한 사업가"리며 "창업주 일가가 실권하고 2004년 흥아해운이 법정관리 졸업할 때 적대적 M&A에 노출될 수 있던 상황에서 우호지분으로 들어온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이윤재 회장이 '오너급 전문 경영인'으로 경영권을 행사하고 있는 만큼 국적 선사로서 역할을 다 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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