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화약품, '무차입 경영' 시대 열었다 [중소제약사 지각변동]②실적부진 불구 5년간 차입금 상환 집중…더마화장품 시장 진출
이윤재 기자공개 2017-09-18 08:06:08
[편집자주]
2012년 일괄 약가인하 이후 제약업계 옥석이 가려지고 있다. 단단하던 상위제약사 카르텔이 붕괴되고, 중견 제약사들이 세를 불린다. 기회를 잡지 못한 중견사들은 끝없이 추락한다. 약가 인하 5년간 제약사들의 변화와 전략 등을 점검해 향후 제약업계 판도를 가늠해본다.
이 기사는 2017년 09월 14일 14:3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국내 최장수 제약사 동화약품이 무차입경영 시대를 열었다. 지난 5년간 실적 정체가 이어지는 가운데에도 동화약품은 꾸준히 부채를 줄였다. 숙원이었던 안양공장 부지 재매각까지 성공해 1000억 원이 넘는 현금을 보유할 전망이다.동화약품은 안정적인 재무를 기반으로 새로운 사업에 도전을 시작했다. 강스템바이오텍과 손잡고 화장품 사업에 진출했다. 초기 자본금을 최소한으로 해 재무 부담을 크지 않게 유지할 방침이다. 안정 속 성장을 꾀하는 전략이다.
◇ 무차입 경영 시대 열려…연말 보유 현금 1000억 상회 전망
약가인하가 시작된 2012년부터 동화약품의 수익성은 악화되기 시작했다. 2011년 256억 원을 기록했던 영업이익은 2012년 100억 원으로 반토막이 됐다. 두 자릿수대였던 영업이익률이 5%대로 추락했다.
수익성 악화와 달리 재무구조는 오히려 탄탄해지기 시작됐다. 185억 원 규모였던 장기차입금을 상환하고 부채를 관리했다. 2012년 85억 원을 상환하고,2013년 100억 원을 추가로상환했다. 이때 단기차입금 40억 원, 장기차입금 20억 원을 추가 대여했다. 영업이익률 1% 미만으로 실적이 가장 안좋던 2013년에 차입금 부담을 털어냈다.
이후에도 차입금은 상환은 계속됐다. 2014년 단기차입금 20억 원, 2015년 장기차입금을 20억 원을 각각 상환했다. 지난해 영업이익 113억 원으로 턴어라운드 조짐이 일자 남은 단기차입금 20억 원도 갚았다.
무차입경영을 시작한 동화약품은 올 6월말 기준 현금 및 현금성자산이 675억 원에 달한다. 부채총계는 758억 원, 자본총계는2568억 원으로 부채비율은 29.5%다. 제약업계 내에서도 톱티어로 꼽히는 수준이다.
동화약품 관계자는 "과거 선대 회장시절부터 외부자금 조달보다 스스로 커야 한다는 경영 원칙이 있었다"며 "여기에 제약업 환경이 급변하는 상황까지 고려, 안정적인 현금흐름을 유지해 미래를 대비하는 방향으로 재무전략을 세웠다"고 말했다.
올해 말 동화약품이 보유한 현금은 1000억 원을 넘을 전망이다. 그간 속앓이를 해왔던 안양공장 부지가 10년 만에 재매각이 결정됐기 때문이다. 오는 11월 약속대로 계약이 마무리되면 동화약품은 장부가액을 제외하고 500억 원대 현금을 고스란히 쥘 수 있다.
동화약품은 2008년 안양공장 부지 매각에 나섰지만 거래상대방의 계약 불이행으로 인해 거래가 중단됐다. 이후 법정공방을 벌이고, 공매를 통해 9년 만에 안양공장 부지 소유권을 되찾았다. 이후 부동산 개발을 저울질 하던 중 건설사인 아이에스동서에 매각을 결정했다. 매각대금은 850억 원이지만 장부가액 309억 원을 제외하면 실제 차익은 541억 원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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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더마화장품 사업다각화 시도…추가 출자 가능성 높아
동화약품은 올해 모처럼 사업다각화에 나섰다. 바이오벤처기업인 강스템바이오텍과 손잡고 화장품 전문 사업체인 '디앤케이코퍼레이션'을 지난 7월 설립했다. 초기 자본금은 2억 원이다. 하지만 사업구조나 이사진 면면을 살펴보면 추가 출자가 이뤄질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먼저 강스템바이오텍이 줄기세포 배양액을 공급하고 디앤케이코퍼레이션이 핵심 원료를 생산한다. 이를 화장품 위탁생산 전문업체인 코스맥스에 넘기고, 다시 완제품 유통판매는 디앤케이코퍼레이션이 맡는다. 디앤케이코퍼레이션으로서는 핵심 원료 생산시설, 유통망 등 구비가 뒷받침돼야 한다.
디앤케이코퍼레이션은 합작법인인 만큼 양사 공동 대표이사 체제다. 손지훈 동화약품 사장과 이동열 강스템바이오텍 경영지원 상무가 디앤케이코퍼레이션 공동 대표이사로 있다. 윤도준 동화약품 회장의 딸인 윤현경 상무도 디앤케이코퍼레이션 사내이사로 재직 중이다.
동화약품 관계자는 "양사간 합작투자 계약에 따라 구체적인 지분율이나 투자계획은 밝힐 수 없고, 생산설비 구비 등은 전략적으로 판단할 사안"이라며 "더마톨로지(피부과학)와 화장품을 접목한 더마화장품에 진출해 성장동력을 확보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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