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17년 10월 17일 08시10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지난 12일 오전 10시. 롯데월드타워 컨퍼런스홀은 이봉철 부사장(재무혁신실장)의 또렷한 목소리로 가득 찼다. 롯데지주의 출범을 선포하는 기자간담회는 이 부사장이 주요 발언자로 나선 '재무설명회'나 다름 없었다.앞서 롯데그룹은 4개 상장 계열사의 분할합병비율 및 배당금 확대 계획 등을 수 차례에 걸쳐 공시했다. 이미 시장이 롯데지주에 대한 큰 그림을 그리고 있는 상황에서 이날 간담회는 단순 기념행사에 그칠 것으로 예상됐다.
유통업계의 예측을 깨고 롯데그룹은 순환출자고리 축소, 신동빈 회장의 지배력 확대, 지주 편입 자회사 현황 등을 다양한 지표와 숫자를 들어 설명했다. 특히 이 부사장은 프레젠테이션 화면을 차근차근 넘겨가며 롯데지주의 부채 규모와 자본 총액 등 재무현황을 상세히 알렸다. 이어지는 질의·응답 차례에서도 이 부사장은 오랜 시간 마이크를 놓지 않았다.
그룹이 지주사의 건전성을 강조한 배경에는 "분할합병안은 상당한 재무적 부담을 초래할 것"이라는 신동주 전 롯데홀딩스 부회장 주장이 자리한 것으로 보였다. 신 전 부회장은 롯데그룹이 자회사 지분 확보를 위해 차입을 일으킨다면 재무상황이 악화될 수 있다며 분할합병에 반대했다. 그의 주장이 판도를 뒤바꿔 놓지는 않았지만 일부 소액주주가 그와 의견을 함께하는 등 파장이 일었다.
이에 이 부사장은 재무적 충격이 크지 않다는 취지로 "반대의사를 가진 주주가 있을 것으로 예상해 2조 9000억 원을 설정해뒀지만 실제 주식매수 청구금액은 1조 1000억 원에 불과했다"며 "그 중에서 신 전 부회장이 청구한 약 7000억 원을 제외하면 분할합병에 반대하는 주주는 많지 않았다"라고 짚었다.
롯데그룹의 우려는 질의·응답 시간에도 엿보였다. 중국 롯데마트 매각 현황, 11번가 인수협상 여부 등 롯데지주와 무관한 질문이 이어지자 사회자가 중재에 나섰다. 주제를 응집시키는 차원이라며 양해를 구했지만 사회자가 "대표이사로서의 소감 및 호텔롯데, 롯데케미칼 등 지주사에 편입되지 않은 계열사의 합병 계획" 등을 황각규 사장에게 직접 묻자 곳곳에서 탄식이 새어 나왔다.
그룹의 청사진을 발표하는 자리는 롯데지주의 미래를 가늠케하는 재무설명회로 변모했다. 롯데지주는 알짜계열사 미편입, 일본 지분율 희석 등 중장기 과제를 남겨뒀다. '원롯데 원리더'를 꿈꾸는 신 회장이 롯데지주의 우량한 재무지표를 발판 삼아 한 단계 도약할 수 있을 지 궁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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