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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P들이 국민연금을 외면한다고?

윤동희 기자공개 2017-10-26 07:31:54

이 기사는 2017년 10월 24일 08:0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국민연금은 지난달 사모투자 위탁운용사 미드캡 PEF 부문과 벤처캐피탈 부문 서류 접수를 마감했다. PEF 부문에는 6곳, 벤처캐피탈(VC) 펀드 분야에는 14곳이 지원했다.

면접 대상을 2배수로 뽑는 점을 감안하면 두 부문 모두에서 최소 경쟁률을 아슬아슬하게 달성했다고 볼 수 있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국민연금이 흥행에 실패했다고 지적한다. 다른 출자사업에는 운용사가 북적였는데 국민연금이 까다로운 조건과 낮은 보수 정책을 고집해 외면당했다는 식이다.

이전에 비해 경쟁강도가 떨어진 것은 확실하나, 사전 필터링이 적용된 영향이 크다. 실제로 올해 펀드레이징에 나선 주요 운용사 JKL파트너스와 스틱인베스트먼트는 지원 전 미리 질의응답을 통해 하우스 전략, 기존펀드와의 배치 등을 이유로 접수하지 않았다. 또 경쟁자의 면면을 따져 선정될 가능성이 낮으면 평판 관리를 위해 지원 의사를 접는 하우스도 많아졌다.

미시적 관점으로 분석하면 각 하우스별 사정이 있지만, 거시적 관점에서 보면 국민연금 출자사업에 운용사 지원이 뜸했다는 사실은 국내 대체투자 시장에 대한 심각한 경고로 읽을 수 있다. 조건이 까다로운 국민연금을 외면하고도 출자를 받을 기회가 널렸다는 방증이다. 벤처부문에서 해당 현상이 두드러졌지만 PEF 부문도 큰 맥락에서는 마찬가지다.

국민연금은 운용사의 트렉레코드뿐 아니라 성과배분 이력, 운용인력의 과거투자 경력, 유고 시 승계 계획 등을 모두 꼼꼼하게 따진다. 단순히 경쟁률만 놓고 국민연금이 출자사업 흥행에 실패했다는 지적은 변화된 시장환경에 맞춰 자금 운용 조건을 변경해야 한다는 논리로 이어질 수 있다. 국내 대체투자에 유독 박한 보수율은 그렇다쳐도 까다로운 지원 조건은 절대 타협의 대상이 아니다. 유동성이 풍부한 시장일 수록 운용사 선정에 까다로워야 한다.

오히려 국민연금에는 지원자가 몰리지 않았다는 사실은 흥행참패라는 비보보다 '희소식'으로까지 들린다. 투자사와 수시 커뮤니케이션이 중요한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를 수도에서 멀리 떨어진 지역으로 이전하고, 국민연금기금을 사회투자자본으로 여기는 인물이 이사장 후보로 거론되는 황당한 상황에서도 국민연금 실무진은 옳은 판단력을 유지하고 있다는 의미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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