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레이의 히든카드 'TBSK·TBCK' 1조 투자 중 절반 이상, 존재감 급부상…정보 노출 제한 '유한회사'
김병윤 기자공개 2017-10-31 08:40:30
이 기사는 2017년 10월 30일 12시48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일본 도레이가 국내 계열사에 1조 원 규모의 투자를 단행한다. 그 가운데 절반이 도레이BSF코리아(TBSK)·도레이BSF코팅코리아(TBCK)에 투입된다. 그룹 내 비교적 신생인 두 기업의 지위가 급부상하고 있음을 실감케 하는 대목이다.대규모 투자로 눈길을 끈 것과 달리 두 회사에 대한 정보는 제한적으로 공개돼 있다. 주식회사 대비 정보 공개의 의무가 적은 유한회사이기 때문이다. 노출을 꺼리는 도레이의 경영 전략이 반영된 결과라는 평가가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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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재감 드러내는 TBSK·TBCK
닛카쿠 아키히로 일본 도레이 사장과 이영관 한국도레이 대표(회장)는 지난 19일 간담회를 열고 도레이첨단소재(2150억 원)·TBSK(4000억 원)·TBCK(1500억 원)·스템코(2350억 원) 등에 총 1조 원을 투입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투자액 1조 원 중 절반 이상이 TBSK와 TBCK에 투입된다. TBSK와 TBCK는 각각 2008년, 2015년에 세워졌다. 도레이케미칼(1972년 설립)·스템코(1995년)·도레이첨단소재(1999년) 등과 비교했을 때 최근에 생겨난 법인이라고 볼 수 있다.
도레이가 업력이 짧은 두 계열사에 대규모 투자를 하는 것은 소재 분야를 강화하기 위한 목적으로 풀이된다. TBSK는 2차전지에 쓰이는 분리막을 생산하고 있다. TBCK는 분리막 코팅 가공제품을 만들고 있다. TBSK는 생산 제품의 일부를 TBCK에 납품하고 있다. 두 회사는 적잖은 시너지를 창출하고 있다.
경영 체제 역시 사업적 연관성을 높일 수 있는 구조다. 법인 등기부등본에 따르면 TBSK의 대표이사는 나카무라테이지·사이조테루아키 등 일본인 2명과 한국인 김세근 씨로 구성돼 있다. 나카무라테이지 씨는 TBCK의 유일한 이사 자리에도 올라있다.
TBSK·TBCK는 계열사와의 거래를 늘리며 그룹 내부에서 쓰임새를 확장하고 있는 추세다. 지난 회계연도(2016년 4월~2017년 3월) 도레이케미칼은 TBCK에 3억 8500만 원 규모의 매출을 기록했다. 거래액은 전년 대비 두 배 정도 늘었다. 같은 기간 도레이첨단소재가 TBSK·TBCK를 상대로 올린 매출은 25.1%, 93.7% 증가했다.
특히 자본금 추이를 보면 그룹 내 TBSK의 지위가 제고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법인 등기부등본에 따르면 TBSK의 자본금은 2008년 5000만 원에서 올 7월 2885억 원으로 늘었다. 이는 주력 계열사인 도레이케미칼의 자본금 규모(1분기 말 기준 2372억 원)를 웃돈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자본금을 늘리는 행위는 회사가 영위하고 있는 사업의 전망이 좋기 때문에 장기적으로 투자할 목적으로 해석할 수 있다"고 말했다.
◇정보 노출 제한적 '유한회사'
TBSK·TBCK는 일본 도레이가 지분 100%를 보유한 유한회사다. 한국도레이그룹 계열사 가운데 유한회사는 이 둘뿐이다.
유한회사는 설립 때 법원이 선임하는 검사인의 조사가 필요하지 않은 등 주식회사 대비 절차가 간소하다. 또 공시주의를 완화해 대차대조표의 공고를 요구받지 않는다. 주식회사 대비 정보의 공개가 제한적이다. 때문에 총자산의 규모, 실적 추이 등을 파악하는 데 한계가 있다.
다만 외부감사 대상에 유한회사를 포함하는 내용을 담은 '주식회사의 외부감사에 대한 법률 개정안'이 올해 국회를 통과함에 따라 TBSK·TBCK 역시 외부감사와 공시의무를 적용받게 될 가능성이 있다.
도레이가 가장 최근 설립한 법인이 유한회사라는 점은 근래 행보와도 일맥상통한다. 도레이첨단소재는 도레이케미칼을 인수한 이듬해 도레이케미칼의 자진 상장폐지를 위한 공개매수에 착수한 바 있다. 공시 부담 등을 줄이기 위한 목적이다.
석유화학업계 관계자는 "TBSK·TBCK를 유한회사로 설립한 것은 외부에 정보 공개를 최소화하는 동시에 사업에만 집중하기 위한 의도로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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