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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00억 모은 우리PE, 번 돈은 없다 3Q 순이익 '-34억', 유일한 적자 자회사…자산운용 성과 '아직'

김장환 기자공개 2017-11-03 10:25:21

이 기사는 2017년 11월 01일 13:1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자산운용업 진출 1년 만에 3000억 원 넘는 펀드 모집 성과를 달성하며 주목을 받았던 우리프라이빗에쿼티자산운용(우리PE운용)이 올 들어 순이익 적자 추세를 면치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첫 진출한 자산운용 성과가 아직까지 뚜렷하지 않아 비롯된 일로 풀이된다.

1일 우리은행에 따르면 우리PE운용은 올 3분기 누적 연결기준 약 34억 원대 순손실을 기록했다. 올 상반기 56억 원대 순손실을 냈다는 점을 보면 3분기 순이익을 낸 것으로 보이지만, 예년과 견줘볼 때 적자가 크게 늘었다는 점은 변함이 없었다. 지난해 동기에는 소폭이나마 순이익(8000만 원)을 기록했고, 또 한 해 동안 3억 원대 흑자를 냈었다.

우리PE운용은 지난해부터 사업 전략을 달리하고 이름까지 바꿨다. 기업 지분을 사들인 후 되팔아 수익을 남기는 방식의 '바이아웃(buy out)' 투자에 집중하다가 이에 한계를 느끼고 자산운용업에 손을 댔다. 지난해 7월 사업정관에 전문사모집합투자업을 등록했고 자산운용실을 신설하면서 우리PE였던 사명을 지금의 이름으로 바꿨다.

이후 1년 만인 올 7월 자산운용 부문에서 3271억 원에 달하는 펀드 모집 성과를 냈다. 2016년 12월 246억 원대 부산대기숙사펀드를 시작으로 고성화력발전펀드, 부산신항2-1글로벌해양펀드 1·2호 등을 잇따라 모집했다. BTL(Build-Transfer-Lease, 민간 설립 시설 정부 임대 투자 방식)에서부터 발전·인프라, 신재생에너지 등 다양한 분야의 투자 펀드를 결성하는데 성공했다.

정작 지난 1년간 조성한 펀드 운용을 통해 벌어들인 수익은 오히려 '마이너스'였다. 예년에도 적자를 낸 적은 있지만 한 자릿수를 넘어간 적은 거의 없었다. 올 3분기 우리은행 연결 실적에 포함되는 주요 자회사 중 유일하게 순손실을 낸 곳이란 오명까지 썼다.

우리PE운용 순손실이 올 들어 확대된 배경도 자산운용 사업 범위를 크게 늘린 탓일 수 있다. 투자자들을 끌어 모으기 위해 고배당을 약속하면서 빚어진 일로 관측되기 때문이다.

우리PE운용 관계자는 "연결기준으로는 배당금이 지출 내역이 잡히기 때문에 회계적 요인으로 적자를 내게 된 것"이라고 말했다.

우리PE운용 손실이 예사롭지 않게 보이는 이유는 우리은행의 지주사 전환 구상안에서 특별한 역할을 할 자회사로 우리PE운용이 지속해 꼽혀왔기 때문이다. 공적자금관리위원회(공자위)는 예금보험공사의 잔여지분 매각 여부를 이르면 올해 내에 결론지을 예정이고, 매각이 완료되면 우리은행 지주사 전환 절차도 속도를 낼 것으로 전망된다.

업계에서는 우리은행이 지주사 전환 전·후 여타 금융지주사처럼 사업역량 확대를 위해 인수·합병(M&A) 시장을 두드릴 것이란 관측이 주를 이룬다. 공모펀드를 운용하는 운용사를 인수해 이를 우리PE운용과 합병하는 방식으로 자산운용부문을 키울 것이란 전망도 있다. 우리PE운용이 지속적으로 적자를 이어간다면 현실적으로 시도하기 쉽지 않은 전략이란 평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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