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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조 자산가 된 80대 개인의 투자법 [thebell desk]

김용관 자산관리부장공개 2017-12-08 08:52:13

이 기사는 2017년 11월 10일 08:2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주식 투자로 돈 버는 비법 하나를 소개해 드릴까 합니다. 아주 단순하지만 엄청난 수익률을 자랑하는 비기(秘技)입니다. 현실 가능한 것이지 저도 잘 모르겠습니다. 판단은 여러분의 몫입니다.

이 분은 서울 명문대학교에서 학생들을 가르치다 은퇴한 교수님이십니다. 올해 80대 중반으로 건강하게 여생을 즐기고 있다고 합니다. 이 분의 자산이 얼마일까요? 놀라지 마십시요. 이 사례를 들려준 사람의 이야기로는 1조원이 넘는다고 합니다. 시쳇말로 '이거 실화냐'라고 의심하는 분들도 많을텐데 실화 맞다고 합니다.

주력 종목은 삼성전자 한종목. 2000년 11월 삼성전자를 대거 사들인 후 지금까지 보유하고 있다고 합니다. 재산 규모가 사실인지 믿기 어렵지만 대형 증권사의 고위 임원이 본인이 직접 관리해온 고객의 이야기를 들려준 것이니 거짓은 아닐 것입니다.

전문 투자자도 아닌 개인이 어떻게 이렇게 많은 재산을 모았을까요. 이 교수는 30대 중반인 1970년대부터 주식 투자를 시작했다고 합니다. '월급쟁이가 돈 벌수 있는 방법은 주식 투자 밖에 없다'고 생각했다고 합니다. 그당시만해도 주식 투자는 투기나 도박으로 여겨지던 때입니다. 시간이 날때면 칠판에 시세를 적던 명동으로 가서 직접 매매를 하곤 했답니다. 월급의 25%를 떼어 매월 주식에 투자했다고 하네요.

인문대 출신 교수라 주식에 대해선 아무 것도 몰랐습니다. 종목 선정의 바탕이 될 수 있는 경영이나 경제에 대해서도 지식이 전무했습니다. 그래서 단순하게 접근하기로 하고 큰 원칙을 하나 세웠습니다.

그 원칙은 '우리나라에서 가장 좋은 주식 한 종목에만 투자한다'였습니다. 문제는 수천개가 넘는 종목 중에서 가장 좋은 주식을 고르는 일이었습니다. 저PER, 저PBR, 순이익, 영업이익, 배당 등 다양한 기준이 있었겠지만 그가 선택한 방법은 아주 단순했습니다.

바로 '시가총액 1위 종목'이었습니다. 여러가지 변수가 있겠지만 시가총액 1위 종목이 될 정도면 좋은 주식이 분명하다고 생각했습니다. 단순하지만 결과적으로 탁월한 안목이었던 셈입니다.

그때부터 지금까지 시가총액 1위 종목만 투자했습니다. 매매는 시가총액 1위 종목이 바뀌면 이뤄졌습니다. 실제 이 분이 매매한 종목을 보면 우리 경제의 발전상이 한눈에 드러납니다.

80년대 수출관련주가 주력으로 부상하면서 현대차, 삼성전자, 유공, 금성사 등이 매매 대상에 올랐습니다.현대건설이나 대림산업 같은 건설주도 눈길을 끕니다. 80년대 초반에는 한일은행, 제일은행, 조흥은행이 하루가 멀다하고 시총 1위 전쟁을 벌이기도 했습니다. 90년대 들어서는 포스코나 SK텔레콤, 한국전력, 한국통신 등이 주요 매매 대상이었습니다.

80년대만해도 1위 종목 시가총액이 1000억원 안팎이었지만 89년 종합주가지수가 1000을 찍으면서 개별 종목의 시가총액도 급격하게 오르기 시작했습니다. 그래서 한번 이익을 낼때 10배, 20배씩 내는 경우가 많았다고 합니다. 이 과정에서 재산은 급격하게 불어났습니다.

마지막으로 거래한 종목이 2000년 11월21일 15만8000원으로 시가총액 1위에 오른 삼성전자입니다. 당시 삼성전자의 시가총액은 23조8956억원. 8일 종가 기준으로 삼성전자 시가총액은 366조3815억원으로, 17년 동안 15배 가량 올랐습니다.

정말 대단하지 않습니까. 그리고 단순하지 않습니까. 필요한건 17년동안 매도하지 않고 기다린 끈기였습니다. 말이 쉽지 실제로는 거의 불가능한 이야기입니다. 우리같은 하수들은 이미 수십번은 사고 팔았을 기간입니다.

제레미 시겔의 '주식에 장기 투자하라'에도 나타나듯이 투자 기간이 길어지면 주식은 채권보다 수익률이 높아지고 변동성도 크게 낮아집니다. 이 교수는 이같은 원리를 실증적으로 보여주고 있습니다.

증권사 임원은 10년전쯤 이 사례를 다른 PB 수십명에게도 이야기 해줬다고 합니다. 그 중에 딱 한명의 PB가 실행에 옮겼다고 합니다. 이 사람은 자신의 모든 자산을 다 팔아서 시가총액 1위 종목인 삼성전자를 샀다고 합니다. 결과는 말안해도 아시겠지요.

오해하지 마세요. 삼성전자를 매수하라는게 아닙니다. 핵심은 가장 좋은 종목, 즉 시가총액 1위 종목을 매수해서 이익을 극대화했다는 것입니다. 이분이 투자한 시가총액 1위 종목 중 증시에서 사라진 종목이 꽤 많습니다. 제일은행, 한일은행, 조흥은행, ㈜대우 등등. 17년째 시가총액 1위인 삼성전자도 미래에 어떻게 될지 알수 없습니다.

삼성전자가 너무 올라서 매수하기 부담스럽다는 분도 있을 겁니다. 시총 60조원으로 2위에 있는 SK하이닉스를 사는 것은 어떨까요? 그 분 기준으로는 가장 좋은 주식이 아니기 때문에 실패한 투자라고 했습니다. 원칙을 지키라는 말이죠.

증권사 임원은 대안으로 해외 주식을 권했습니다. 미국의 시가총액 1위 종목인 애플, 일본의 토요타자동차, 중국의 텐센트, 베트남의 비나밀크, 우리나라 삼성전자 등 5개국 시총 1위 종목으로 포트폴리오를 구성하는 것도 성장성과 안정성을 담보할 수 있다고 했습니다.

성투하시기 바랍니다.

뒷말) 이 사례를 이야기해 준 임원은 어떻게 됐는지 궁금하시죠. 그도 비슷한 원칙을 세웠지만 얼마 못가 예전대로 돌아갔다고 하네요. 너무 많은 정보와 지식이 독이 됐다고 합니다. 매일 증시를 보고 있으니 흔들릴 수 밖에 없었다고 합니다. 단순하지만 지키기 힘든 투자 방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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