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단의 시작과 끝 '이재현 회장' [한국의 100대 공익재단-CJ그룹]①CJ문화·나눔 이사장 역임 , '35억 출연' 사회공헌 사업주도
박창현 기자공개 2017-11-29 08:41:41
[편집자주]
공익재단이 변화의 갈림길에 섰다. 한국전쟁 후 교육 사업으로 시작해 사회복지 문화 환경 예술 등으로 다양화 길을 걷고 있다. 보유 주식 가치 상승으로 몸집도 비대해졌다. 고도 산업화를 거치며 기업 의사결정의 캐스팅 보트 역할을 하는 등 부수적인 기능도 강화됐다. 최근에는 공정거래위원회가 대기업계열 공익재단의 '부의 편법 승계' 활용 여부를 전수 조사키로 하면서 재계에 긴장이 감돌고 있다. 우리의 미래 공기이자 거울이라고 할 수 있는 공익재단 속살을 들여다본다.
이 기사는 2017년 11월 20일 16:1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봉사활동은 이 시대를 살아가는 사람들의 의무입니다. 더 나은 세상을 만드는데 기여한다는 생각을 해주시길 바랍니다." 이재현 CJ그룹 회장의 사회공헌에 대한 철학은 확고하다. 해도 그만, 안 해도 그만인 문제가 아니다. 신입사원부터 최고경영자(CEO)까지 예외는 없다. 사회 공헌과 봉사는 이 회장과 임직원간 소통의 주요 의제였다.1999년 외환위기 때 보여준 행보는 그 진실성에 무게감을 더한다. 당시 자금 경색 위기에 직면한 기업들은 사회 공헌 활동을 줄이며 비용 관리에 나섰다. 하지만 당시 CJ그룹은 오히려 사회공헌 전담 부서를 신설하고 관련 지원을 늘렸다. 어려울 때 더 베풀어야 한다는 이 회장의 신념 때문이었다.
더 조직적인 활동이 필요하다고 느낀 이 회장은 2005년 그룹 첫 번째 공익재단 'CJ나눔재단'을 설립했다. 이 회장은 직접 사재 25억 원을 출연하고, 재단 이사장에 취임했다. 이후 굴곡의 시간을 보냈을 때도 재단 이사장 자리만큼은 내려놓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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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J 계열사들도 출자 행렬에 동참했다. ㈜CJ는 설립 당시 현금 47억 원과 31억 원 어치의 자사주를 내놨다. CJ오쇼핑과 CJ CGV, CJ대한통운 등도 각각 14억 원, 10억 원, 6억 원을 냈다. 이렇게 출연한 자금만 146억 원에 달했다. 이 자금은 CJ나눔재단 운영의 밑천이 됐다.
이 회장은 재단의 재정이 진짜 도움이 간절한 사람에게 돌아가야 한다는 기본 원칙을 세웠다. 이 같은 아이디어에 착안해 탄생한 사회공헌 모델이 바로 'CJ도너스캠프'다. CJ도너스캠프의 핵심 키워드는 '온라인'과 '교육'이다.
CJ나눔재단은 설립과 동시에 CJ도너스캠프를 운영했다. CJ도너스캠프는 소외 아동·청소년들을 대상으로 교육사업을 지원하는 프로그램이다. 많은 사람이 참여할 수 있도록 그 때만 해도 생소했던 온라인 기부 시스템을 적용했다.
CJ도너스캠프는 교육 사업에 관심이 많았던 이 회장이 직접 지은 이름으로 유명하다. 온라인 기부 시스템 역시 이 회장의 아이디어에서 시작됐다. 이 회장이 CJ도너스캠프 출범식에서 남긴 말은 이 사회공헌 모델이 지향하는 바를 가장 잘 나타내준다. "참여하려는 분들이 있기에 격려만 해주고 시스템을 잘 만들어주면 기부가 더 많이 확대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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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J도너스캠프는 현재 '개방성'과 '투명성'을 갖춘 대표 기부 프로그램으로 자리를 잡았다. 첫 해 3000명의 기부자를 시작으로 지난해까지 33만 명의 기부자가 참여해 약 269억 원의 기부금을 모았다. 이 기부금은 전국 4700개 공부방(지역아동센터, 그룹홈 등) 청소년들의 교육 복지에 사용됐다.
2006년에는 CJ문화재단이 탄생했다. 문화재단 설립은 CJ그룹 창업 이념인 '사업보국(事業報國)' 연장선상에 있다. 이 회장은 일찍이 문화사업을 한국 경제를 이끌어갈 미래 성장 동력으로 규정해왔다. 실제 CJ그룹은 불모지였던 문화산업에 진출해 새로운 시장을 만들어나갔다.
문화재단 설립에도 이 회장이 직접 관여했다. 이 회장은 문화재단에 10억 원의 사재를 내놨다. 또 나눔재단과 마찬가지로 ㈜CJ가 가장 많은 금액(현금 67억 원+주식 31억 원)을 출연했다. 뒤를 이어 CJ오쇼핑과 CJ제일제당, CJ헬로비전 등이 각각 48억 원, 28억 원, 23억 원을 냈다. 전체 계열사 출연 자금은 240억 원이 넘는다. 재단 이사장 또한 이 회장이 줄곧 맡고 있다.
CJ문화재단은 문화사업 성장 동력을 만들기 위해 '문화생태계 다양성 구축'에 힘을 쏟고 있다. '젊은 창작자 발굴·육성'과 '창작 콘텐츠 개발'이 주요 업무다.
관련 분야 전문가들이 이 회장과 CJ그룹을 도와 재단 활동을 이끌고 있다. CJ나눔재단은 교육 지원 취지에 맞게 교육자들 대거 이사진에 포함돼있다. 곽금주 서울대 심리학과 교수와 곽수근 서울대 경제학과 교수, 이봉주 서울대 사회복지학과 교수, 정무성 숭실사이버대학교 총장, 윤현숙 한림대 사회복지학과 교수, 유희정 한신대 아동학과 조교수 등 11명의 이사진 중 절반이 넘는 6명이 교육계 출신이다.
CJ문화재단 또한 전문가 집단의 참여가 눈에 띈다. 대표적인 인물이 영화배우 안성기 씨와 음악평론가 임진모 씨다. 국내 굴지의 뮤지컬 프로듀서인 설도윤 설앤컴퍼니 대표와 장원영 호원대 교수, 이종석 법무법인 광장 변호사도 이사로 활동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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