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손보사 올해 조달 3.2조, 어디에 사용했나 [보험사 자본조달 리뷰]⑦해외 직·간접 투자 1.9조…'안전자산·상대적 고금리' 인식
안영훈 기자공개 2017-11-21 13:40:43
[편집자주]
보험회사의 2017년 자본조달 일지가 빼곡히 채워져 가고 있다. 1월부터 지금까지 10개 보험사가 상장(IPO), 후순위채·신종자본증권 발행 등으로 자본시장의 문을 두드렸다. 역대 두번째로 큰 장이다. 지금도 5곳의 보험회사가 2017년 마지막 자본조달을 위해 분주히 움직인다. 큰 규모의 자본확충에 나서는 배경과 보험회사별 조달의 특징을 짚어봤다.
이 기사는 2017년 11월 20일 16:4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해외 조달 10억 달러를 포함 올해 보험사가 채권 발행을 통해 조달한 3조1970억 원(11월 20일 기준)은 어디에 사용됐을까. 운영비용 마련 목적이 아닌 지급여력비율(RBC비율) 제고 목적의 자본조달이었던 만큼 대부분의 자금은 안정적 자산에 재투자됐다.회사별 투자처는 서로 다르지만 투자 원칙에는 공통점이 존재한다. 투자수익률이 발행금리를 밑도는 역마진을 피하고, 안전자산 투자로 RBC비율 하락을 최소화하는 것이다.
◇해외 조달 '현지투자'…국내 조달금 49%도 해외로
지난 13일 DB생명의 300억 원 국내 신종자본증권 사모발행 추가로 올해 보험사의 채권 발행 규모는 해외 발행 10억 달러, 국내 발행 2조1970억 원을 기록했다.
채권 발행으로 조달된 자금은 안전자산으로 재투자됐다. 채권 발행 목적 자체가 운영비용 마련 차원이 아닌 RBC비율 제고 목적으로 이뤄졌기 때문이다.
현재 보험사는 유입되는 보험료, 만기로 인해 회수한 투자금, 채권 발행 조달 자금 등을 각각의 계정으로 구분해 운용하지 않기 때문에 채권 발행 자금이 정확히 어디에 재투자됐는지는 알기 힘들다. 다만 보험사가 밝힌 공시 등을 통해 대략의 사용처를 알 수 있다.
올해 국내에서 채권을 발행한 보험사 중 조달 자금의 사용처를 밝힌 회사는 공모로 발행한 한화생명(5000억 원), 농협생명(5000억 원), DB손보(4990억 원), 현대해상(5000억 원) 등 단 4곳 뿐이다. 공모 발행 4사의 조달규모는 국내 채권 발행 조달 금액의 91%에 해당한다.
공모 발행 4사의 채권 발행 조달금액 1조9990억 원은 해외 투자와 국내 투자 재원으로 나눠져 사용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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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협생명과 현대해상은 각각 2200억 원, 2100억 원의 투자처로 해외투자를 지목했다. DB손보(옛 동부화재)는 4990억 원을 해외 유가증권 및 대출 투자에 사용한다고 밝혔다. 국내 투자로는 한화생명이 5000억 원 전액 투자를 밝혔고, 농협생명과 현대해상도 각각 2800억 원, 2900억 원을 투자했다.
해외에서 신종자본증권 사모발행을 통해 각각 5억 달러씩 조달한 교보생명과 흥국생명은 조달 자금 대부분을 해외 현지에서 직접 투자했거나 할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환 헤지 비용 부담, 국내 대규모 투자처 부재 등으로 인해 해외 현지 투자가 유리하기 때문이다. 보험업계 한 관계자는 "조달한 달러를 원화로 바꾸고 국내에서 투자할 경우 발행금리 지급을 위해 이후 다시 원화를 달러로 바꿔 지급해야 하는데 이 경우 비용이 발생하게 된다"며 "국내 투자처 부재로 해외 시장으로 눈을 돌리는 상황에서 굳이 달러를 원화로 바꿔 국내에 투자할 필요성은 없다"고 설명했다.
◇투자 원칙 '역마진 회피·요구자본 부담 최소화'
달러 조달과 원화 조달, 회사별 투자 비중의 차이는 있지만 보험사의 채권 조달 자금 투자에는 원칙이 존재한다.
투자수익률이 발행금리를 밑도는 역마진 회피는 투자 원칙의 기본 중의 기본으로 알려지고 있다. 손보업계 한 투자담당 임원은 "돈에는 꼬리표가 없다고 하지만 내부적으로 채권 조달자금의 경우 투자수익률이 발행금리를 밑돌지 않도록 관리하고 있다"며 "채권을 발행한 보험사가 해외 투자로 눈을 돌리는 이유도 아직까지 국내에 비해 해외의 경우 투자수익률이 상대적으로 높은 투자물건이 존재하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역마진 회피와 함께 고위험 투자처도 배제되고 있다.
앞선 투자담당 임원은 "RBC비율(가용자본/요구자본) 제고를 위해선 가용자본과 요구자본 모두를 신경 써야 한다"며 "고위험 자산에 투자할 경우 투자수익률이 높을지는 모르지만 요구자본이 크게 증가해 자본확충 효과가 상대적으로 떨어지게 된다"고 말했다. 이어 이 관계자는 "보험사들이 채권발행 조달자금으로 해외투자에 나서는 것도 같은 위험도라도 해외 투자자산의 경우 국내에 비해 상대적으로 금리가 높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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