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부·교육·문화 3대 활동…'공익'사업만 [한국의 100대 공익재단-네이버]①계열 출자·부동산 투자 없어…최인혁 등 이해진 사단 관리
이경주 기자공개 2017-12-11 08:19:00
[편집자주]
공익재단이 변화의 갈림길에 섰다. 한국전쟁 후 교육 사업으로 시작해 사회복지 문화 환경 예술 등으로 다양화 길을 걷고 있다. 보유 주식 가치 상승으로 몸집도 비대해졌다. 고도 산업화를 거치며 기업 의사결정의 캐스팅 보트 역할을 하는 등 부수적인 기능도 강화됐다. 최근에는 공정거래위원회가 대기업계열 공익재단의 '부의 편법 승계' 활용 여부를 전수 조사키로 하면서 재계에 긴장이 감돌고 있다. 우리의 미래 공기이자 거울이라고 할 수 있는 공익재단 속살을 들여다본다.
이 기사는 2017년 11월 23일 14:1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IT공룡 네이버는 다른 대그룹들 대비 공익재단 역사가 짧다. 설립된 지 20년도 안돼 대기업집단에 편입될 정도로 고속 성장한 탓에 재단 활동도 상대적으로 늦었다. 하지만 그 만큼 순수하게 운용되고 있다. 재단을 통해 지배력 강화를 노리지 않고 있으며, 토지나 건물투자로 자산을 불리지도 않았다. 네이버 등의 출연으로 확보한 수입 기금 대다수가 공익목적에 활용됐다.네이버는 해피빈재단(기부)과 네이버문화재단(문화), 커넥트(교육) 재단 등 총 3개 재단을 운용하고 있다. 재단이 본격적으로 만들어진 것은 2000년 대 후반이다. 2009년 처음으로 해피빈재단이 만들어졌고 이어 1년 간격으로 네이버문화재단(2010년)과 커넥트재단(2011년)이 순차적으로 생겨났다. 더벨이 조사한 국내 100대 재단(자산 기준) 평균 설립연도 1995년보다 14년~16년 늦다.
네이버는 이해진 창업자에 의해 1999년 벤처기업(네이버컴)으로 설립됐다. 18년 만인 올해 공정거래위원회에 의해 대기업집단으로 편입됐다. 자산총액이 6조 원이 넘고 계열회사가 71개에 이른다. 첫 재단을 만든 2009년은 네이버가 코스닥에서 코스피 시장으로 이전 상장(2018년 12월)을 한 직후다. 굵직한 현안이 정리되자 비로소 재단활동에 눈을 돌렸다.
◇ 계열출자·부동산 투자 없어… 해피빈 등 수입 100% 공익사업에 소진
네이버는 현재까지는 재단들을 순수하게 '공익' 목적으로만 운용하고 있었다. 최근 대기업 재단들이 총수일가의 지배력 강화나 상속을 위한 수단으로 활용되는 것을 감시하기 위해 공정위가 전수조사 의지를 밝혔지만 네이버는 해당사항이 없다. 현행법은 공익재단이 5% 이하의 계열사 지분을 상속·증여 받을 경우 세금을 면제받도록 하고 있어 재계에선 흔한 상속수단으로 활용해 왔다.
네이버 3개 재단은 계열사 지분 뿐 아니라 주식자산이 아예 없다. 토지나 건물 등에 투자하지 않아 부동산 자산도 없다. 보유 자산은 대부분 금융자산이다. 기부금 등의 수입을 단기금융상품으로 바꾸거나 현금 그대로 보유하고 있어 금융자산으로 분류되고 있다.
해피빈재단은 지난해 말 기준 전체 자산 230억 원이 모두 금융자산이었다. 네이버문화재단은 전체 자산 73억 원 중 71억 원이 금융자산이다. 커넥트재단은 전체 자산 47억 원 중 19억 원이 금융자산이고 29억 원이 기타자산이지만 이는 교육재단 특성 탓이다. 기타자산 29억 원은 교육에 사용되는 비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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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입도 충실히 공익목적에 사용되고 있다. 해피빈재단이나 커넥트 재단은 지난해 들어오는 수입 이상 규모를 공익목적으로 사용했다.
기부 포털 '해피빈'을 운영하고 있는 해피빈재단은 주요 수입원이 네이버 등 기업 출연과 일반인들의 기부금이다. 지난해 기부금 수입은 94억 원이지만 이보다 많은 95억 원을 기부활동(고유목적사업)에 지출했다. 부족분은 금융자산에서 발생하는 이자소득 2억9300만 원으로 메웠고 오히려 돈이 남았다. 덕분에 지난해 해피빈재단은 고유목적사업으로 1억6600만원 흑자를 냈다.
소프트웨어(SW) 인재양성 사업을 하는 비영리교육재단 커넥트는 주요 수입원이 네이버 출연기금이다. 정부로부터도 소액을 지원받는다. 지난해 총 수입은 92억 원으로 네이버 출연기금이 90억 원, 정부보조금이 1억 원이었다. 반면 고유목적사업 지출액(목적사업+일반관리비)은 103억 원으로 1년 치 수입을 뛰어넘었다.
네이버문화재단은 지난해 네이버 출연 등으로 77억 원 수입이 발생했는데 이중 82%인 63억 원을 고유목적사업인 예술지원사업에 지출했다. 수익사업 지출도 있었지만 1800만 원으로 크지 않았다. 전체적으론 13억 원 정도의 흑자를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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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인혁·오승환·윤재승 등 이사장…이해진 사단이 관리
이해진 창업자는 3개 재단 운영에 직접적으로 관여하진 않고 있다. 대신 이해진 창업자와 함께 현업에 있거나 깊은 인연을 맺었던 인물들이 재단 이사장(대표)으로 포진해 있다.
해피빈재단은 최인혁 네이버 비즈니스총괄 부사장이 대표직을 겸직하고 있다. 최 부사장은 이 창업자와 같은 삼성SDS 출신으로 1999년부터 네이버 초창기 멤버로 합류해 현재까지 중심추 역할을 하고 있다.
해피빈재단 초기 대표는 '네이버 창업 멤버 6인방' 중 한명인 권혁일 현 고문이다. 권 고문은 기부포털 아이디어를 내고 재단설립까지 주도한 것으로 알려졌다. 2013년까지 대표직을 수행하다 2014년 최 부사장에게 대표직을 넘기고 고문으로 남았다.
네이버문화재단 이사장은 오승환 전 NHN 이사다. 오 이사장도 '네이버 창업 멤버 6인방' 중 한 명으로 네이버의 전신인 NHN 이사(2001~2010년)를 수행하다 2010년부터 네이버문화재단 이사장직을 수행하고 있다.
커넥트재단은 이해진 창업자와 개인 친분이 있는 것으로 알려진 윤재승 대웅제약 회장이 이사장을 맡고 있다. 이 창업자는 윤 회장을 롤모델로 삼을 정도로 가깝게 지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윤 회장은 서울대 법대(85년 졸) 출신으로 같은 학교 컴퓨터공학과(90년 졸)를 졸업한 이 창업자의 대학선배다. 윤 회장은 2008년부터 2012년까지 네이버 사외이사로 활동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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