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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TF 장착 증권사, 연금저축시장 반격 예고 모델포트폴리오 계좌로 진화 기대, 랩 상품 도입은 '과제'

이승우 기자공개 2017-11-28 11:44:24

이 기사는 2017년 11월 24일 08:4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연금저축계좌에 상장지수펀드(ETF) 편입이 가능해지자 증권사들의 연금 비즈니스에 변화가 예상되고 있다. 수수료가 싸고 시장 상황에 대응하기 수월한 ETF를 통해 연금저축계좌의 펀드 포트폴리오 구성이 가능해졌기 때문이다. 기존처럼 연금펀드 판매에 그치지 않고 포트폴리오 사업으로 진화할 수 있는 발판이 마련된 것이다. 이를 통해 보험업계와 은행권이 절대적인 점유율을 기록하고 있는 연금저축시장에 증권업계가 반격을 가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연금저축 시장, 보험권 절대적 입지

2016년말 기준 보험권의 연금저축보험 규모는 88조1000억 원, 은행권의 연금저축신탁은 16조1000억 원이다. 반면 증권사의 연금저축펀드는 9조7000억 원으로 은행권의 절반, 보험권의 9분의 1 수준에 그치고 있다.

연금저축보험 시장이 커진 건 장기투자 상품으로 보험이 적합하다는 인식이 깔려 있기 때문에 가능했다. 연금저축보험은 공시이율에 따라 원금과 일정부분의 이자를 보장하면서 연금 상품에 대한 니즈를 맞춰주고 있다. 높은 사업비에도 불구하고 연금저축보험에 자금이 대거 유입된 것.

생명보험사 관계자는 "연금 상품에 대해 고객들은 장기투자와 원금보장이라는 인식으로 접근한다"며 "사업비가 있지만 연금저축보험 시장 커질 수 있는 이유다"고 말했다.

보험사에 비해 규모가 적지만 사별로 따지면 은행권의 연금저축신탁도 적지 않은 규모다. 연금저축신탁 역시 원금을 보장해주고 일정 부분의 실적배당 콘셉트를 가미하고 있다. 은행 지점이라는 거대 판매망이 연금저축신탁 시장을 키우는 바탕이 됐다.

반면 자체적인 연금저축상품 없이 자산운용사의 연금펀드에 절대적으로 의존하고 있는 증권사는 파이 키우기가 쉽지 않았다. 게다가 원리금이 보장되지 않은 펀드의 특성상 연금 상품에 부합하지 않는다는 인식도 깔려 있었던 게 사실이다. 원금이 보장되지 않는 가운데 괜찮은 상품을 다양하게 구성하고 있는 것도 아니었다.

증권사 관계자는 "연금저축계좌는 자산운용사의 연금펀드 판매에 그치고 있다"며 "다양하지 못하고 경쟁력이 크게 높지 않은 상품 구성으로 연금저축계좌는 크게 성장을 하지 못한 게 사실"이라고 말했다.

◇포트폴리오 구성 가능한 연금계좌 발판

연금저축펀드를 통해 포트폴리오를 구성하는 상품도 있기는 했다. 타겟데이트펀드(TDF)와 국내 운용사 포트폴리오펀드 등이 있으나 이 역시 하나의 운용사, 하나의 펀드에 가입할 수밖에 없는 한계가 있었다. 실적배당형 상품으로 경쟁력을 높여야 하는 증권사 연금저축계좌가 보험과 은행에 비해 딱히 차별화된 게 없었다는 이야기다. 실제로 연금저축계좌를 통해 펀드를 다수 편입하는 고객이 많지 않았다.

하지만 ETF가 연금저축계좌에 장착되면서 증권사 연금저축 비즈니스에 변화가 예상되고 있다. 기존 연금저축계좌 역시 다수 펀드 편입을 통해 포트폴리오를 구성할 수 있었으나 판매 수수료와 시장 대응의 적시성 문제 등으로 실행에 옮기기 쉽지 않았다. 하지만 여러 테마의 ETF를 적시에 편입할 수 있게 되면서 포트폴리오를 구성하는 계좌로 진화할 수 있는 발판이 마련됐다. 게다가 ETF는 수수료가 싸다는 최고의 무기를 가지고 있다.

연금 상품에 대한 모델포트폴리오를 이미 제시하던 곳도 있다. 삼성증권은 수년 전부터 연금 모델포트폴리오(MP)를 제시해 오고 있다. 하지만 실제 운용과 고객에게 적용하는 게 쉽지 않았다. 향후 ETF가 연금저축계좌에 장착되면서 MP를 통한 연금저축계좌 포트폴리오를 구성하는 게 현실적으로 가능하게 된 셈이다.

증권사 관계자는 "연금저축계좌에 다수의 펀드를 편입해 포트폴리오를 구성하는 데는 수수료 문제도 있었고 자산배분 전략 측면에서 연금펀드가 적합성이 떨어진다"며 "이를 보완할 수 있는 게 바로 ETF"라고 설명했다.

다만 연금저축계좌에 포함된 펀드 매매시 고객에게 일일이 확인하는 작업이 만만치 않은 걸림돌이다. 때문에 증권사들은 연금저축계좌를 랩 어카운트(wrap account)처럼 운용할 수 있도록 당국에 줄기차게 요구하고 있다.

증권사 관계자는 "연금저축계좌에 가입한 고객에게 일일이 펀드 교체 여부를 확인해야 하는 작업이 필요하다"며 "결과적으로 랩 어카운트로 운용할 수 있는 규제 완화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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