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샌드위치 신세 '교원' 다단계 판매로 승부수 [렌탈전성시대]⑥실적 부진에 '네트워크 판매' 나서…오너 2세 장동하 사업본부장 주도

서은내 기자공개 2017-11-28 07:49:27

이 기사는 2017년 11월 27일 07:2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교육·렌탈사업으로 성장해온 교원이 다단계사업을 시작했다. 렌탈 시장의 경쟁이 치열해져감에 따라 나름의 승부수를 띄운 것으로 보인다.

렌탈 시장에서 교원은 점차 신규 업체들에 밀려나는 모양새다. 기존 강자인 코웨이·청호나이스·SK매직 외에도 쿠쿠전자가 무섭게 치고 올라오고 있으며 LG전자·현대백화점 등 대기업들도 마케팅 능력으로 무장해 뛰어 들었다. 교원은 2000년대 초반 시장에 진출해 얼마간 선점효과를 누렸지만 시장 점유율을 점차 잃고 있다. 그 대안으로 내놓은 것이 다단계 판매 방식이다.

교원의 렌탈 누적 계정 수는 약 49만개(9월 말 기준). SK매직·쿠쿠전자 등 렌탈 후발주자들이 빠르게 판매망을 늘리며 100만 계정을 돌파했지만 교원은 50만 계정을 아직 넘기지 못하고 있다.

회사 전반적인 실적도 계속 악화되는 추세다. 매출이 2013년 5015억 원을 기록한 후 매년 감소해 지난해에는 4750억 원으로 300억 원 가까이 줄었다. 전체 매출에서 렌탈사업의 비중은 약 20%다. 지난해 영업이익은 127억 원으로 2013년(539억 원)의 5분의 1 수준으로 감소했다.

교원 4년간 실적 변화

교원은 렌탈 시장의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 제품 개발에 매진했다. 9월에는 식물재배기 '웰스팜'을 내놨다. 웰스팜은 빛, 온도, 영양분 등 식물 성장에 필요한 요소를 자동으로 조절해주는 제품이다. 웰스팜 이용고객은 3개월에 한번씩 식물모종을 배달받고 사후관리 서비시를 받는다. 교원은 40억 원 이상을 투자해 경기도 파주에 5289㎡(600평) 규모 식물공장을 만들었다.

교원 관계자는 "실내에서 손쉽게 상추나 허브 등 무농약 채소를 직접 키워먹을 수 있어 아이를 키우는 주부들에게 호응을 이끌 수 있을 것으로 판단했다"면서 "깨끗한 생활 환경을 만드는 데에 초점을 둔 교원 웰스의 기존 정수기나 공기청정기 브랜드 사업과도 잘 어울린다"고 설명했다.

이색적이긴 하지만 식물재배기가 시장에서 얼마나 선택을 받을 지는 미지수다. 웰스팜 출시 후 판매량은 석 달 간 약 7000만대에 그쳤다. 렌탈 신제품의 초기 판매량이 통상 한 달에 1만대를 웃도는 것을 감안하면 적은 수치다. 재배량이 제한적이고 재배에 꽤 오랜 시간이 걸린다는 것도 단점이다. 때문에 사업성이 약하다는 게 업계의 대체적인 평가다.

이같은 상황에서 교원은 '네트워크 마케팅'이란 용어로 화장품과 건강식품의 다단계 사업을 시작했다.

교원은 20억 원을 투자해 신설법인 '교원더오름'을 만들었다. 교원 관계자는 "교월 웰스 내에 있는 화장품 판매 부문을 독립시켜 사업체를 만들었다"면서 "빠르게 사업을 키우기 위한 방식으로 다단계를 택한 것"이라고 말했다.

장평순 교원 회장의 아들 장동하 교원 기획조정부문장이 더오름 사업 본부장을 맡은 후 더오름의 영업력은 빠르게 확대되고 있다. 지난 9월 교원은 장 회장이 참석한 가운데 다단계업체 '교원더오름' 출범식을 갖고 사원 모집 설명회를 열었다. 이날 장동하 부문장은 '삶의 질을 높이는 네트워크 마케팅'을 슬로건으로 내걸었다. 두달만에 교원더오름 회원은 1만명을 돌파했다.

일명 '직접판매'라고도 불리는 다단계는 도소매 유통채널 없이 소비자가 다시 물건을 판매하는 방식이다. 다양한 형태의 인센티브 구조를 활용하므로 일반 방문판매에 비해 판매조직의 영업력을 빠르게 강화시킬 수있다는 게 특징이다. '피라미드' 형태의 불법 다단계는 처벌 대상이지만 일정 수준 금액을 넘지 않고 수당이 상품가격의 35%를 넘지 않는 등 규정을 지키면 정상적인 영업이 가능하다.

교원의 기존 렌탈 판매는 '웰스매니저'가 기본적으로 사후 관리 서비스를 해주면서 동시에 영업을 담당하는 구조였다. 웰스매니저가 제품을 판매하면 일정 수수료를 받지만 그렇다고 제품 구매자가 다시 판매를 하는 것은 아니다. 교원은 현재 약 3500명의 웰스매니저를 두고 있다.

교원더오름과 비슷한 업체로는 한국암웨이가 있다. 연 매출이 7314억 원에 달한다. '애터미''뉴스킨코리아' 등도 대표적인 다단계업체이며 웅진도 지난해부터 다단계 브랜드 '웅진릴리에뜨'를 운영 중이다 .

하지만 국내 정서상 교원이 다단계 사업에 진출함에 따라 그동안 쌓아왔던 이미지와 상반된다는 지적을 피해갈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기존 웰스의 렌탈 사업까지 부정적인 이미지가 옮겨갈 수 있다는 점도 문제다. 이미 교원은 더오름 사이트에서 '더오름패밀리'란 이름으로 교원웰스 정수기와의 제휴마케팅을 하고 있다. 웰스 상품을 이용하면 더오름 화장품을 구입하는 포인트를 받는 식이다.

업계 관계자는 "신규 서비스를 내놓고 렌탈업체들이 불꽃튀는 경쟁을 하는 가운데 렌탈 계정 수가 가장 적은 교원은 위협을 크게 느꼈을 것"이라고 전했다. 그는 또 "다단계 사업은 고객을 모으는 과정에서 불법과 합법을 구별해 내기 어렵다"며 "기존 교원웰스 브랜드 이미지에 타격을 입을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교원 관계자는 "다단계에 대한 인식이 국내에서 부정적인 것은 사실이나 다단계는 불법이 아니다"라면서 "교원의 화장품 브랜드 인지도가 낮은 상황이므로 입소문 마케팅을 활용해 시장에서 경쟁하기 위해 고안한 방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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