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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림, ㈜STX 인수전 다시 뛰어든 이유는 팬오션 '곡물유통' 사업과 시너지 포석

한형주 기자공개 2017-11-30 09:23:41

이 기사는 2017년 11월 27일 08:1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하림이 전문상사인 ㈜STX 인수에 재차 도전한 이유는 무엇일까. 전문가들은 하림그룹이 계열사 팬오션을 통해 새로 진출한 곡물유통 사업과의 시너지 효과가 크다고 보고 이번 입찰에 뛰어든 것으로 보고 있다.

그밖에 팬오션이 보유한 기존 벌크선의 가용성이 제고된다는 점, 팬오션과 ㈜STX 각각의 자회사인 포스에스엠-STX마린서비스 간 합병 효과 등도 인수전 참여 배경으로 지목된다.

27일 인수합병(M&A) 업계에 따르면 하림그룹은 현재 진행 중인 ㈜STX 공개매각 거래를 완주키로 지난 22일 최종 의사 결정을 내렸다. 이달 중순경 치러진 예비입찰에 참가하고 본입찰 적격자(숏리스트)로 선정됐을 때만 해도 내부적으로 신중론이 만만찮았으나, 팬오션의 인력 풀(pool)만으로는 곡물유통 사업 성과를 빠른 시일 내 원하는 수준까지 끌어올리기 어렵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하림그룹은 2015년 사모투자(PE) 운용사인 JKL파트너스와 공동으로 팬오션을 인수한 직후 곡물사업실을 신설했다. 미국 현지법인인 팬오션아메리카를 통해 미 농무성(USDA)으로부터 곡물수출 허가를 취득, 글로벌 곡물유통 사업을 본격 전개했다. 내년까지 곡물유통 물량 340만 톤을 확보해 국내 사료곡물 시장을 석권하고, 2020년엔 570만 톤으로 늘려 아태 지역 메이저사로 거듭난다는 목표를 세웠다.

곡물유통 경쟁력 강화와 더불어 팬오션 벌크선대의 활용도를 높일 수 있다는 점도 하림그룹이 ㈜STX 경영권을 노리는 이유다. 팬오션과 마찬가지로 ㈜STX도 취급하는 수출입 물량(아연·구리 등) 대부분이 벌크선으로 운송되는 것들이다. 즉 ㈜STX가 실어 나르는 주요 화물이 컨테이너선이 아닌 벌크선, 특수선용 상품이란 점은 국내 최대 벌크선사인 팬오션에게도 매력 요인이 된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연료값이 떨어지면서 특수선 운영이 상당폭 적자를 기록 중인데, 팬오션 입장에서 ㈜STX가 소유한 선박은 물량 커버에 절대적인 메리트로 작용할 수 있다"고 진단했다.

하림그룹에게 ㈜STX의 또 다른 투자 포인트는 팬오션의 자회사로 선박관리 및 해운중개업 등을 영위하는 포스에스엠과 동종업체인 ㈜STX의 자회사 STX마린서비스 간 합병을 통한 시장 점유율 상승이다. 하림은 재작년 팬오션 경영권을 확보하면서 STX마린서비스 인수도 동시에 추진했었다. 당시 STX마린서비스에 대한 매각희망가가 높아 성사되지 못했다. 이번에 지배기업인 ㈜STX를 품에 안으면 자연스레 STX마린서비스 경영권도 따라오게 된다.

과거 STX그룹의 지주회사였던 ㈜STX는 에너지, 원자재 수출입, 기계·엔진, 해운·물류 등 4대 사업을 중심으로 한 전문 무역상사다. 현재 하림그룹과 함께 ㈜STX 인수 숏리스트에 올라 데이터룸 실사에 임하고 있는 경쟁 후보는 총 6곳인 것으로 전해진다. 전략적투자자(SI)와 재무적투자자(FI)가 두루 포함돼 있다는 후문. 본입찰은 내달 22일로 예정돼 있다.

거래 대상은 산업은행 등 채권단 소속 금융기관들이 들고 있는 ㈜STX 보통주 1억 5237만 547주, 보통주로 전환 가능한 의결권 없는 전환주 1271만 주 등이다. 전환주까지 합친 지분율은 총 86.3%다. 매각 주관은 EY한영이 맡고 있다.

하림그룹으로서는 이번에 두 번째 인수 기회를 맞게 된 것이다. 올 초 채권단의 첫 매각 시도 때도 참전했으나, 경쟁 비더인 SM(삼라마이다스)그룹에게 우선협상자 지위를 내줬다. 결국 SM도 적정 매매가에 대한 셀러와의 눈높이 차이로 ㈜STX를 인수하지 못했다. SM은 2차 공개경쟁입찰엔 불참했다. 매도자에게 하림은 거래 흥행 측면에서 놓쳐선 안될 후보란 평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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