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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기 농협은행장 인선, 지역안배·코드인사 배제되나 임추위, "실력 우선 고려" 강조…시장 우려 일축

안경주 기자공개 2017-12-04 09:23:48

이 기사는 2017년 12월 01일 16:4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농협금융지주 임원후보추천위원회(임추위)가 차기 농협은행장 인선과 관련해 지역안배와 코드인사를 배제하겠다는 뜻을 내비쳤다. 원론적인 입장이지만 최근 농협은행장 인선 작업이 늦어지자 금융권에서 제기된 지역안배와 코드인사에 대한 우려를 의식한 것으로 보인다.

임추위는 농협금융 계열사 4곳의 최고경영자(CEO) 인선을 동시에 진행하면서 후보자 검증에 예상보다 많은 시간이 소요된데 따른 영향이라는 설명이다. 전문성과 영업성과 등 실력을 우선적으로 고려하겠다는 것이다.

1일 금융권에 따르면 농협금융은 이달 4일께 4차 임추위를 열고 2~4명의 숏리스트(압축 후보군)를 확정할 예정이다. 이후 면접을 거쳐 차기 농협은행장 최종 후보자를 추천할 예정이다. 이사회와 주주총회를 거쳐 이달 초 후임 행장을 선임할 전망이다.

당초 농협금융은 지난달 27일 열린 3차 임추위에서 숏리스트를 확정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임추위원들 간 이견이 쉽게 좁혀지지 않아 두 차례 정도 더 임추위를 갖고 최종 후보자를 추천하기로 했다.

이 때문에 농협금융 안팎에선 차기 농협은행장 인선과 관련해 지역안배 또는 코드인사가 이뤄질 가능성이 조심스럽게 제기되고 있다. 특히 농협금융이 농협중앙회의 지배를 받고 있다는 점에서 김병원 농협중앙회장의 입김이 작용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이는 차기 농협은행장 유력 후보로 의외의 인물이 급부상하고 있다는 이유 때문이다. 고태순 NH농협캐피탈 사장이 대표적이다. 해남 출신인 고 사장은 농협대학 교수와 무안군지부 금융지점장, 남대문기업금융지점장, 서울영업부장 등을 역임했다. 이후 NH농협캐피탈로 자리를 옮겼지만 탁월한 성과를 냈다는 점에서 NH농협캐피탈 사장을 연임할 것으로 예상됐다. 하지만 최근 김병원 농협중앙회장과 같은 전남 출신이라는 점에서 차기 농협은행장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이창호 농협중앙회 부산지역본부장도 최근 급부상한 인물이다. 이 본부장은 경남 산청 출신으로 부산대를 졸업했다. 농협중앙회 입사 이래 줄곧 부산에서 근무했다. 또 참여정부 시절인 지난 2005년 농어촌비서관실 행정관으로 청와대에 파견 근무를 한 이력이 있다. 문재인 대통령의 정치적 기반인 부산 지역 인물이 금융권 주요 요직에 속속 기용되고 있다는 점에서 유력 후보로 꼽히고 있다.

금융권 고위 관계자는 "단위조합을 가진 농협의 성격상 인사에서 지역안배와 정치 배경은 늘 중요하게 고려돼 왔다"며 "최근 차기 농협은행장 인선 지연 배경이 우려스럽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임추위는 이 같은 업계 우려에 대해 고려대상이 아니라고 일축하고 있다. 임추위원 사이에 이견은 있지만 후보자 간 경쟁이 치열해 벌어진 일이라는 것이다.

한 임추위원은 "최근 차기 농협은행장으로 일부 인물들이 급부상했지만 (임추위) 내부 논의와 달리 잘못 알려진 내용도 많다"며 "특히 지역안배나 코드인사는 고려 대상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이는 원론적인 입장이지만 최근 코드인사 등에 대한 우려를 의식한 것으로 보인다. 자칫 차기 농협은행장 인선 과정에서 논란에 휩싸일 가능성을 배제하겠다는 뜻이다.

임추위원들 역시 농협금융의 내년도 핵심사업인 '디지털금융'과 '글로벌 사업'에 방점을 두고 후보자의 전문성과 영업성과 등을 살펴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앞선 임추위원은 "농협은행 발전을 이끌 수 있는 적임자를 찾는데 (임추위원들이) 가장 많은 고민을 하고 있다"며 "실력을 우선적으로 고려해 후보 검증을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농협금융은 농협은행장을 비롯해 농협생명·농협손보·농협캐피탈 등 4개 계열사 CEO를 한꺼번에 교체할 계획이다.

임추위는 민상기 서울대 교수와 전홍렬 전 금융감독원 부원장, 정병욱 변호사 등 3명의 사외이사와 오병관 농협금융 부사장, 유남영 정읍농협 조합장(비상임이사) 등으로 구성됐다. 다만 오 부사장은 차기 농협은행장 후보군에 포함돼 이번 임추위에서 제외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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