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카드에 실적 추월당한 현대캐피탈 [여전사경영분석]2011년 회계변경 후 처음…대출채권 처분익 감소 등으로 수익성 악화
원충희 기자공개 2017-12-05 09:11:37
이 기사는 2017년 12월 04일 13시41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현대카드의 영업이익이 처음으로 현대자동차 그룹 금융 계열사의 맏형인 현대캐피탈을 추월했다. 현대카드의 실적이 늘어난 면도 있지만 현대캐피탈의 실적이 급감한 게 주요인이다. 대출채권 처분이익이 작년대비 감소한데다 지난 4월부터 시작한 현대·기아자동차의 할부금리 인하가 현대캐피탈의 수익성을 저하시켰다는 분석이다.2017년 3분기 보고서에 따르면 현대카드의 영업이익은 2403억 원으로 전년 동기(2012억 원)대비 19.4% 증가했다. 같은 기간 현대캐피탈의 영업이익은 3431억 원에서 2369억 원으로 26.7% 줄었다. 영업이익 측면에서 현대카드가 형님 금융계열사인 현대캐피탈을 넘어선 것이다. 2011년 한국채택국제회계기준(K-IFRS) 이후 현대카드의 이익이 현대캐피탈을 추월한 적은 올해가 처음이다.
현대캐피탈은 2014년 이후 기준으로 연평균 3300억 원 정도의 영업이익을 내는 회사다. 현대카드의 연간 영업이익은 평균 약 2500억 원이다. 현대캐피탈은 현대카드와 대략 800억 원의 격차를 내면서 지금껏 우위를 지켜왔다. 하지만 금년에는 이 같은 공식이 깨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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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카드와 현대캐피탈의 역전현상은 올 상반기부터 시작됐다. 1분기만 하더라도 각각 726억 원, 932억 원으로 현대캐피탈이 앞서있었다. 그러나 2분기 말에는 각각 1728억 원, 1667억 원으로 뒤집혔다. 현대캐피탈의 영업이익이 급감한 게 역전의 빌미를 제공했다는 설명이다.
최대요인은 대출채권 처분이익 급감이다. 현대캐피탈 관계자는 "매년 부실채권 등 대출채권 처분으로 1000억 원 가량의 이익을 얻었는데 올해 3분기까지 대출채권 처분이익은 434억 원으로 작년동기 980억 원보다 감소한 게 수익에 영향을 끼쳤다"며 "다만 4분기에는 대출채권 600억 원 정도를 매각할 예정이라 1년 전체적으로 보면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다른 요인으로 꼽힌 것은 현대·기아차의 할부금리 인하다. 지난 4월 현대차와 기이차는 국내 고객의 표준형 할부(원리금균등상환 방식)구매 시 기준금리를 선수율과 할부기간에 관계없이 4.5%로 고정했다. 표준형 할부로 구매하면 40bp에서 최대 340bp의 금리인하 효과를 볼 수 있도록 했다. 지금도 현대캐피탈의 신차할부 최저금리는 3.3%로 주요 경쟁사(3.5%)보다 낮은 수준이다.
증권사 한 애널리스트는 "올 4월 현대차와 기아차가 내수판매 제고를 위해 할부금리를 인하하면서 현대캐피탈의 수익성 악화가 예상됐다"며 "상반기부터 그 영향이 나타난 것으로 분석된다"고 밝혔다.
이와 달리 현대카드는 자동차 취급액 증가 등으로 신용판매 자산이 확대되면서 3분기 말 영업수익이 2조 1256억 원을 기록, 전년 동기(2조 30억 원)대비 6.1% 늘었다. 현대·기아차 전용카드 출시에 힘입어 자동차 구매시장 내 상품경쟁력이 제고됐으며 온라인, 오토(Auto)채널 등 비용효율이 높은 채널 내 카드모집이 증가한 덕분이다.
아울러 세금환급 등 일회성 효과도 컸다. 일회성 효과를 제외하면 전년 동기대비 6.1%인 영업수익 증가율은 3.5%로, 19.4%인 영업이익 증가율은 마이너스(-)6.5%로 떨어진다.
한편 당기순이익으로 보면 현대캐피탈이 여전히 우위에 있다. 9월 말 현대캐피탈의 순이익은 2268억 원으로 현대카드(1819억 원)를 상회하고 있다. 현대캐피탈의 해외법인 지분법이익 570억 원 등이 반영된 효과다. 특히 3분기 말 8억 1140만 위안(약 1359억 원)의 세전이익을 낸 중국법인(북경현대기차금융)이 효자역할을 톡톡히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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