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 신뢰 상실, 사모채 조달도 어렵다 [삼성중공업 유상증자]올해 사모채 발행 시동…증자로 시장 충격 '자금조달 통로' 막혀
이길용 기자공개 2017-12-08 11:13:34
이 기사는 2017년 12월 07일 14시02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2015년 대규모 손실 인식 이후 사실상 공모채 조달이 불가능해진 삼성중공업은 올해부터 사모채를 적극적으로 활용했다. 수요가 모이면 곧장 사모채를 찍는 방식으로 자금을 조달했다. 하지만 올해도 빅배스가 반복되면서 시장의 신뢰를 잃었고 앞으로는 사모채 조달도 어려움을 겪을 전망이다. 차입금 상환 자금 마련을 위해 영업현금창출력 회복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2015년 2월 삼성중공업은 3000억 원에 대한 회사채 수요예측에 도전했다. 3년물 2000억 원, 5년물 1000억 원으로 트렌치(tranche)를 구성했다. 당시 회사채 본평가에서 한국기업평가는 AA(안정적), NICE신용평가는 AA(부정적) 등급을 평정했다. 수요예측 결과 3년물은 7400억 원의 주문이 몰렸지만 5년물은 200억 원에 그쳤다. 삼성중공업은 5년물 발행을 취소하고 3년물을 5000억 원으로 증액해 자금을 조달을 극대화했다.
2014년부터 국내 조선사들의 미청구공사가 급증하면서 시장의 우려는 커졌고 2015년 본격적으로 빅배스가 단행됐다. 이를 피해가지 못한 삼성중공업은 2015년 연결 기준으로 1조 5019억 원의 영업손실을 인식했다. 이후 AA급 우량 신용도를 잃었고 신용도는 꾸준히 하락했다. 이로 인해 사실상 공모채로 자금을 조달할 수 있는 길은 막혔다.
조선업황 부진이 계속되면서 삼성중공업은 지난해 1조 1409억 원의 유상증자를 실시하면서 자금을 보충했다. 차입금 상환을 위해서는 영업현금창출이 필요한데 업황이 개선되지 않아 대규모 자금을 증자 방식으로 수혈한 것이다.
1조 원이 넘는 자금을 확보한 삼성중공업은 올해 중순부터 사모채로 자금을 조달했다. 신용도가 저하되면서 대규모 공모채 발행이 어려워진 삼성중공업은 올해 7월 600억 원의 사모채를 발행하면서 조달에 시동을 걸었다. 이후 한 달마다 사모채를 찍으면서 올해 5차례에 걸쳐 총 2550억 원을 사모채로 조달했다. 자금 조달이 원활하지 않다보니 수요가 있으면 그 때마다 사모채를 찍는 양상이다. 만기는 제각각이지만 금리는 3.9~4.6% 수준에서 형성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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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중공업은 올해 조선업황이 바닥이라는 컨센서스가 형성되면서 턴어라운드 기대감에 사모채라도 찍을 수 있는 상황이었다. 하지만 이번에 1조 5000억 원의 유상증자를 추진하면서 자금 조달 환경은 더욱 악화됐다. 2015년에 이어 올해와 내년 각각 4900억 원과 2400억 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돼 당분간 채권 시장에서 자금을 조달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이미 은행권 차입이 막힌 상황에서 채권 조달도 불가능한 상황이라 이번 증자를 통해 대규모 자금을 미리 확보해야 하는 상황이다.
대규모 손실과 증자로 시장의 신뢰를 상실한 삼성중공업은 영업현금창출을 통해 차입금을 상환하는 선순환 구조를 시장이 입증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이미 크레딧 시장에서는 삼성중공업이 모든 부실을 털어냈는지 의구심을 갖는 상황이다. 주식시장에서도 신뢰를 회복하지 못한다면 알반 주주들로부터 증자 참여를 이끌어내는데 어려움을 겪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업계 관계자는 "조선업황이 턴어라운드 한다는 믿음 덕분에 삼성중공업은 사모채를 통해서라도 자금을 조달할 수 있었다"며 "이번에 대규모 손실을 통해 시장의 신뢰를 크게 상실했기 때문에 앞으로 직접금융시장에서 자금을 조달하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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