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17년 12월 22일 08시12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KT와 SK텔레콤이 관로 훼손 문제를 놓고 또다시 한판 맞붙었다. 통신사간의 소모적이고 무의미한 싸움이 어디 어제 오늘의 일이었을까. 살벌하게 치고 받는 그들만의 혈투는 이번에도 치열하게 벌어지고 있지만 정작 그 싸움을 지켜보는 제3자는 마치 골백번 보고 또 본 지루한 영화만큼이나 따분하고 지칠 따름이다.볼썽사나운 싸움의 내용을 요약하면 이렇다. 강원도 평창의 KT 통신 케이블 관로를 SK텔레콤이 사전 동의없이 무단으로 훼손했다는 것이다. 양측은 원상복구를 했네 안했네, 고소를 취하했네 안했네 하며 주거니 받거니 핑퐁게임중이다. 한쪽이 주장하면 다른 한쪽이 반박하고, 다시 재반박이 오고가니 누구 말이 맞는지 가늠하기조차 어렵다. 삼자대면이라도 해야 할 판이다.
언제나 벌어지는 뻔한 싸움이지만 최근 KT가 보여준 행태는 영 개운치 않다. KT는 평창에서 차세대 네트워크인 5G 구축 기자간담회를 진행하면서 없던 일정을 슬그머니 끼워 넣었다. 이동중인 차량을 갑자기 멈춰 세우고 기자들에게 관로 훼손 장소를 보여준 것이다. 심지어 해당 장소에 피켓까지 세워놓고 SK텔레콤의 무단 사용에 대해 친절한 설명까지 덧붙였다.
KT 입장에서는 자신들이 피해자라는 사실을 각인시키고 싶었던 모양이다. 제한된 공간에 수많은 기자들이 모였으니 이 참에 논란의 장소를 직접 보여줘 여론을 자신들에게 유리한 방향으로 이끌어 가려고 했을 공산이 크다는 얘기다.
관로 훼손 이슈가 시시비비를 분명히 따져야 할 중대한 사안이라면 절차에 맞게 처리하면 그만이다. 하지만 5G를 홍보하겠다며 기자들을 불러모은 곳에서 일방적으로 관로 훼손 논란을 끄집어 내 홍보하는 것은 온당치 못하다.
경쟁을 하다보면 부딪힐 일도 있고, 때로는 다투기 마련이다. 하물며 세 곳의 통신사가 나눠 먹고 있는 국내 통신시장은 오죽할까. 중요한 것은 그러한 갈등의 과정을 어떻게 풀어나가느냐다. 지금과 같은 진흙탕 싸움이 지속된다면 곤란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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