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흥국저축은행 무상감자, 선박금융 부실 털기 일환 자본금 468억→308억…실적 개선으로 내부 정비 여력

신윤철 기자공개 2018-01-04 11:30:18

이 기사는 2018년 01월 02일 15:5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흥국저축은행이 전체 주식 중 34%를 무상감자로 소각한다. 선박금융 부실을 털기 위한 것으로 무상감자 후 자본금은 기존 468억 원에서 308억 원으로 줄어든다.

이번 무상감자는 흥국저축은행이 빅배스(Big Bath: 부실자산을 한 회계연도에 모두 반영하여 위험요인을 일시에 제거하는 회계기법) 효과를 노린 것이다. 무상감자는 대개 누적 결손금이 커질 경우에 자본금 규모를 줄여 회계상의 손실을 털어내는 방법으로 이용된다.

흥국저축은행은 지난달 28일 저축은행중앙회 수시공시를 통해 무상감자를 실시한다고 밝혔다. 재무구조개선을 목적으로 전체 936만주에서 320만주를 소각한다. 지난 11월 말 신청했지만 금융위원회 인가에 한 달이 걸려 지난달 21일에 완료했다.

흥국저축은행 관계자는 "이번 무상감자로 선박금융 부실을 모두 털어낼 수 있다"며 "2018년 사업전망은 불확실성이 커 그전에 정리를 하고 가자는 계획이었다"고 설명했다.

흥국저축은행은행은 실적 개선으로 내부 정비에 힘을 쏟을 있게 돼 무상감자를 실시할 수 있었다. 9월 말 기준 총자산이 전년 동기 대비 2배 증가해 3624억 원을 기록했다. 당기순이익은 71억 원을 기록해 전년 동기 대비 3배 늘었다.

선박금융 부실로 매각 대상이 됐던 2014년 말 총자산 660억 원, 당기순손실 43억 원을 기록한 점을 감안하면 단기간에 예전 수준 이상으로 회복했다.

흥국
(2017년 9월 말 기준)

흥국저축은행의 부진은 이전 대주주인 팬오션으로부터 비롯됐다. 해상운송업체인 팬오션은 선박금융업을 하기 위해 흥국저축은행을 인수했지만 해운업 침체가 이어지면서 인수 시너지가 나타나지 않았다. 오히려 선박금융 부실 여파를 맞은 흥국저축은행 재무건전성만 급속도로 악화됐다.

결국 2014년 9월 팬오션은 소유 지분 전체를 22억 원에 인베스터유나이티드로 매각했다. 인베스터유나이티드는 경영컨설팅 업체로 충남 오투저축은행의 대주주이기도 하다. 팬오션은 2011년 STX건설로부터 흥국저축은행 지분 65.6%를 265억 원에 인수한 바 있다.

인베스터유나이티드로 주인이 바뀐 뒤 흥국저축은행은 경영정상화에 성공했다. 가계대출이 크게 늘어난 점도 실적 회복에 큰 도움이 됐다.

흥국저축은행은 한 때 기업여신 비중이 90% 이상이었지만 선박금융 부실 여파 이후 가계여신 비중을 늘렸다. 2016년 9월 말 기업과 가계 수익 비중은 8대 2였으나 1년 사이에 6대 4로 변화했다.

흥국저축은행 관계자는 "선박금융 부실 여파로 기업금융이 위축된 동안 주택담보 위주로 가계여신을 늘렸다"며 "신용대출은 고려하지 않으며 기업금융 영업력 회복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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