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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重, '친환경 선박'으로 불황 파고 넘는다 [2018 승부수]LNG연료선·배기가스 세정설비 등 개발, 4000억 투입 예정

심희진 기자공개 2018-01-05 08:21:21

이 기사는 2018년 01월 04일 12:5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현대중공업이 친환경 선박 기술을 확보를 통한 신시장 개척을 올해 중점 과제로 선정했다. 이를 위해 약 4000억 원을 하이브리드 추진 시스템 개발 등에 투입할 계획이다. 유례없는 불황을 겪고 있는 현대중공업이 새 먹거리 발굴을 통해 위기를 극복할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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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환구 현대중공업 사장(사진)은 2018년 신년사에서 "2018년에는 지금까지 한 번도 겪어본 적 없는 엄중한 상황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며 "특히 해양사업의 경우 몇 달 후면 수주가 바닥을 완전히 드러낼 예정"이라고 말했다.

강 사장은 경영 위기의 돌파구로 친환경 선박 기술 개발을 제시했다. 그는 "국제해사기구(IMO)의 오염물질 규제가 곧 시행됨에 따라 친환경 선박 개발이 중요한 화두로 떠오르고 있다"며 "본격적인 수요 대응에 앞서 기술 경쟁력을 갖추는 데 필요한 연구개발(R&D) 활동을 강화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국내 조선업 불황이 장기화되면서 현대중공업은 유례없는 경영난을 겪고 있다. 특히 지난해에는 2015~2016년 수주 절벽 여파로 인한 일감 부족이 현실화되면서 순환 휴직, 휴업 등 고강도 조치를 단행하기도 했다.

2015년까지만 해도 20조 원을 웃돌았던 별도기준 매출액은 2016년 19조 원, 2017년 10조 원으로 각각 감소했다. 연 매출이 10조 원대에 머문 건 2008년 이후 처음이다. 2012년 1조 3000억 원이던 영업이익도 2014~2015년 2조 원가량 적자를 기록했다.

실적이 악화로 재무구조도 상당 부분 훼손됐다. 2011년 3조 원대였던 순차입금은 2015년 6조 7000억 원까지 늘었다. 헤비테일(선박 인도 시점에 잔금을 수령하는 방식)이 보편적인 방식으로 자리 잡은 상황에서 선주사들의 선박 인도 연기가 잦아지면서 운영자금 마련을 위해 부채를 늘릴 수밖에 없었다.

문제는 조선업황이 회복될 기미를 보이지 않는다는 데 있다. 현대중공업은 잔여 일감 등을 고려해 2018년 매출 목표를 지난해보다 2조 원가량 줄어든 8조 원으로 잡았다. 호황기였던 10년 전에 비해 약 60% 줄어든 수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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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중공업은 친환경 선박 시장을 공략해 새로운 성장 동력을 마련할 방침이다. IMO는 2020년 1월 선박 대기오염 방지의 일환으로 황산화물 배출량을 현행 3.5%에서 0.5%로 제한할 예정이다. 이를 충족하려면 배기가스 세정설비를 장착하거나 액화천연가스(LNG) 등 친환경 연료를 써야 한다.

현대중공업은 선제적 대응 일환으로 벌크선, 유조선 등 다수의 LNG연료 추진선을 개발하고 있다. 앞서 지난해 7월 가스터빈 엔진을 기반으로 하는 LNG 운반선을 제작해 영국 로이드선급협회로부터 기본 승인을 받았다. 자회사인 현대삼호중공업도 러시아 국영 해운사로부터 LNG연료 추진 방식을 적용한 대형 유조선을 세계 최초로 수주했다.

최근에는 배기가스 세정설비를 자체적으로 만드는 데 성공했다. 현대중공업은 연간 50기 이상의 설비 수주를 확보해 수익성을 개선할 방침이다.

현대중공업 관계자는 "질소산화물 저감장치에 이어 배기가스 세정설비까지 개발함으로써 큰 폭의 성장이 예상되는 친환경 엔진 설비 시장을 선점할 수 있게 됐다"며 "친환경 설비에 대한 R&D를 지속적으로 확대할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말 발표한 대규모 자본 확충 계획도 친환경 선박 강화 전략과 무관치 않다. 현대중공업은 오는 3월 주주배정 유상증자를 통해 1조 3000억 원을 확보할 계획이다. 이 중 4200억 원가량은 하이브리드 추진 시스템 등을 개발하는 데 사용된다. 현대중공업은 2023년까지 압축천연가스(CNG)선, 수소운반선 등을 만드는 데 총 1조 원을 투자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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