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상사, 회사채 수요예측 도전 '2전3기' 가능할까 [발행사분석]실적·시기·신용도 삼박자 갖춰…자원개발사업 변동성은 숙제
피혜림 기자공개 2018-01-12 15:48:20
이 기사는 2018년 01월 09일 17:4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LG상사(AA-, 안정적)가 1년 여의 공백을 깨고 회사채 발행을 재개한다. 회사채 시장의 성수기로 꼽히는 연초에 발행하는데다 실적 개선, 지주사 편입 등의 호재가 이어져 흥행 가능성은 높은 것으로 점쳐진다. 과거 발목을 잡았던 자원개발 사업이 원자재 가격 상승으로 정상 궤도에 오른 점도 긍정적이다.과거 두 번의 수요예측에서 일부 트랜치의 수요 미달 사태를 겪은 바 있어, 이번 회사채 도전에 각별히 신경 쓰는 분위기다. 개선된 사업 안정성과 신용도를 바탕으로 자존심 회복에 성공할 수 있을 지 주목된다.
◇LG상사, 회사채 악몽 벗어나나
LG상사는 이달 1000억 원의 공모 회사채를 발행할 예정이다. 만기는 3년물과 5년물로 나눴다. 조달한 자금은 오는 2월과 5월 만기도래하는 회사채 차환용도로 쓰일 전망이다. 증권신고서 제출일은 오는 11일로 예정돼 있다. 희망금리 산정을 위한 수요예측은 12일 실시한다. 대표 주관사로는 KB증권과 NH투자증권이 참여했다.
LG상사의 회사채 발행은 2016년 9월 이후 약 1년 4개월 만이다. 당시 총 1000억 원을 모집한 수요예측에 1100억 원의 유효수요가 몰렸다. 3년물에는 700억 원 모집에 200억 원의 초과 수요가 발생했지만 5년물에는 300억 원 모집에 200억 원의 자금이 신청되는 데 그쳤다.
LG상사는 2015년 5월 발행에서도 일부 수요가 미달된 바 있다. 총 2000억 원 모집에 2100억 원의 기관자금이 신청돼 유효수요는 확보했지만 5년물에서 300억 원의 자금이 미달됐다.
자원개발사업의 변동성이 당시 투심을 위축시켰던 것으로 풀이된다. 2012년 알짜사업부로 꼽혔던 자원개발사업은 2015년 손실의 주범이 됐다. 원자재 수요 감소와 유가 하락 등으로 자원개발사업에서만 886억 원의 영업손실이 발생했다. 당기순손실은 137억 원에 달했다.
실적 악화가 누적되자 LG상사는 2016년 2월 등급하향검토(↓) 대상에 등재되는 등 신용도가 훼손됐다. 다행히 그해 상반기 실적 개선으로 하향 검토 딱지는 뗐지만 회사채 투자자들의 불안을 없애진 못했다.
|
◇자원개발사업 실적 개선…변동성이 관건
걸림돌이었던 자원개발사업은 지난해 실적 개선의 원동력이 됐다. 중국 경기 호전으로 유연탄 가격이 상승하자 지난해 3분기 연결기준 자원개발사업의 누적 영업이익은 740억 원에 이르렀다. 전년 동기 대비 177% 상승한 수치다. 자원개발사업은 LG상사 3분기 연결기준 전체 영업이익의 40%를 창출했다.
자원개발사업의 성장세에 재무 실적도 상승 궤도를 탔다. LG상사는 지난해 3분기 연결기준 매출액 3조 3118억 원, 영업이익 649억 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액 13%, 영업이익 201%가 올랐다.
개선된 재무 실적을 바탕으로 LG상사는 커버리지 지표를 개선했다. 지난해 3분기 기준 순차입금/EBITDA는 4.84배를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1.77배 개선됐다.
재무 지표는 나아졌지만 자원개발사업의 변동성은 여전히 남아있다. 자원개발사업은 국제 원자재 가격에 따라 수익과 손실을 오간다. 원자재 가격은 국제 경기·이자율 등 외부 요인에 따라 결정되기 때문에 대처가 쉽지 않다. 지난해 LG상사가 이룬 수익 역시 국제 환경 변화에 따라 언제든 손실로 바뀔 수 있는 셈이다.
◇지주사 편입·발행 시기·신용도에 분위기 무르익어
다만 지난해 11월 완료한 지배 주주 개편은 회사채 흥행에 긍정적 분위기를 조성할 것으로 보인다. 구본무 LG그룹 회장과 친인척 35인은 LG상사 지분 24.69%(957만 1336주)를 지주회사인 (주)LG에 넘겼다. LG상사의 최대 주주가 바뀌며 LG그룹의 지주사 전환은 14년 만에 끝을 맺었다.
IB업계 관계자는 "이번 주주 변경으로 LG그룹은 공정거래위원회가 요청했던 것들은 다 구성하게 됐다"며 "현 정부 내에서 LG가 가야 할 방향 자체에 걸림돌이 없어진 것이기에 회사채 발행에도 청신호가 될 것"이라고 했다.
연초라는 발행 시기 또한 회사채 흥행의 플러스 요인이다. 기관들이 지갑을 여는 1월은 수요가 풍부해 회사채 시장의 성수기로 꼽힌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1월 회사채 수요예측에는 기관 투자가 많이 몰린다"며 "1월에 회사채를 발행하는 업체는 많지만 발행 금액이 크지 않아 AA등급 투자자들 쪽에서는 LG상사에 관심을 가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LG상사의 신용도는 AA-다. 2013년 이후 5년째 우량 등급을 유지하고 있다. 신용평가관계자는 "LG상사는 실적이 안정적인데다 작년 정기평가 이후 큰 변화라곤 최대 주주 변경 밖에 없다"고 밝혀 LG상사의 신인도 유지를 시사했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best clicks
최신뉴스 in 전체기사
-
- 수은 공급망 펀드 출자사업 'IMM·한투·코스톤·파라투스' 선정
- 마크 로완 아폴로 회장 "제조업 르네상스 도래, 사모 크레딧 성장 지속"
- [IR Briefing]벡트, 2030년 5000억 매출 목표
- [i-point]'기술 드라이브' 신성이엔지, 올해 특허 취득 11건
- "최고가 거래 싹쓸이, 트로피에셋 자문 역량 '압도적'"
- KCGI대체운용, 투자운용4본부 신설…사세 확장
- 이지스운용, 상장리츠 투자 '그린ON1호' 조성
- 아이온운용, 부동산팀 구성…다각화 나선다
- 메리츠대체운용, 시흥2지구 개발 PF 펀드 '속전속결'
- 삼성SDS 급반등 두각…피어그룹 부담 완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