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18년 01월 10일 16시11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금융감독원이 미리 예고했던 금융지주사 지배구조 검사 착수 일정을 조만간 확정하기로 했다. 시중은행뿐 아니라 지방은행 금융지주사까지 아우르는 검사가 될 것으로 점쳐진다. 이를 두고 업계 관심은 하나금융지주로 쏠리고 있다.

10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감원은 금융지주사 지배구조 검사를 벌이기 위해 대상자 선별 작업을 벌이고 있다. 최흥식 금융감독원장은 지난해 말 국내 금융사 지배구조에 문제점을 제기하며 이달 중으로 이에 대한 검사를 시작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관련 검사가 마침내 본격화되는 것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은행검사국 실무진이 직접 관련 업무를 총괄하고 있다"며 "국내 은행 지배구조와 관련된 업무는 그쪽에서 모두 관리하고 있고, (지난해 예고한 지배구조 관련 검사도) 해당 실무진이 직접 정리하고 있다"고 말했다.

금감원의 지배구조 검사 대상에는 국내 모든 금융지주사가 포함될 수밖에 없을 것으로 점쳐진다. 특정한 곳만 검사에 나서면 표적 조사 논란을 불러일으킬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금감원 또 다른 관계자는 "다음주에 지배구조 검사 대상이 결정될 것이라고 들었다"며 "시중은행 지주사뿐 아니라 지방은행 지주사까지 모두 포함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를 두고 업계에서는 하나금융지주를 주목하고 있다. 특정 대주주가 없는 은행에 대한 금감원의 지배구조 검사는 결국 최고경영자(CEO) 승계 프로세스 적정성을 면밀히 살펴보겠다는 의미로 봐야 한다. 이런 가운데 하나금융지주는 본격적인 차기 회장 선출 절차에 착수한 상태다.

하나금융지주는 지난해 회장후보추천위원회를 소집하고 새롭게 진용을 꾸렸다. 김정태 회장이 회추위 위원에서 빠지는 대신 사외이사 8명 전원이 회추위원으로 포함됐다. 김 회장은 회추위원에서 빠지면서 3연임 도전 의사를 공표했다.

김 회장이 회추위에서 빠진 배경에는 금융당국의 압박도 자리잡고 있다. 최종구 금융위원장과 최흥식 금감원장이 지난해 말 금융지주사들의 회장 선출과 관련된 '쓴소리'를 잇따라 내놨기 때문이다.

최 금융위원장은 "금융사에서 경쟁자들을 인사 조치해 자기 혼자 (회장을) 계속할 수밖에 없는 분위기를 조성하는 게 사실이라면 CEO로서 중대한 책무를 유기하는 것"이라고 했다. 최 금감원장은 "내·외부 회장 후보군을 구성하는데 경영진이 과도하게 영향을 끼치고 있었고, CEO 승계프로그램도 형식적일뿐이었다"고 언급했다. 업계에서는 하나금융지주를 겨냥한 게 아니냐는 관측이 꾸준히 나왔다.

금융당국의 압박 기류 속에서도 김 회장은 인선 절차를 투명하게 하면 큰 문제가 없을 것이란 판단을 내린 상태다. 다만 금감원의 지배구조 검사가 본격화되면 회장 선출 절차를 본격화한 하나금융지주는 어떤 금융지주사보다도 부담이 클 수밖에 없을 것으로 전망된다. 금감원 검사가 본격화되기 전에 인선 절차를 마무리하는 게 김 회장 입장에서 유리할 수도 있어 보인다.

하나금융지주 회추위는 지난 9일 모임을 갖고 27명에 달했던 회장 후보군(롱리스트)을 16명까지 압축했다. 이들을 대상으로 한 인터뷰를 진행한 후 오는 16일 최종후보군(숏리스트)을 선정하기로 했다. 이후 숏리스트 대상 프레젠테이션(PT)과 인터뷰 절차를 거쳐 오는 22일경 최종 회장 후보를 확정할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