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18년 01월 15일 14:4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전영삼 산업은행 자본시장부문 부행장(사진)도 지난해 임기를 1년간 연장받은 임원 중 한명이다. 성주영 기업금융부문 부행장이 이례적으로 '4연임'을 확정받은데 이어 전 부행장 역시 '2+1(2년 임기 연장 후 1년 연장)' 임기를 보장받게 됐다. 임기가 연장된 전 부행장의 올 한해 최대 과제도 여전히 대우건설 매각이란 점은 변함이 없다.

15일 금융권에 따르면 산업은행은 지난해 12월 28일 이사회를 거쳐 전 부행장 임기 1년 연장 안건을 통과시켰다. 전 부행장의 임기 만료는 애초 이달 중순까지로, 지난해 말 정기 이사회에서 이에 대한 결론 역시 서둘러 내렸던 셈이다.

전 부행장은 조사부와 경영전략부, 종합기획부(기획조정부) 등에서 근무한 전통성을 갖춘 산업은행맨이다. 자본시장실과 투자금융실, 기업금융실 등을 거치며 업무 능력을 인정받았다. 산업은행 내부에서는 과거 대우증권과 산은자산운용 매각을 성공시킨 주역으로 평가받고 있다.

그 공을 인정받아 2016년 1월 현 자리인 자본시장부문 부행장으로 올라서게 됐다. 전 부행장은 이후 PE실과 발행시장실, M&A실을 책임지고 있다.

전 부행장은 전임 이동걸 회장이 부임 후 'KDB혁신위원회'를 발족하고 조직 쇄신 논의를 벌일때 그 중심에 서 있던 인물이기도 했다. 산업은행 측 인사로 혁신위원회에 참여했던 이는 이대현 전무이사(수석부행장)와 전 부행장, 팀장급 인사 1명이었다. 나머지 4명은 학계 전문가였다. 전 부행장이 그만큼 산업은행을 잘 아는 인사로 손꼽혔기 때문에 부행장 중 유일하게 혁신위원회에 참여했던 것으로 보인다.

그런 전 부행장의 이력에 다소 '생채기'를 남긴 건 다름 아닌 대우건설이었다. 전 부행장은 2016년 8월 박창민 전 대우건설 사장 선임 과정에 산업은행 측 대변인으로 적극 나설 수밖에 없었다. 대우건설 노동조합은 박 전 사장 선임 절차와 연계된 각종 의혹을 두고 이동걸 전 회장과 전 부행장, 오진교 전 PE실장을 최근 고발하기도 했다.

다만 전 부행장이 당시 사장 선임 절차에 적극 개입할 수밖에 없었던 건 대우건설을 관리하는 자본시장부문 최고 임원이었기 때문이다. 과정과 결과가 어떻든 간에 전 부행장은 해당 절차에 참여를 할 수밖에 없었던 인사다. 대우건설 사장추천위원회에는 산업은행 측 인사 2명과 대우건설 측 사외이사가 함께 포함돼 왔던 게 관례다. 이 자리에 통상 참여했던 게 자본시장부문 부행장과 PE실장이었다.

지난해 9월 부임한 이동걸 회장이 첫 임원인사를 단행하며 전 부행장의 임기 연장을 결정한 것도 결국 이 같은 판단을 내렸기 때문으로 볼 수도 있다. 대우건설 사장 선임 문제를 두고 전 부행장에게 책임을 묻기가 어렵다고 판단했을 수 있다는 얘기다.

1년간 임기 연장에 성공한 전 부행장에게 남겨진 가장 큰 숙제도 다름 아닌 대우건설이다. 산업은행은 올해 내에 대우건설을 매각하겠다는 방침을 세우고 지난해 11월 매각 공고를 단행했다. 오는 19일 예정된 본입찰에 호반건설과 엘리온리소스그룹 두 곳이 뛰어들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본입찰이 수포로 돌아가면 산업은행은 대우건설 처리 방침을 재차 결정해야 한다. 그 방향키를 쥐고 있는 게 바로 전 부행장인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