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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을관계 초월한 '조선내화와의 동행' [한국의 100대 공익재단-포스코]④청암재단 출연+상호 지분 보유, 이화일 회장 이사회도 참여

박창현 기자공개 2018-01-25 08:37:31

[편집자주]

공익재단이 변화의 갈림길에 섰다. 한국전쟁 후 교육 사업으로 시작해 사회복지 문화 환경 예술 등으로 다양화 길을 걷고 있다. 보유 주식 가치 상승으로 몸집도 비대해졌다. 고도 산업화를 거치며 기업 의사결정의 캐스팅 보트 역할을 하는 등 부수적인 기능도 강화됐다. 최근에는 공정거래위원회가 대기업계열 공익재단의 '부의 편법 승계' 활용 여부를 전수 조사키로 하면서 재계에 긴장이 감돌고 있다. 우리의 미래 공기이자 거울이라고 할 수 있는 공익재단 속살을 들여다본다.

이 기사는 2018년 01월 22일 08:4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포스코와 협력사 조선내화가 공익활동을 매개로 돈독한 인연을 이어가고 있다. 조선내화는 포스코청암재단에 협력사 중에 가장 많은 금액을 출연했다. 그 인연 탓인지 포스코청암재단은 조선내화 지분을 투자 자산으로 매입했다. 조선내화 또한 포스코 지분을 갖고 있다. 상호 출자 관계가 생겼다.

더 나아가 이화일 조선내화 명예회장을 포스코교육재단 이사로 선임했다. 공익 사업 부문에서 만큼은 갑을관계를 넘어 동반자의 길을 걷고 있다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다.

조선내화는 1947년 설립된 내화물 전문 제조 기업이다. 내화물은 1500도가 넘는 고온에도 견딜 수 있는 물질로 주로 강철과 시멘트 등을 만드는 공업로에 사용된다. 조선내화 최대 매출처는 포스코다. 지난해에만 포스코와 1927억 원 규모의 내화물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 이는 연간 매출의 30%에 육박하는 규모다.

사업적으로 긴밀하게 연결된 양 사는 공익활동 분야에서도 특별한 관계를 맺고 있다. 포스코가 공익사업 선두에 서면 조선내화가 핵심 조력자로 나서는 모습이다.

포스코는 2005년 포스코 창립자 박태준 명예회장의 유지를 받들어 학술·장학 공익법인 '포스코청암재단'을 설립했다. 청암은 박 명예회장의 아호다. 당시 포스코 계열사는 물론 주요 협력사들도 기부 행렬에 동참했다.

이 때 조선내화는 협력사 가운데 가장 많은 금액을 출연금으로 내놨다. 먼저 현금으로 8억 6000만 원을 기부했다. 여기에 조선내화 주식 3만 주도 내놨다. 주식 출연 가치는 12억 원이 넘었다. 총 20억 원의 자금을 포스코 공익사업에 쾌척한 셈이다.

조선내화 창업자인 이훈동 명예회장과 박 명예회장의 각별한 인연이 전폭적인 지원으로 이어졌다는 분석이다. 두 사람은 포스코 사업 초기부터 신뢰를 쌓고 긴밀한 파트너십을 구축한 것으로 것으로 알려졌다. 그 관계는 2세인 이화일 명예회장 때까지 계속 이어졌다.

포스코

상호 지분 보유 관계도 흥미롭다. 포스코청암재단은 조선내화 지분을 출연받은 후 추가로 9만 주를 더 샀다. 기타 보유 물량까지 더해 보유 주식수가 16만 주까지 늘어난 상태다. 유통 주식수 기준으로 4.9%에 해당하는 물량이다. 현재 지분 장부가치는 137억 원에 달한다.

배당 이익 기여도도 높다. 포스코청암재단은 2016년 기준으로 조선내화로부터 6억 4000만 원의 배당금을 받았다. 투자 주식 가운데 배당 이익이 가장 크다. 포스코 지분의 경우, 지급 배당금이 2억 4750만 원에 불과했다.

흥미롭게도 조선내화 역시 포스코 지분을 갖고 있다. 2016년 말 기준으로 조선내화는 포스코 지분 40만 주(0.5%)를 보유하고 있다. 지분 장부가액은 1030억 원으로 책정됐다. 한 때 포스코 주가가 크게 뛰면서 포스코 지분 시가가 조선내화 시가총액에 근접하기도 했다. 결과적으로 포스코 패밀리와 조선내화 간에 상호 출자 고리가 만들어진 모양새다.

이화일 조선내화 명예회장은 포스코 재단 이사회에도 직접 참여하고 있다. 이 명예회장은 1995년부터 포스코교육재단 이사진에 합류했다. 임기는 2019년 11월까지다. 이사회 멤버 가운데 가장 연장자(75세)지만 그 누구보다 열정적으로 공익 활동을 진두지휘하고 있다는 평가다.

포스코 관계자는 "조선내화는 포스코의 오랜 공급사로 포스코청암재단 출범 당시 재단에 기부금을 전달했다"며 "조선내화는 포스코 외에도 지역사회에 다양한 기부 활동을 펼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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