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그룹, 사외이사 후보 추천 '자문단'에 쏠리는 눈 현대글로비스 첫 시험대, '독립적 필터링' 여부 관건
박기수 기자공개 2018-01-26 10:15:00
이 기사는 2018년 01월 25일 07시15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현대차그룹이 ‘주주친화 거버넌스 강화'를 공표하고 투명경영위원회의 주주권익 보호담당 사외이사를 주주들이 직접 추천방식으로 선임한다. 주주들의 권익을 향상시키기 위한 제도적 근거를 마련했다는 점에서 긍정적인 평가가 나온다.다만 최종 후보군을 선출하는 집단이 사측에 의해 구성된 자문단이라는 점에서 허울뿐인 제도가 아니냐는 우려도 제기된다. ‘주주친화 거버넌스 강화'의 첫 타자인 현대글로비스가 추진하는 사외이사 선임 방식 때문이다.
현대글로비스는 주주 직접 추천방식으로 사외이사를 선출한다고 지난 22일 공시했다. 지난해 말 기준 주식을 한 주라도 가지고 있는 주주라면 등기우편 제출 방식으로 한 명의 후보를 추천할 수 있다. 접수는 1월 25일부터 6일간 진행된다.
추천된 후보들은 현대글로비스가 조직한 자문단에 의해 최종 후보로 선출된다. 자문단은 최종 후보군으로 3~5명을 선출한다. 이후 사외이사 후보추천위원회가 최종 후보를 선정한다. 후보의 최종 선임 여부는 주주총회에서 결정된다. 임기는 3년이다.
이번 현대글로비스의 사외이사 선출에 대한 업계의 반응은 긍정적이다. 경영에 참여할 수 있는 사외이사를 주주의 손으로 직접 추천한다는 점에서다. 선임된 사외이사는 주주 관점에서 의견을 피력하고 국내외 주요 투자자 대상 거버넌스 NDR(Non-Deal Roadshow)에 참석할 수 있는 권한을 갖는다.
그러나 사측이 공개한 선임 과정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주주들이 사외이사를 추천하지만 최종 후보군을 ‘필터링'하는 주체가 사측이 구성하는 자문단이기 때문이다. 사외이사 선임 과정의 일부가 ‘주주 추천'인 것은 맞지만 전체적인 결정에서 주주의 권한은 제한적이다.
이에 따라 자문단이 회사에 우호적인 사람들로 구성될 경우 사측의 입맛에 맞는 사외이사를 선출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결국 주주들이 추천한 후보가 최종 사외이사로 선임되는 데는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다.
이러한 우려를 키우는 것은 자문단 구성 방식이다. 현대차그룹은 국내외 투자기관의 지배구조 전문가 3~5명으로 자문단을 구성할 방침이다. 그러나 모든 과정은 비공개로 진행한다. 투명성을 확보하기 위해 대외 기관과 기관투자자들의 의견을 적극 반영한다는 입장이지만 자의적 선임이란 우려를 불식시키지는 못할 것으로 보인다.
기업 지배구조 전문가는 "자문단이 사측에 의해 비공개로 구성되기 때문에 충분히 독립적인 사외이사가 선출되지 않을 것이란 우려가 있을 수 있다"며 "주주 추천의 주주총회에서 어떤 후보가 선임되는지 보고 나면 평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현대차그룹은 충분한 검토를 거쳐 자문단 구성을 최대한 공정하게 한다는 방침이다. 더불어 이번 사외이사 선임 건이 그룹 내 이슈인 지배구조 변화나 경영권 승계와는 관련 없는 사안이라고 못 박았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사외 이사 선임 방식인 ‘주주 추천제'의 의미가 퇴색되지 않도록 자문단을 구성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어 "주주권익 사외이사 선임은 투명 경영과 주주 권익 향상을 위한 것"이라며 "지배구조 개편과는 관련 없는 사안"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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