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글로비스, 사익편취 회피 '주식 9주'의 마법 [격랑 헤치는 해운업계]③오너 지분율 공정거래법 규제 제외, 계열사 거래 기반 외형 키워
고설봉 기자공개 2017-10-27 09:05:00
[편집자주]
국내 최대의 국적선사인 한진해운이 법정관리에 들어간 지 1년. 격랑 속에서 표류해 온 해운업계가 혹독한 구조조정 등을 거치며 옛 영광을 위해 절치부심하고 있다. 국적 선사들을 중심으로 한국해운연합이 출범했다. 치킨게임을 중단하고 사라진 항로를 다시 개척하는 일이 당면과제로 떠올랐다. 격랑을 헤치고 있는 해운사들의 현주소와 앞으로 항로를 짚어본다.
이 기사는 2017년 10월 25일 15시31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현대글로비스는 국내 해운·물류사 중 유일하게 매년 꾸준히 성장하며 수익을 내고 있다. 현대차그룹 계열사들과 내부거래를 통한 안정적 매출 실현이 최대 경쟁력으로 꼽힌다.현대글로비스의 경쟁력은 정의선 현대차 부회장으로부터 만들어진다. 정 부회장은 현대글로비스 지분 23.29%를 보유한 최대주주다. 아버지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과 계열사 보유 지분 29.09%를 합하면 51.38%에 달한다. 이를 통해 현대글로비스의 실질적인 지배력을 갖추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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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 회장이 개인 최대주주로 올라 있지만 현대글로비스는 공정거래법을 피해 현대차그룹과 내부거래를 활발히 펼치고 있다. 공정거래법은 총수일가 지분이 30%(비상장 20%) 이상인 계열사에 대한 특수행위 및 지원을 제한한다. 반대로 30% 미만인 경우 규제 대상에서 제외된다.
정 회장과 정 부회장이 보유한 현대글로비스 주식수는 각각 251만 7701주와 873만 2290주이다. 부자가 소유한 지분을 합치면 1124만 9991주(29.99%)다. 현대글로비스의 발행 주식수는 총 3750만 주이다. 이중 30%에 해당하는 주식수는 총 1125만 주이다. 정 회장 부자의 보유 주식수와 9주 차이가 난다. 이로 인해 현대글로비스는 총수일가사익편취 규제대상에서 제외됐다.
30% 지분에 미달하는 주식 9주에서 현대글로비스의 마법은 시작된다. 현대글로비스는 비교적 늦게 출발한 해운물류회사다. 2001년 2월 22일에 설립돼 2005년 12월 26일에 주식을 한국거래소에 상장했다.
후발주자임에도 불구하고 설립 이후 성장을 거듭했다. 현대차그룹의 완성차 수출 물량을 독점하며 안정적인 매출을 올렸다. 이 시기 현대차그룹의 완성차 판매량도 매년 폭발적으로 증가했다. 현대글로비스는 내부거래를 기반으로 빠르게 외형을 불렸다.
더불어 현대차그룹의 해외 현지 생산이 활발해지면서 한 층 더 도약하게 된다. 복합물류사업과 별도로 CKD(Complete Knock Down)부품 공급 사업이 확대됐다. 현대차그룹의 해외 공장들과 내부거래가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떠오른다.
CKD 사업은 해외 공장에서 국내외 부품을 매입할 때 이를 대신 주문하고, 포장 및 배송 해주는 서비스이다. 이 역시 내부거래를 발판으로 만들어진 사업이다. 틈새를 파고든 현대글로비스는 매년 5% 내외 매출 성장세를 이어갔다. 지난해 사상 첫 연 매출 15조 원을 돌파했고, 올해는 매출 16조 원을 넘어설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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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글로비스는 연간 매출의 70% 이상을 현대차그룹 계열사들과 내부거래를 통해 달성한다. 올 상반기 8조 1661억 원의 매출을 중 내부거래 매출은 5조 7652억 원으로 집계됐다.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율이 70.6%이다.
이 비율은 2013년 이후 줄곧 유지되고 있다. 현대글로비스의 내부거래 비율은 2013년 75.28%에서 2015년 69.49%까지 낮아졌다. 그러나 지난해부터 다시 70.74%를 기록하며 70%대로 올라섰다.
다만 예전에 비해 현재 내부거래 비율은 소폭 낮아졌다. 2010년 72.45%를 기록했던 현대글로비스의 내부거래 비율은 2011년 87.22%로 상승했다. 2012년 84%를 끝으로 80% 아래로 내려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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