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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항공, 한국물 하이일드본드 개척…마중물 기대 국내 기업 첫 사례…신용도·금리 수준 만족, 투자자 문의 폭발

이길용 기자공개 2018-02-01 14:25:08

이 기사는 2018년 01월 31일 16:5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대한항공이 한국물(Korean Paper·KP) 하이일드 본드 시장의 개척자로 떠오르고 있다. 한국물은 그 동안 투자 적격 등급을 갖춘 곳들만 외화를 조달하는 창구였다. 대한항공은 재무구조 개선에 성공하면서 신용도가 갈수록 개선되고 있어 투자자들의 관심이 상당한 수준인 것으로 전해졌다. 대한항공이 선순위 유로본드(RegS) 발행에 성공할 경우 다른 하이일드 기업들도 한국물 시장을 타진할 것으로 예상된다.

대한항공은 지난 29일부터 이날까지 홍콩과 싱가포르에서 딜 로드쇼(Roadshow)를 진행하고 있다. 로드쇼 주관사는 씨티그룹글로벌마켓증권과 중국은행국제공고유한공사(BOCI)다. 이번 딜은 선순위 유로본드 형태로 딜이 진행된다.

유로본드 딜에서는 신용등급을 받지 않은 채로 발행이 가능하다. 미국 증권법이 적용되는 글로벌본드(RegS/144a)에서도 등급을 의무화하지 않지만 결제 과정에서 등급이 필요하다. 등급 없이 딜을 진행할 방침인 대한항공은 유로본드블 발행 형태로 선택했다.

그러나, 금번 유로본드는 일반적인 하이일드본드에서 투자자들이 요구하는 제약조건을 일반 원화채권 수준으로 상당부분 완화했다.

국내 신용평가사는 대한항공의 신용등급을 BBB급으로 평정하고 있다. 글로벌 신용평가사 기준으로는 BB~B급에 그칠 것으로 분석된다. 2010년 이후 한국물 시장에서 선순위 하이일드 본드를 발행한 곳은 대한항공이 처음이다.

금융위기 이후 우리나라 기준금리가 지속적으로 하락하면서 한국물 하이일드본드는 전무했다. 국내에서 A급 등급을 보유한 곳도 글로벌 채권 시장에 나가면 하이일드 본드 취급을 받을 가능성이 높다. 하이일드본드는 투자자들에게 높은 금리를 줘야 하지만 원화채권 시장에서 안정적인 수요와 낮은 금리로 발행할 수 있다. 이런 곳들이 한국물 시장을 찾을 만한 이유는 없었다.

특히 하이일드본드의 경우 한국물 투자자들이 요구하는 경영상 제약 조건이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 지켜야 하는 재무비율 수준이 높고 자금 사용을 제한하는 등 발행사에 불리한 조건이 많아 굳이 하이일드본드 취급을 받으며 외화를 조달할 필요가 없는 상황이다.

대한항공은 2014년부터 재무구조가 악화되면서 원화채권 시장에서도 제약 조건을 거는 경우가 많았다. 특히 장래매출채권 유동화 등 다양한 자금 조달 방법에 능한 기업이다. 하이일드본드에 거부감이 없는 대한항공은 이번에 선순위 외화채권까지 발행해 자금 조달 수단을 넓힐 방침이다.

그룹의 재무사정을 옥죄던 한진해운을 털어낸 대한항공은 두 차례의 유상증자와 지난해 3억 달러 규모의 신종자본증권으로 재무구조를 급격하게 개선시켰다. 부채비율을 700% 이하로 낮추면서 국내 신용평가사 기준으로 BBB+(안정적) 등급까지 회복하기도 했다. 신용도 회복에 자신감을 얻은 대한항공은 지난해부터 공모채, 자산유동화증권(ABS), 한국물 등 조달 수단을 다변화하고 있다. 로드쇼에서도 투자자들이 적극적으로 대한항공 기업설명회(IR)에 참여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딜이 성공한다면 한국물 하이일드본드 시장 활성화를 기대해 볼 수 있다는 관측이다. 국내에서 A급 기업 중에서도 대규모 조달을 원하는 기업의 경우 한국물 시장에서 한 번에 많은 자금을 조달하기 수월하다. 특히 우리나라 신용등급과 같은 국책은행·공기업 채권보다 사기업 채권을 원하는 투자자들이 많아 금리 조건도 이전보다는 유리하게 책정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업계 관계자는 "한국물 중에서 하이일드본드에 대한 수요가 엄청난 상황"이라며 "하이일드본드지만 국가 크레딧 자체가 우량하고 금리 수준이 만족스럽기 때문에 딜이 나오면 투자자들이 적극적으로 달려들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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