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원태 사장 승계 도우미 '유니컨버스' [오너십의 탄생]⑤2007년 설립·증여·일감거래…이후 대한항공 증여·㈜한진칼 갈아타기
김현동 기자공개 2018-02-09 08:27:08
[편집자주]
모든 일에는 시작과 끝이 있다. 기업과 오너십도 마찬가지다. 지배구조 최정점에 서 있는 오너들도 처음부터 그 자리에 있었던 것은 아니다. 지배구조 재편의 풍파와 무게를 견디고 나서야 비로소 왕관을 쓸 수 있었다. 너무도 당연하게 여겼던 오너십의 형성 스토리와 핵심 변곡점들을 되짚어 본다.
이 기사는 2018년 02월 02일 07시25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한진그룹의 경영승계 작업은 2009년 시작됐다고 볼 수 있다. 승계도구는 국내 대기업이 전형적으로 사용하는 시스템통합(SI) 업체였다. 한진그룹의 경우 2007년 설립한 유니컨버스로 일감을 몰아줬다. 유니컨버스의 최대주주이자 대표이사는 조원태 당시 대한항공 여객사업본부장으로 조양호 회장의 외아들이다.유니컨버스는 2007년 3월 한진그룹으로 편입됐다. 네트워크 설비 구축 등의 정보기술(IT) 사업을 진행하는 업체였다.
설립 당시 유니컨버스의 최대주주는 조 회장이었다. 조 회장 외에 조현아·조원태·조현민 등의 자녀들이 모두 주주로 참여했다. 계열사로는 대한항공 자회사인 한진정보통신이 30%를 출자했다.
조 회장은 2009년 2월 자신이 보유중이던 유니컨버스 지분 가운데 75%를 장남 조원태에게 넘겼다. 이로써 조원태는 단숨에 유니컨버스 최대주주에 올라선다. 조원태는 인하대 졸업 후 한진정보통신에서 근무했고 이후 대한항공으로 옮겨온 상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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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해 대한항공은 콜센터 경험이 전무한 유니컨버스에 그룹 콜센터 업무를 순차적으로 위탁하기로 결정했다. 2010년 6월 국내선 콜센터를 시작으로 2011년에는 국제선(야간), 문자·채팅 콜센터 등 콜센터 운영업무를 맡겼다. 이 과정에서 대한항공은 콜센터 시스템 구축 장비에 대한 시설 사용료와 유지 보수비를 유니컨버스에 6년(2010~2016) 가까이 지급했다. 한진정보통신과의 거래금액은 매출액의 100%를 넘기도 했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지난 2016년 싸이버스카이·유니컨버스와 부당한 내부거래를 통해 조양호 회장 일가에 이익을 제공한 것에 대해 대한항공과 조원태 대한항공 부사장을 검찰에 고발했다. 싸이버스카이도 유니컨버스와 마찬가지로 조 회장과 아들·딸 등 총수 일가가 대주주인 계열사였다. 2003년까지는 조 회장이 최대주주였으나 본인 지분을 넘겨 조현아·조원태·조현민이 각각 33.3%씩 보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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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정위의 일감 몰아주기 조사가 시작되면서 조현아·조원태·조현민은 보유 중인 지분을 지난 2015년 11월 대한항공에 팔아 넘겼다. 유니컨버스는 2016년 4월 콜센터 운영 업무를 한진정보통신에 영업양도했다.
일감몰아주기에 대한 조사가 이뤄지기 전인 2013년 5월 조 회장은 대한항공 지분 211만2000주를 조현아·조원태·조현민에게 각각 70만4000주 증여했다. 그 결과 조현아·조원태·조현민의 대한항공 지분율은 각각 1%대로 올라섰고, 한진칼 설립 직후의 유상증자에도 참여하면서 지분율이 각각 2%대로 늘었다. 싸이버스카이와 유니컨버스를 통해 승계재원을 마련한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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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니컨버스는 지난해 8월 자회사인 유니컨버스투자를 흡수합병했다. 이 과정에서 유니컨버스투자가 갖고 있던 토파스여행정보 지분(27.0%)은 한진칼로 넘겼다. 매각대금도 전액 대한항공에 증여했다. 지주회사 행위 제한요건 해소와 함께 일감 몰아주기 회사라는 오명을 쓴 법인을 청산했다. 지주회사로의 재편 과정에서 조원태 등이 대한항공 지분을 증여받고, 동시에 지주회사 유상증자에 참가하면서 어느 정도 승계 구도가 완성됐다는 차원도 작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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