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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현재, '그레이트 CJ' 액션플랜은 [CJ를 움직이는 사람들⑤]CJ헬스케어 매각, 해외 M&A 통해 신성장동력 찾는다 '선택과집중'

박상희 기자공개 2018-02-12 08:18:16

[편집자주]

CJ에는 '2인자'로 불리거나 이재현 회장의 '오른팔'로 일컬어지는 특정 인물이 없다. 2007년 일찍이 지주사 체제로 전환하면서 '비선 라인' 없는 시스템을 구축했다. 이 회장 경영 복귀 이후 '그레이트 CJ'와 '월드 베스트 CJ' 달성을 위해 사업구조 개편, 대형 M&A 등이 속도를 내고 있다. CJ의 비전을 실현 가능한 목표로 구체화하고 전략을 실행하는 컨트롤타워 조직과 인물들을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18년 02월 06일 16:3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신현재 CJ제일제당 사장(사진)은 CJ그룹 내 최고의 전략가로 통한다. 3년간 지주사 CJ㈜에서 경영총괄(현 경영전략총괄)을 담당했던 경력이 이를 방증한다. 그런 그가 그룹 내 핵심 계열사인 CJ제일제당 대표가 됐다. CJ제일제당 근무 이력이 없던 인물이 대표이사로 선임된 것은 신 사장이 처음이다.

CJ그룹은 2020년 매출 100조 원을 달성하겠다는 비전 '그레이트 CJ'까지 3년을 남겨 두고 있다. 계열사 '맏형'인 CJ제일제당이 앞장서지 않으면 목표 달성이 힘들어진다. CJ제일제당의 신사업을 확장하고 해외 매출을 확대해 그레이트 CJ를 실현하는 것, '전략가' 신 사장에게 주어진 미션이다.

◇ 기획·전략 전문가..'CJ대한통운' 이어 두번째 CEO 맡아

신현재대표
*신현재 CJ제일제당 대표이사 사장
제일합섬 출신인 신현재 사장은 2000년 CJ오쇼핑 경영기획팀장으로 입사하면서 CJ그룹과 연을 맺었다. 제일합섬과 CJ제일제당 모두 삼성그룹에서 계열분리됐다. CJ제일제당 관련 이력이 없었던 신 사장은 '정통 CJ맨'으로 분류되지는 않았다.

입사 이후 신 사장은 그룹 내에서 견실하게 전략가의 길을 걸었다. 2003년 4월부터 2010년 8월까지 CJ㈜ 사업총괄을 맡았다. 2010년 9월부터 2011년 12월까지 다시 CJ오쇼핑으로 복귀해 경영지원총괄을 수행했다.

CJ그룹이 대한통운을 인수한 직후에는 이 회사로 적을 옮겨 글로벌부문장과 성장전략실장(2012년 1월~2013년 10월)을 겸했다. 대한통운과 CJ GLS의 통합을 진두지휘하는 역할을 담당했다. 2013년 11월부터 1년 간은 CJ대한통운 대표이사로 활약했다. 2014년엔 다시 지주사로 복귀해 3년간 경영총괄을 담당했다.

신 사장의 경력을 살펴보면 주요 계열사와 지주사를 오가며 기획과 전략업무를 도맡았다. 그런 그가 CJ그룹에 입사한지 19년만에 그룹의 맏형인 CJ제일제당의 대표를 맡게 됐다. 신 사장이 계열사 대표를 맡은 건 CJ대한통운에 이어 두번째다.

CJ 계열사 대표이사 중에서도 CJ제일제당 CEO 자리가 갖는 무게는 남다르다. 사업 다각화로 그룹 내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줄어들었다지만 여전히 장남 노릇을 톡톡히 하고 있다. 2016년 연결회계 기준 그룹 매출 23조 원 가운데 14조 원이 CJ제일제당으로부터 나왔다. 60%비중이다.

CJ그룹 관계자는 "2020년 그룹 매출 100조 원 달성을 위해서는 그룹의 장자인 CJ제일제당의 역할이 매우 중요하다"며 "신현재 사장에게 주어진 미션도 '그레이트 CJ' 비전 달성을 위해 힘써달라는 주문이 아니겠느냐"고 말했다.

◇ 비 식품 출신 첫 CEO..그레이트 CJ 실현 '적임자'

신현재 사장은 비 식품사 출신 첫 CJ제일제당 CEO다. 대표로 선임되기 이전까지 CJ제일제당에 근무한 이력도 없다. 2011년부터 지난해까지 장기간 CJ제일제당을 이끌어온 김철하 CJ기술원장(부회장)은 식품 분야에 오랜 동안 몸 담아온 연구소장 출신이었다. 경쟁사인 대상그룹 출신이지만 같은 동종업계에서 일했고, 연구소장으로 입사 이후 다년 간 CJ제일제당에서 내재화 과정을 거쳤다.

김 부회장 이전 짧게 CJ제일제당 대표를 지낸 김홍창 전 대표(현 잇츠한불 대표)는 과거 CJ 제약사업본부장 및 부사장, CJ제일제당 부사장을 거쳐 대표 자리에 올랐다. 지주사 전환(2007년) 이전부터 2010년까지 대표이사를 지낸 김진수 전 대표 역시 1977년 제일제당으로 입사한 정통 CJ맨이었다.

CJ제일제당 역대 대표

비 제일제당 출신, 더구나 식품사업 경험이 없는 신 사장이 그룹 모태인 CJ제일제당 대표가 된 것은 이례적인 일이다. 회사 안팎에서는 이전 대표들과 달리 '전략가' 스타일인 신 사장이 대표이사를 맡은 것은 '그레이트 CJ' 실현을 위한 적임자라는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보고 있다. 이재현 CJ그룹 회장이 경영 복귀 후 첫 임원 인사에서 신 사장을 그룹의 핵심 계열사인 CJ제일제당을 이끌 수장으로 낙점했기 때문이다.

CJ제일제당 대표로 선임되기 이전 신 사장은 CJ㈜에서 경영총괄을 담당했다. CJ제일제당을 포함한 계열사의 경영 현안과 미래 전략을 구상하는 곳이다. 경영총괄 경험을 토대로 신 사장이 CJ제일제당에 직접 근무한 경헙은 없지만 향후 회사의 성장 방향과 전략에 대해 누구보다 훤히 꿰뚫고 있다는게 그룹 안팎의 전언이다.

신 사장은 CEO로 선임된 지 한달이 채 안돼 본격적인 '액션플랜'을 가동했다. 지난 12월 17일 CJ㈜에서 보유했던 CJ대한통운 지분 전체를 CJ제일제당에 현물로 출자했다. CJ제일제당이 보유한 CJ대한통운 지분을 기존 36.69% 수준에서 44.6%까지 끌어올리는 삼각합병 거래 결의였다.더불어 CJ㈜ 가 최대주주로 있던 CJ건설을 손자회사인 CJ대한통운에 넘겼다. 업계는 신 사장이 CJ제일제당 대표로 선임되기 이전 이같은 지배구조 및 사업개편 전략을 머릿 속에 그리고 있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번 거래는 CJ건설과의 합병으로 CJ대한통운의 덩치를 키우고, CJ대한통운의 대주주를 CJ제일제당으로 단일화하는 것이 골자다. CJ제일제당에 힘을 실어주는 결과로 이어진다. 신 사장이 CJ제일제당의 덩치를 키워 2020년 그룹 매출 100조 시대에 한 걸음 더 다가가겠다는 의지를 내보인 것으로 풀이된다.

◇ 제일제당·대한통운, 해외 M&A로 성장전략 '본격화'

CJ그룹의 비전 '그레이트 CJ'는 재무회계 기준이 아닌 관리 회계를 기준으로 한다. 재무회계는 외부정보이용자(투자자 등)의 경제적 의사결정에 유용한 정보를 제공하기 위한 목적이다. 관리회계는 경영진 등 내부정보이용자들이 관리적 의사결정을 위해 이용하는 기준이다. 2016년 관리 회계 기준 CJ그룹의 매출액은 34조~35조 원을 기록했다. 100조 원까지는 아직 가야 할 길이 멀다.

매출 규모를 확대하기 위해선 한계가 있는 국내 시장에서 벗어나 해외로 진출해야 한다. 자금력이 뒷받침된다는 전제 하에 가장 효율적인 해외 진출 방법 중의 하나가 인수합병(M&A)이다. CJ그룹은 최근 몇 년간 동시다발적으로 국내외에서 활발한 M&A 활동을 펼쳐왔다. 두 축은 CJ제일제당과 CJ대한통운이다.
CJ제일제당 M&A 현황
*출처: 금융감독원

CJ제일제당은 100% 자회사인 CJ헬스케어 매각을 추진 중이다. 매각 금액은 1조 ~1조 5000억 원 수준으로 평가된다. '선택과 집중' 전략으로 CJ헬스케어 사업부문을 매각해 기존 사업에 집중하겠다는 것이다. CJ제일제당이 사업부문을 기존 BIO, 생물자원, 식품, 소재 등 4개에서 BIO와 식품 2개로 통폐합한 것도 이를 뒷받침한다. CJ헬스케어 매각 대금이 또 다른 M&A 재원으로 쓰일 수 있다는 의미다.

신 사장이 CJ제일제당 대표직을 수행하면서 동시에 BIO사업부문을 총괄한다는 것도 의미가 크다. 식품첨가제 부문과 사료첨가제 부문으로 나뉘는 바이오사업은 현재 인도네시아, 중국, 브라질, 미국, 말레이시아 내 현지 공장에서 제품이 생산돼 전세계에 판매되고 있다. 그룹 내 '글로벌라이제이션' 첨병 역할을 수행하고 있는 셈이다. '그레이트 CJ', '월드 베스트 CJ'가 현실화되려면 바이오 사업이 더 크게 성장해야 한다.

CJ그룹 관계자는 "신현재 사장이 지주에서 경영총괄을 오래 맡은 만큼 CJ제일제당의 성장전략을 어느 정도 머리 속에 그리고 왔을 것"이라며 "우선은 CJ헬스케어 매각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한 후 그 자금으로 성장 동력을 찾기 위한 M&A를 추진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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