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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몽원의 히든카드 '공개매수' [오너십의 탄생]②만도 인적분할 후 단행, 한라홀딩스 지분율 7%→23%

김현동 기자공개 2018-02-13 08:20: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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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일에는 시작과 끝이 있다. 기업과 오너십도 마찬가지다. 지배구조 최정점에 서 있는 오너들도 처음부터 그 자리에 있었던 것은 아니다. 지배구조 재편의 풍파와 무게를 견디고 나서야 비로소 왕관을 쓸 수 있었다. 너무도 당연하게 여겼던 오너십의 형성 스토리와 핵심 변곡점들을 되짚어 본다.

이 기사는 2018년 02월 08일 10:5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한라그룹은 계열사 간 우회지원을 활용해 옛 한라건설(현 ㈜한라)의 유동성 위기를 해소했다. 그렇지만 '만도→마이스터→한라건설'이라는 새로운 출자고리만 만들어져 지배구조는 오히려 악화됐다고 할 수 있다.

정몽원 회장은 이런 상황을 해소하기 위해 지주회사 전환을 선택했다. 2014년 9월2일 단행한 만도의 인적분할이다. 지주회사 전환은 정 회장(지분율 7.71%)과 한라(옛 한라건설, 17.29%)로 나눠져 있던 지분이 한라홀딩스로 집결되는 장점이 있다. 정 회장 입장에서 한라홀딩스에 대한 지배력만 높인다면 경영권 위협을 한 번에 해소할 수 있는 수단이었다.

정 회장은 한라홀딩스의 최대주주로 등극하면서 만도를 비롯한 그룹 전체를 지배할 수 있었다. 그렇지만 인적분할만으로는 지배력 강화가 완성되지 않았다. 만도 지분 7% 전량을 현물출자해 한라홀딩스 신주를 배정받는다고 해도 경영권 방어에 충분한 규모는 아니었다.

정 회장은 또 하나의 카드를 꺼냈다. 바로 공개매수였다. 공개매수는 단기간 내에 기업의 경영권을 장악하는 경우에 사용된다. 무분별한 기업인수·합병을 방지하기 위해 공개적으로 매수나 매도의 청약을 밝혀야 한다. 불특정 다수를 대상으로 주식을 매수하다 보니 비용이 수반돼 쉽게 꺼낼 수 있는 카드가 아니다.

그 만큼 정 회장에게 지배력 강화는 다급한 숙제였다. 분할신설법인 만도에 대한 한라홀딩스의 지분율이 1.11%에 불과했고, 정 회장 자신의 지분율도 7.71%에 불과해 경영권 방어에 어려움이 있었다.

한라홀딩스는 2014년 11월6일 1906억원 규모의 일반공모 유상증자를 결정했다. 증자 방식은 만도 주주를 대상으로 만도 주식 98만주를 공개매수하는 형태였다. 다만 공개매수 가격이 주당 19만4500원에 불과했다. 공개매수 기간 중 만도 주가는 18만500~19만7500원에서 움직였다. 경영권 프리미엄이 거의 없었다. 결과적으로 만도 주요주주 가운데 공개매수에 참가한 주주는 정 회장 뿐이었다.

공개매수 청약을 신청한 주요주주가 정 회장뿐이어서 정 회장만 한라홀딩스 신주를 배정받았다. 자연스럽게 정 회장의 지분율이 올라갔다. 공개매수 이전 정 회장의 한라홀딩스 보유 지분은 66만주(지분율 7.71%)였고, 만도 지분은 72만주(지분율 7.71%)였다. 공개매수 이후 정 회장의 한라홀딩스 보유 지분은 248만주로 급증한다. 공개매수 후 한라홀딩스 지분율은 22.91%로 올라간다.

만도 공개매수 전후 주요주주 지분율
* 자료 = 한라홀딩스 증권신고서

정몽원 회장 지분율_분할전후_공개매수
* 자료 = 한라홀딩스

다만 정 회장의 지배력 강화를 위한 공개매수는 또 하나의 숙제를 남겼다. 지주회사 행위제한 요건 중 하나인 자회사 지분 요건(상장회사 20%, 비상장회사 40%)을 충족하지 못했다. 인적분할과 공개매수 이후 한라홀딩스의 만도에 대한 지분율은 10%에도 미치지 못했다. 다만 지주회사 행위요건 제한은 지주회사 설립 후 2년 간의 유예 기간이 있어 다급한 숙제가 아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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